목록분류 전체보기 (537)
고래가 부르는 노래
2008 윤우를 임신하고 직장을 그만 두고나서 출산전까지 성남아트센터의 모니터링을 했고 2009~2011 윤우낳고 삼년간은 블로그 참 열심히 했고 2012 어린이집 처음 보내고나서는 락앤락 상품개선단, 문화숨의 아띠아뜨 활동, 알라딘 태거 활동. 2013 공동육아에서 일 열심히 했고 마을기획자 과정수강 2014 둘째 낳고 생협계간지 삽화그리고 2015 윤우학교에서 쪼물딱모임 만들어 활동. 막둥이를 품고 보내고... 내년은 어찌보내게 될까.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은..? 즐겁게 아름답게 식탁을 차리고 싶다. 코바늘과 자수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싶다. 아이와 함께 일기쓰기 기도하고 성경읽기
막둥이를 보낸 후 알게되었다. 아무렇지 않게 보이는 사람들도 나름의 상처와 아픔,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는 걸. 아파도 남들에게 속시원히 털어놓지 못하는 상처를 겪어보자 다른 사람들도 가슴 속에 이런 말못할 아픔 하나쯤 있겠구나..싶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가 아니라. 아, 남들도 다 그렇구나..그랬구나..라는 느낌.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애처롭고 대견하다.
막둥이가 하늘로 가고 그 소식을 주변에 알리자 위로의 메세지들이 쏟아졌다. 누구도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남편이 주변의 방문이나 연락을 차단해 놓은지 며칠이 흐르고, 난 가만히 있다가도 밥먹다가도 울면서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소식을 듣고 지인 한 분이 집에 있는 반찬을 한보따리 들고 지나가는 길에 들르겠다고 했다. 나를 못보면 남편에게라도 전달하고 가겠다고. 마침 남편이 집에 없어서 내가 문을 열고 만났다. 막둥이를 보내고 처음 만나는 가족 아닌 다른 사람. 반찬을 받아들고 그 엄마를 안고 엉엉 울었다. 그 후 나는 알았다. 진정한 위로는 와서 손잡아주고 안아주는 거라는 걸. 내가 혼자 있겠다고 했지만 '기도하겠다..힘내라..빨리 몸 추스르기 바란다..' 핸드폰으로 쏟아지는 문자들은 그야..
가슴이 꽉 막혀서 답답하다. 이 슬픔과 고통이 내 인생을 이끄는 또 하나의 깨달음과 교훈을 줄꺼라 생각하는 것도 싫다. 내가 싫어도 이제껏 모든 고통들이 그랬듯 시간은 그렇게 모든 것을 아름답게 포장하겠지. 그래서는 안되는거다. 이 고통과 죄책감을 붙잡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속죄인 듯 하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럴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함께 고통을 겪은 남편한테도 심지어 하느님께도 내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겠다. 갈 곳 없는 주절거림을 여기에 토해낸다.
한 때 사랑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자신을 뛰어넘어 희생하는 것이, 그럴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사랑을 한다고 느꼈다. 그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버린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가슴을 짖누르고는 했다. 같이 있으면 넘쳐 흐르는 행복에 온 몸이 부푸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사랑을 한 적도 없고 영원히 하지도 못할 것이다. 존재 자체를 온전히 긍정하며 끌어안는 그런 사랑, 난 해 본 적이 없다. 내 사랑의 대상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했었다. 지켜주지도 못할 거면서 사랑을 운운할 자격이 없었다. 그래서..화장가마로 들어가기 전, 그 순간에야 나는 유골함을 붙잡고 "사랑해.."라고 말을 했다. 뻔뻔스럽고 어이없지만..
태어나서 처음 슬픔을 느끼게 되는건 언제쯤일까. 아기들은 많이 울지만 슬퍼서 울지는 않는다. 두려움, 신체적 고통, 불안때문이 아니라 슬픔때문에 울게 되는건 언제일까. 이솔이에게 장난감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를 따라 '아빠와 크레파스'라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길래 살펴보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내 품에 파고 들더니 "아빠노래 또 불러."한다. 내 가슴에 기대여 이솔이는 한참이나 노래를 들었다. 멜로디가 묘하게 처지는 이 노래가 아이의 슬픔 버튼을 처음으로 눌렀나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되렴.
한 생명이 나에게 왔다갔다는 게 꿈이었던 것만 같다. 남편이 셋째를 반대하던 상황인데도 난 막연히 나에게 올 아이가 더 있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배란기가 명백히 아니었음에도 제주에서의 그 날이후 난 아기가 나에게 왔을지 모른다고 느꼈다. 그렇게 영혼으로부터 연결되어있던 막둥이와 나. 네가 온 것을 알게 된 날의 그 기쁨.. 입덧도 거의 없었고 임신 초기의 몸살기도 심하지 않았다. 얼굴은 점점 고와지고 피부트러블 하나 없었다. 토마토가 많이 먹혔다. 난 직감적으로 막둥이가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딸이라는걸 알았다. 그렇게 사뿐히 우리에게 왔던 너. 너를 지키지못했다는 죄책감에 울고, 한 생명이 사라졌는데 세상이 너무 멀쩡해서 서러워서 울고, 누구랑도 이 슬픔을 온전히 나눌 수 없어 울었다. 내 가슴이..
저녁기도를 마치고 "막둥이한테 인사하자."하니, 윤우가 배에 대고 얘기한다. "막둥아, 잘 자. 꿀럭꿀럭 아픈데는 없니? 꿀럭꿀럭 엄마 허리는 잘 되고있니? 꿀럭. ㅎㅎ" 아픈덴 없니? 라는 윤우 말에 눈물이 터졌다. 이솔이도 부리나케 뛰어와 "막둥아, 잘 자~" 한다. 막둥이가 우리 가족이 되면, 오빠, 언니가 참 잘 해줄텐데. 참 좋아할텐데...
35년 삶에서 가장 힘든 나날들. 평범함이라는게 참 힘든거라는 걸 그건 그 자체로 축복이라는걸 뼈저리게 느낀다. 나를 믿고 와 준 아이를 지키고 싶은데 아이와 내 맘을 지지해주고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어찌해야 하나요.. 주님. 세잎 클로버 덤불 속 네잎클로버는 그렇게나 환영받는데, 막둥이는 왜 그럴 수가 없을까. 이 세상이 축복하지 않는 불쌍한 내 새끼... 막둥아, 너와 나는 지금 하나이고 나를 택해준 너이기에 널 놓을 수가 없구나. 난 엄마니까... 넌 오로지 날 믿으며 지금도 심장이 뛸테니..
이 학교에서는 생일이 되면 부모가 쉬는 시간에 교실에 들어가 아이가 어떻게 이 땅에 내려왔는지 반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태몽이어도 괜찮고 동화를 직접 만들어도 된다. 또는 그냥 아이에게 쓰는 편지로 대신하기도 한다. 윤우에게 생일이야기를 꼭 만들어주고 싶어서 며칠동안 머리 쥐어짜며 쓴 글. 다행히 윤우가 좋아해주었다. 이 글로 동화책도 만들어줘야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하늘 저 너머 어딘가에 하느님이 아기천사들과 살고 있어요. 그 곳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 귀여운 동물들, 작은 벌레들도 다함께 모여 평화롭고 사이좋게 지내지요. 동물들은 물론 벌레와 꽃, 풀까지 말을 할 수 있답니다. 모습이 달라도 온전히 서로를 이해했고 그래서 ..
요즈음 퍼즐놀이에 빠졌다. 몇번은 버벅대더니 방법을 파악하고 나선 척척. 꽤 어려운 퍼즐도 조금 도움주면 해낸다. 얼마전엔 자기 기저귀 안을 보더니 "이솔이 고추 없어. 고추 생겨?" 라는 참으로 아기다운 말을. ㅋㅋ 모양맞추기를 이제 제법한다. 하지만 색깔은 아직 구별을 못한다. 여러번 알려주어도 파랑, 노랑, 빨강의 구분은 아직 어려운듯. 어른들 앞에서 노래를 잘 부르고 주목받고 칭찬받는걸 좋아한다. 아기에 대해서는 샘을 낸다. 호기심을 보일 때도 있긴 한데 다들 아기 얘기만 하는 분위기에선 질투를 하는 것 같다. 청계엄마들과 놀이터에 있을 때 5개월 짜리 아기가 왔는데 아기를 이솔에게 가까이 데려가니 훡 고개돌려 외면하는 이솔. 진짜 네 동생 태어나면 그 땐 어쩌려고! 그리고 부쩍 내 옷 안에 들어..
어느 날은 괜찮을꺼야 했다가 또 어느 날은 한없이 불안하다. 어제는 꿈을 꿨는데 털이 많이 난 애벌레가 여기저기 보여서 이게 어디서 나온거지 했더니. 친구의 봉지에서 나온거였다. 친구에게 가져가라고함. 막판에 누군가에게서 사과를 받아서 잘라서 꿀발라 먹음. 사마귀들이 알을 낳았다. 잡아온지 오랫동안 알을 낳지않아 아직 짝짓기 못한 애들인가보다 내일 놔주자했는데 바로.그.담날인 오늘 마치 그 말을 들은 것처럼 알을 낳은 것이다. 그것도 두마리 다! 그동안 이 아이들의 짝짓기를 위해 매일 수컷사마귀를 잡게 해달라고 빌었던 윤우는 왜 하느님이 수컷이 잡히게 안하셨는지 알겠다고 했다. 하느님의 큰 계획을 우리는 알 도리가 없다. 기도가 응답받지 못했다면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아닌 먼 미래에 다..
몸이 많이 안좋다. 천천히 안좋아지기 시작하더니 8월말 허리가 완전 나간 이후로 난 툭하면 눕는다. 이제 아이들에게 누워있는 엄마가 별 이상할 게 없을 정도. 늘어져 있어서 더 아프다고 생각되는걸까 싶어 몸을 조금 움직여보면 여지없이 입에서 신음소리가 절로 난다. 허리가 아프면 온몸의 기둥이 아픈거라 정말 다 쑤신다. 어르신들의 몸상태가 아마 이거의 몇배는 더 힘든거겠지. .라는 생각이 들자 노인이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사람들을 품는게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은 쉽게 몸을 따라가서 몸이 아프면 극도로 예민해지며 여유가 없어진다. 요즈음의 내가 그렇다. 그저 가만히 누워만 있고 싶으니 아이들의 요구 하나하나에 다 짜증이나고 나를 만지고 부비대는 것조차 싫다. 윤우는 아직도 자면..
제주의 신비로움 속에 셋째가 우리에게 왔다는걸 월요일에 알게됐다. 아랫배에 싸한 기분이 월경전 증후군과 비슷했지만 평소 생리전 증상이 심하지 않았기에 혼자 테스터기를 사서 임신테스트를 해보았던 거다. 결론은 소변이 닿자마자 진한 임신선! 그렇게 바라던 셋째 아이가 우리에게 와주었다. 남편은 어림없다 반대하고 나 혼자만 소망했던 그 생명이 기적처럼 우리에게 왔다. 너무 기뻤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과연 외벌이로 세아이 키우기가 가능할까. 두 아이들과도 잘 못놀아주면서 애 셋을? 게다가 기다렸다는듯 허리가 굽은 채 펴지질 않았다. 그동안 이런 적은 여러번이었지만 임신중이어서 침도 허리에 맞을 수 없고 물리치료도 안된다고 했다. 오늘까지 꼬박 5일동안 난 허리를 펴지 못했다. 집안일은 물..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만들었다면 그 중에 더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하나를 정합이다. 이렇게 질문 하나를 가지고 책의 다른 내용들을 읽고 그 답을 얻었다면 진문에 답을 기록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질문을 가지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여러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다른 책을 읽어도 보고,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물어도 보고 답을 얻을 때까지 질문을 계속 간직합니다. 질문을 유지하다보면 그 분야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기면 사물이나 사람들을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이나 남들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빛을 비추게 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1. 오가는 길에 매일 만나는 나무를 한 그루 관찰해 봅니다. 2. 일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