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과 책읽기 (20)
고래가 부르는 노래
원래는 내 어린 시절 동요를 윤우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동요 씨디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펄~펄~ 눈이 옵니다' '동구 밖 과수원 길~' '기찻길 옆 오막살이~' 요런 노래들을 윤우에게 들려주고 싶은데 전자악기음 배경이 아닌, 소박한 반주에 이렇게 옛 노래들을 담아놓은 씨디를 찾기가 진짜 어려웠다. ㅠ.ㅜ 뾰로롱 거리는 전자음이 난무하는 동요도 싫고 '우유송' '숫자송' 같이 인터넷 플래시 애니로 먼저 제작되어서 퍼진 노래(목소리는 귀엽게 한다고 일부러 변조시키고...어후...)도 싫은데 동요 씨디라고 검색하면 애니메이션 주제가에 온통 이런 노래들 일색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찾다가 지쳐 포기하고 있을 즈음 이 노래책+CD 세트를 만난 거다! '소박하게 연주하겠다'고 다짐하고 만든 동요집이다. 심지어 바이올..
참 색다른 주제의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기에는 제법 묵직한 주제인 '재개발'을 이야기한 흔치 않은 그림책. '집'을 그리라는 말에 '아파트'를 그리는 요즘 아이들에게 집과 동네, 마을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림으로나마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나의 사직동 - 한성옥 그림, 김서정 글/보림 사직동, 찾아보니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바라보았을 때 경복궁 왼편에 있는 동네이다. 결혼기념일에 남편과 거닐었던 효자동의 옆 동네인 것 같다. 경복궁이라는 제일 큰 문화사적과 인왕산, 청와대 부근이라는 점 때문에 주변 지역은 아직도 재개발이 막혀 다행스럽게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효자동이나 부암동의 모습이 옛 사직동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이 책을 김서정과 함께 쓰고 그림을 그린 한..
아이를 낳고 유아책 분야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을 때 명화를 소재로 한 유아용 그림책들을 보고 식겁했었다. 고흐, 로댕, 마티스 등의 작품으로 '사물인지'를 알려주는 책들이었는데, 이를테면 고흐의 그림을 보고 "의자"라며 알려주는 식이다. 이런 책을 만들어낸 출판업자들과 부모들의 마음은 이런 걸꺼다. - '명화'를 아이들에게 익숙하게 한다. 어디가서도 "어, 이거 내가 아는 그림인데?"라는 말이 튀어나올 수 있게. - 공인받을 정도로 우수한 명화의 색감과 형태를 통해 미적 감각을 기른다. 그런데 정작 아이가 미술관에서 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 저거 의자그림책에서 봤던 거!" 이것 이상이 될 수 있을까? 명화가 명화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림의 시각적 훌륭함보다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
37개월이 되니 책을 읽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 파고드는 주제가 생겼고, 대부분의 새 책을 일단은 읽어본다. 그래서 간택받지 못하고 오래 묵혀 있던 책들이 이번 달에 많이 빛을 봤다. * 시작됐다! 공룡 사랑. 시작은 책이 아니라 스티커였다. 코엑스 수족관 출구의 기념품 가게에서 이리저리 기웃거리길래 작은 거 하나로 얼른 해결하고 빠져나가고자 '스티커 하나 골라라' 했더니 뜬금없이 공룡 스티커를 고른 거다. 그리고 나서 시작되는 질문 세례. 이 공룡은 이름이 뭐냐며...-_-;;; 그래서 갑자기 공룡책을 잔뜩 사들이게 되었는데 모두 좋아한다. 남자아이들이 몰입하는 주제 순서가 자동차, 공룡...그 다음엔 뭐였더라. 설마 파워레인저? 고 녀석 맛있겠다 -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백승인 옮김/달리(이레)..
33개월쯤 되자 아이는 또 다시 변했다.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도 즐길 줄 알게 되었고, 새 책에 대한 거부도 많이 줄었다. 택배상자로 배달된 새 책을 보고 "읽어보자"라며 달려드는 일도 생겼다. 책을 읽어주면 오랫동안 앉아있기도 해서 도서관 유아열람실에서 한시간동안 책을 보기도 했다. 이제까지는 도서관에서 항상 내 책만 빌려서 부랴부랴 빠져나오기 바빴는데 이제 윤우도 도서관을 즐길 줄 알게 되는 건가 싶어서 작게 두근거린다. 다른 사람이 책을 읽어주는 것도 이제 흔쾌히 받아들인다. 특히나 할아버지가 읽어주시는 책을 듣고 있는 모습은 꽤 감동적이고 뭉클하기까지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있는 윤우를 보면 우리가 죽어서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를 통해 영원히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__..
새책에 대한 거부가 시작되었다. 이 전까지는 사주는대로 읽어서 윤우는 새책 거부가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즈음은 새 책을 사주어도 흥미를 느끼고 받아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책을 살 때 더 고민하게 되었다. ㅜ.ㅠ 30개월이나 되었는데도 아직 윤우의 취향을 파악할 수가 없다. 이런 건 권수가 많은 전집을 읽어주다면 알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집에 전집이 없다보니...그래도 내가 단행본 구매를 고집하는 건 단행본 중에 훨씬 알찬 책들이 많다는 믿음도 있고 윤우책을 한권한권 고른다는 즐거움 또한 크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알라딘 중고를 통해 책을 구매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멋진 책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 말고도, 이전에는 누구의 손에 있었을까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이야기책..
10월 초에 유아교육박람회를 관람했습니다. 물건을 사기 전에 몇 번이고 고민하는 느림보 쇼핑을 하는 저는 애초에 박람회에서 물건을 산다는 건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저 평소에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의 알찬 물건을 구경하고 알아두자는 생각이었지요. 이번 박람회에서 건진 건 다름 아닌 책이었습니다. 어린이책을 전문적으로 내는 작은 출판사들이 있는데, 인터넷 서점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그들의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버스를 타고 -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보림제목만 읽으면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여행다니는 이야기인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스포일러 뿌립니다! 치익~) 이 책에는 주인공이 버스 타는 장면, 버스에 타고 있는 장면은 한 컷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로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
윤우에게는 새 책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듯 하다. 파주출판단지에서 사온 책들도 대부분 베스트에 들어갔고, 이번에 새로 구매한 책들도 금새 좋아하기 시작했다. 삐뽀삐뽀 도와주는 차 - 앤드류 크로우슨 그림/시공주니어파주출판단지에 두번째로 갔을 때 사온 책. 아기가 서점에서 나를 기다리는 걸 너무 지루해하는 것 같아서 시공사 서점은 나 혼자 내려갔었는데,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게 종이로 된 장난감 자동차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남편과 윤우를 불렀고, 윤우는 그 자동차들을 너무 잘 가지고 놀았다. 급기야 남편이 '다 필요없고 이 책 사면 되겠는데?'라며 강력추천하여 샀던 책. 책이라기 보다 판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세트 개념이 강한데, 요즈음은 책도 곧잘 빼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한 책에 ..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카페에 썼던 글 **************************************************** 지난 주말에 파주출판도시에 다녀왔습니다. 급작스럽게 가게 된거라 정보도 많이 수집하지 못한 채였고, 시간도 많이 없어서 어린이 서점으로는 만 다녀왔네요. 에서는 서점에 보내졌다가 거래처 사정으로 반품된 리퍼도서를 50% 할인 판매하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헌 느낌이 나는 책들도 있지만 대부분 깨끗하더라구요. 싸게 샀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알지 못했던 좋은 책들은 눈으로 확인하고 건져내는 '심마니'의 기쁨이 정말 컸답니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더니 딱 아는 만큼만 책을 즐기는 윤우. ㅎㅎㅎ 언젠가는 '책으로' 알게 되는 날도 오겠지. 손이 나왔네 - 하야시 아키코 지음/한림출판사 싹싹싹 - 하야시 아키코 글 그림/한림출판사의 포스에 힘입어 돌 전쯤 구매해두었던 와 . 사실 이제 거의 포기하고 친구들 아기에게 대물림해줄 것을 생각하며 고이 모셔두고만 있었다. 거실 책장에서 방출시키려 꺼내두었는데 읽어달라고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그 이후로 쭈욱~~~~~ 이 책들만 뽑아온다. 느림보 윤우 아닐랄까봐... 다른 아기들은 이미 너덜해질 때까지 읽고 저 멀리 두었을 텐데, 한참 늦은 뒷북을 친다. ㅎㅎㅎ 다른 아기들은 어떨지 몰라도 윤우에게 만큼은 책이 인지 공부 길잡이가 되어주진 못하는 것 같다. 실생활에서 익힌 후 복습하는 과정만을 제공할 뿐. 공부..
20개월이 되어 새롭게 윤우의 즐겨찾기 리스트에 등록된 책들! 역시 책은 받아들이는 시기가 따로 있나보다. 여기 있는 책들 중 새책은 딱 한권뿐~ 나머지는 다 묵혀두면서 먼지 털어가며 마음 졸이고 있던 책들이다. 앞으로 1개월 단위로 새롭게 윤우의 리스트에 추가되는 책들을 정리하면서 윤우의 관심사 변화를 살펴보고, 책읽히기 노하우도 터득해보려 한다. 아기세모의 세번째 생일 - 필립 세들레츠스키 지음, 최윤정 옮김/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그래픽 툴을 사용하면 누구라도 1시간 안에 따라 그릴 수 있을만큼 그림이 엄청 단순한 책이다. 하지만 그림이 단순하다고 책의 가치까지 단순하지는 않은 법. 오래된 베스트셀러라기에 몇 달 전에 들여놓고 윤우의 손길 닿기만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책꽂이에 꽃힌 책을 ..
카페에 썼던 글 **************************************************** 독서일기라고 하기에 상세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며칠 전에 많이 반성한 일이 있었습니다. 요즈음 들어 윤우가 책 보는 것이 뜸해져서 저는 몸으로 노는 시기에 돌입해서 그러겠거니 하고 생각했어요. 이것도 분명 하나의 이유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는 거였어요. 며칠 전에 오픈책장에 있는 책들을 작은 방 책들과 교환했습니다. 저희 집은 좁아서 아기가 주로 노는 거실에 오픈책장 하나를 두고 여기에는 아기가 잘 보는 것을 꽂아두고요. 그 외의 책들은 작은 방의 커다란 책장에 엄마, 아빠 책이랑 같이 꽂아 둔답니다. 근 몇 개월 동안은 아기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인터..
이제까지 아기의 월령에 따라 구매한 책들을 정리해 왔었는데, 이제 구매시기와 상관없이 그 당시 아기가 열광하는 책들 위주로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구매했다는 거 자체야 별 의미가 없는 나의 쇼핑 리스트이지만, 아이가 즐겨 보았던 리스트는 아이의 성장과 당시의 흥미를 파악할 수 있는 지침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영어책 Down by the Station (Paperback+CD) - Stockham, Jess/Childs Play Intl Ltd노래책. 어이없게도 한국판인 노부영보다 외국주문 서적이 훨씬 싸다. (나는 노부영으로 구매..-_-;;) 아래의 the wheels~ 도 마찬가지. 여러가지 교통수단이 모두 출동하기에 남자아기가 있는 집이라면 필수! 구멍이 뚫려 있어서 더 흥미로운 책인데..
카페에 썼던 글 **************************************************** 도날드 크루의 과 를 사주고는 당분간 자동차 책이랑은 안녕~하려 했는데, 며칠 전 아기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놀라운 책을 발견했습니다. 유교전에 가서 전집 구매할 때 덤으로 받은 것이라고 하는데, 덤이라고 하기에는 무지 알차 보였어요. 본래 제가 본 건 라는 한글판 책이었는데,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절판인 듯 하더라구요. 그래서 DK 출판사 책으로 폭풍 검색을 해서 원판을 찾아내고야 말았습니다. ㅎㅎㅎ !!! keep me busy 라는 시리즈로 전화걸기, 쇼핑하기와 같은 책도 있고요, 이 시리즈는 모두 저렇게 놀이감을 포함한 토이북입니다. Keep Me Busy : In My Car - D..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카페에 썼던 글 **************************************************** 며칠 동안 틈만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서점들과 카페를 들락날락했어요. 며칠 전에 눈이 오긴 했지만. ;;;어쨋거나 시간은 흘러 따뜻한 날씨가 올것이고, 걸음마 재미에 빠진 윤우가 공원 나들이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아서 자연관련 단행본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식물도감류를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 그림만 보여준다고 쳐도 아직 17개월에겐 이른 것 같고, 설명이 많이 되어 있는 책보다는 '봄'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어린 아이에게 보여줄 '봄' 느낌 책이 생각보다 없어서(마음에 드는 게) 힘들었는데, 그 덕분에 단행본의 매력에 더 빠질 수 있었답니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