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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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25개월 반, 이솔

고래의노래 2015. 10. 23. 12:33

요즈음 퍼즐놀이에 빠졌다.
몇번은 버벅대더니 방법을 파악하고 나선 척척.
꽤 어려운 퍼즐도 조금 도움주면 해낸다.

얼마전엔 자기 기저귀 안을 보더니
"이솔이 고추 없어. 고추 생겨?"
라는 참으로 아기다운 말을. ㅋㅋ

모양맞추기를 이제 제법한다.
하지만 색깔은 아직 구별을 못한다.
여러번 알려주어도 파랑, 노랑, 빨강의 구분은 아직 어려운듯.

어른들 앞에서 노래를 잘 부르고 주목받고 칭찬받는걸 좋아한다.
아기에 대해서는 샘을 낸다. 호기심을 보일 때도 있긴 한데 다들 아기 얘기만 하는 분위기에선 질투를 하는 것 같다. 청계엄마들과 놀이터에 있을 때 5개월 짜리 아기가 왔는데 아기를 이솔에게 가까이 데려가니 훡 고개돌려 외면하는 이솔.
진짜 네 동생 태어나면 그 땐 어쩌려고!

그리고 부쩍 내 옷 안에 들어가려고 한다.
옷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게 편안한가 보다.

책은 여전히 좋아하고 자기 책보다 오빠책을 사랑한다. ㅜㅜ
책에 있는 대사를 생활에서 쓸 때가 많은데 발음이 뭉개지기때문에 거의 나만 알아들음.

상상놀이보다 책읽기랑 퍼즐놀이에 빠진게 난 아쉽지만 윤우보다는 확실히 상황설정에 능하다.
"엄마, 저리 가!"
라고 하면 나는
"싫어, 이솔이 옆에 있을꺼야~"
하며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 너무 흐뭇해하며 한두번 더 시키고 자기에게도 저리 가라고 소리쳐보라며 상황극을 한다.

"울어봐."
라고 요구해서 우는 척하면
"괜찮아. 이솔이가 있잖아."라며 안아준다.

이 위로는 정말 강렬하다.
내가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두려움에 펑펑 울고 있었을 때 이솔이는 나에게 저 말을 해주었고,
난 이솔이를 안고 통곡했었다.
그 날 이솔은 계속 나를 체크하면서
"이제 엄마 괜찮아?울지 않고?"라며 날 챙겼다.

요즈음은 이솔이 때문에 웃는다.
이솔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고 나는 가끔 이 아이가 사라지면 어쩌나하는 괜한 두려움까지 느낀다.

사람들 만나는걸 좋아해서 누구 만나러가자 누가 집에 온단다라고 하면 기뻐한다.

우리집의 온전한 기쁨, 이솔이.
오빠에겐 완전한 훼방꾼. ㅎ
네 곁에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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