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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윤우의 생일동화

고래의노래 2015. 10. 23. 12:48

이 학교에서는 생일이 되면 부모가 쉬는 시간에 교실에 들어가 아이가 어떻게 이 땅에 내려왔는지 반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는 태몽이어도 괜찮고 동화를 직접 만들어도 된다. 또는 그냥 아이에게 쓰는 편지로 대신하기도 한다.

윤우에게 생일이야기를 꼭 만들어주고 싶어서 며칠동안 머리 쥐어짜며 쓴 글.
다행히 윤우가 좋아해주었다. 이 글로 동화책도 만들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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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저 너머 어딘가에 하느님이 아기천사들과 살고 있어요. 그 곳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 귀여운 동물들, 작은 벌레들도 다함께 모여 평화롭고 사이좋게 지내지요. 동물들은 물론 벌레와 꽃, 풀까지 말을 할 수 있답니다. 모습이 달라도 온전히 서로를 이해했고 그래서 두려움도 슬픔도 없었어요.

그 곳의 아기천사들은 언젠가는 땅나라로 떠나야했어요. 하지만 그 때가 언제인지는 각자 달랐고 하느님 외에는 아무도 몰랐지요.

수줍음이 많고 호기심도 많은 아기천사가 한 명 있었어요. 이 아기천사는 자신과 다르게 생긴 모든 생명을 궁금해했지요. 특히나 벌레들과 좋은 친구였어요.

잠자리와 날기 시합을, 메뚜기와 뜀뛰기 놀이를 하고 꿀벌을 따라 꽃의 꿀을 빨아 먹었지요.

아기천사는 그 중 한 사마귀와 많이 친했답니다.
사마귀가 어느 날 아기천사에게 말했어요.
"아기천사야, 나 새일 새벽쯤 알을 낳을 것 같아. 서쪽 하늘나라 울타리 밑이 딱 적당할 것 같은데, 내가 알 낳을 동안 혹시 누가 방해할지 모르니 네가 같이 있어줄래?"
아기천사가 대답했어요.
"와~ 알을 낳는다고 무척 떨리겠다. 걱정마. 네가 알을 낳는 동안 내가 망을 잘 보고 있을께."

그날밤 둘은 하늘나라 서쪽울타리에 도착했어요. 그 곳은 조용하고 풀도 무성해서 알을 낳기에는 좋은 곳이었지만 울타리 바로 밑은 아득한 낭떠러지인데다 밤에는 말썽꾸러기 천둥번개 도깨비들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었어요.

사마귀는 미리 보아둔 울타리 맨 아래쪽에 매달려 알을 낳기 시작했죠. 아기천사는 울타리 곁에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우르릉 콰광하는 천둥도깨비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거예요. 아기천사는 잔뜩 긴장을 했죠.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갑자기 번개가 번쩍 했어요. 아기천사는 사마귀 쪽을 막으려 울타리를 넘다가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답니다.

마침 그 날 땅나라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해가 뜨며 비는 차츰 멎었죠. 하늘나라와 땅나라 사이에 무지개가 섕긴거예요. 아기천사는 정신없이 무지개를 타고 저 아래 땅나랴로 내려왔어요.

그 날 아줌마는 꿈을 꾸었는데 작고 하얀 나비가 팔랑팔랑 한들한들 날아다니다 어깨에 앉는 꿈이었어요. 그러고 열달뒤 윤우가 태어났죠. 여전히 윤우는 벌레들의 좋은 친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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