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삶이 글이 될 때 (106)
고래가 부르는 노래
0302 1장 오! 처음부터 확 빠져든다. 몸 쓰며.살겠디고 결심하고 짐챙기며 아지 마무리못한 원고 챙기는 장면에서 나랑 너무 비슷하게 느껴져 웃음이 나옴. 조르바가 갑툭튀 등장해서 놀랐다. 근데 그 캐릭터면 그렇게 등장시킬 수밖에 없는듯. 요즘 시대에 보기엔 여성비하 문장들이 가득하다 들어서 읽기 전부터 좀 긴장했는데, 일단 그 문장들을 잘 걸르며 읽어보고픈 흥미가 강렬히 일어남! 게다가 저 마지막 조르바의 말에서 파우스트도 떠오르고! 기대기대~ 0303 2장 놀이터에서 그네의자타며 읽었더니 그들의 뱃멀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듯.유명한 여신문명지인 크레타에서 조르바는 여성들에게 군침만 흘리는구나. 내일 뱃멀미가 잦아들면 다른 얘기가 나오리라 기대하며.. 0305 4장까지. 주인공의 고민이 너무 나랑 비슷..
연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잘 한다기보다 무대에서 온 몸으로 나를 표현하는 그 느낌이 좋다. 학창시절에도 기회가 닿으면 기꺼이 즐겁게 연기를 했고 연극부에 들어가려고 오디션을 보기도 했었다. 몇년전부터 학교공동체의 학부모들과 극단을 만들고 싶어서 이리저리 여러 사람을 찔러보았지만 다들 선뜻 응하지 않으셔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마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동네에 '여인극단'이 만들어진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내 안에 용암처럼 꾸덕거리는 이 뜨거움이 화산처럼 폭발할 기회가 생기는걸까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데 멤버를 모으는 것부터 쉽지가 않았다. 나처럼 손들고 지원한 사람은 한 명도 없어서 마을사업담당자께서 이리저리 홍보하며 직접 사람들을 끌어오셔야 했다. 그마저도 참여하셨다가도 이러저러한 개인적인 사..
10월부터 사통이네 책마당에서 진행되었던 모임에 참여했다. 발도르프에서 이야기하는 7년 주기에 맞추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보는 모임이다. 7년마다 사람이 신체적, 영적으로 변곡점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는 일견 신비주의적으로 보이지만 성장 발달의 굵직한 단계들을 돌아보면 대강 맞아들어가는 면이 있다. 내 인생을 살펴봐도 28살에 결혼하고, 35살에 막둥이를 보냈으니 우연처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인생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여러 방법들 중 발도르프의 7년 주기 전기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겨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첫 시간에는 같은 반 엄마들이 너무 많아서 과연 솔직한 이야기가 가능할까 걱정이 되었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닥 힘..
2018년 3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진 서울시 성평등정책제안활동이 2018년 11월 30일에 젠더거버넌스 한마당 자리를 통해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실질적인 정책 변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자원하게 되었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참으로 보람되고 뜻깊은 경험이었다. 내 한 걸음이 성평등한 세상을 위한 작은 보탬이었다고 믿는다. - 행정과의 협조 평가 내가 담당한 사업은 협조가 대체로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이었다고까진 할 수 없지만 공무원분들은 요청하는 바에 적절하게 피드백을 주셨고 피드백이 늦어진 적도 없었다. 다만 이러저러한 것을 묻는 과정에 대해 ‘점검받는다’는 느낌이라며 불편함을 나타낸 분이 계셨고 미팅 후의 사담 중에 젠더감수성이 떨어지는 농담을 하시는 분도 계셨다. 내가 직접적으로 경..
존재로서의 독립, 그 여정에서 윤주애 : 여성, 영성, 꿈, 자기실현을 키워드로 품고, 읽고 쓰고 그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하는 대안문화공간인 ‘냇물아 흘러흘러’에서 2017년부터 여성들의 내면여행 모임인 를 진행중입니다. http://whalesong.tistory.com/ 2018년은 나에게 새로운 시도가 봇물처럼 넘쳐흐르던 한 해였다. 서울시 성평등정책제안 활동가로 일했고 신입 NGO 여성활동가 리더십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마을에서 여인극단 활동을 통해 연극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임신한 길냥이를 구조해서 기르게 된 것도 2018년이다. 이 활동들과 변화가 모두 아주 큰 의미였지만 이렇게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결국 하나의 시도로부터 나왔다고 할 수 ..
안경을 쓴지 5년 정도 쯤 되었던 중학교 시절에 문득 '나도 시각장애인아닌가?'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안경이라는 도구를 쓰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힘들만큼 고도근시였는데, 이 정도면 '장애'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싶었죠. 잠시였지만 '장애'라는 말이 나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깨이는 느낌이었고, 사회적 다수라면 기능적으로 장애여도 장애라는 용어 안에 포함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이 책을 읽으며 그 때의 그 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제가 겪었던 갈등의 주요한 부분에 대해 아래처럼 명확한 언어로 표현해놓은 데에는 후련하고 시원하기도 했고, 그런 것이었구나...라는 생각에 왠지 불편하기도 했어요. 어느 쪽이 아이에게 옳은 방향인지 제시해주지 않은 ..
이화리더십개발원에서 진행하는 'NGO 여성활동가 리더십 교육'이 모두 끝나 수료를 했다. 나에게 '불가능의 파란 장미'였던 이 교육을 개근상까지 받으며 수료하게 되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교육 시작 때 썼던 목표는 이것이었다. "창조적인 여성주의 활동가가 되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이 때 내가 사용한 '창조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지는 못했다. 다만 이 당시 내가 가지고 있었던 주요한 고민은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페미니즘은 주요한 이슈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할 것인가'였다. 결국 '창조적'이라는 말은 방법적인 부분에 대한 의미가 강했던 것이다. 교육을 들으며 '창조적'이라는 의미가 좀 더 넓게 확장되었고, 내..
방학동안 회복적 서클 연습모임 멤버들과 방성용 목사님께서 쓰신 '회복적 서클 가이드북'을 함께 읽었다. 한 주에 한부씩 맡아 인상적인 부분, 생각에 대해 글을 쓰면 덧글들로 참여하기로 했다.서클 연습을 하며 가졌던 의문들이 해소되는 부분이 많았고, 공간구성과 법, 제도, 시스템 등 형식적인 부분이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뿌옇게 느껴졌던 회복적 서클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래는 나의 덧글 모음 저는 아래 몇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 서클진행자는 본서클에 앞서서 서클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충분하도록 자신을 돌봐야한다. - 갈등상징행위의 의미에 대한 명료화, 어떤 의미를 실현하기위해 회복적써클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명료화는 불안과 주저함을 넘는 동기를 부여한다. ..
아니마, 아니무스, 자아와 자기, 개성화 과정 등 분석심리학의 기본 개념과 용어들을 정리해주는 이번 장은 내가 읽은 모든 분석심리학 관련서들의 내용들과 연결되었다. 우선 내 마음에 떠올랐던 두 가지 큰 질문이 이 책에서 딱 같은 내용으로 제시되어 놀랐고 내가 융의 사상을 이해하면서 길에 제대로 들어서긴 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 질문은 옳다 첫번째 질문은 여신모임을 하면서도 계속 떠올랐던 질문은 '무언가 선택을 해야하는 갈림길에서 내 내면이 전하는 목소리나 감정들이 그림자의 에너지인지, 우리를 인도하는 자기의 방향성인이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였다. 결국 이러한 선택의 순간에 올바른 직관의 힘에 의지할 수 있도록 평소에 자기자신에 대한 충분한 탐색을 하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외부의 에너지에..
1. 무의식에 대한 접근 - 첫번째주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왜 잊고 있었을까. 칼 융의 직접 쓴 글로 그와 대면해보니 그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열려있고 선한 의도를 가진 심리학자였다. '10년의 기다림'이 가슴에 와 박힌다. 지금의 나에게도, 내 가족, 주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꼭 간직해야 할 이야기인 것 같다. 꿈 속에서 성폭행범을 목졸라 죽인 내가 전하는 변화의 에너지가 이 기다림 안에서 잘 융화될 수 있게 해봐야지. 2. 고대신화와 현대인 - 두번째 주 신화, 영웅, 의례가 주는 성장으로의 도약이 옛날처럼 지금의 우리에게도 유의미하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한다. 참된 의미에서 내 자신의 주인이 되기 위해..
같은 듯 다르게 세심하게, 사업별로 검토지점 살피기. 5월 29일 성평등정책실무교육 3, 4강을 서부권역의 강연으로 들으러 갔다. 권역별로 교육이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모두 같은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어서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소속된 권역 외에 다른 권역의 강연도 참석할 수 있었다. 실무교육 1강에서는 정책을 성인지 관점으로 살펴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배웠고 2강에서는 실제 젠더거버넌스 사례들을 통해 활동가의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보았다. 이번 3, 4강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살펴볼 서울시의 정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검토해볼 지점들이 어떤것인지 배우게된다고 했다. 이라는 제목으로 마련되는 도시재생, 안전, 마을공동체의 3가지 주제 중 권역별로 2가지가 선별되어 2회에 걸..
활동 안에서 파릇파릇하게 거듭나보자~ 남부권역의 성평등 제안 활동가 실무교육 2번째 강연이 5월 25일 밸류가든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에서는 실질적인 젠더거버넌스 사례를 통해 앞으로의 우리 활동을 좀 더 선명하게 그려보고 활동에 관한 구체적인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다. 강동구 활동가인 최은순 선생님과 동작구 활동가인 하루 선생님께서 젠더거버넌스 우수 사례로 뽑혔던 강동구와 동작구의 활동 사례를 들려주셨다. 선생님들의 이야기 중 나에게 중요한 포인트로 남았던 몇가지들을 정리해보았다. 1. 활동 전 떡잎부터 파릇파릇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시작한 시점부터 마무리까지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놀라웠던 것은 두 경우 모두 젠더거버넌스라는 행정 시스템이 갖춰지기 전에 지역 기반으로 함께 만나 이야기하고 공부하면..
관점을 붙들고 개척자가 되기! 젠더감수성을 일깨운 4번의 페미니즘 기초강연을 통해 우리는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어떠한 것인지 이야기해보았다. 당연한 듯 여겨졌던 많은 것들이 오히려 분노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세상을 보는 스스로의 ‘관점’을 찾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여성주의 운동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얻은 관점을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의 관점으로 적용되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현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그 실제적인 접근법에 대한 이야기를 앞으로 있을 4번의 현장활동 실무교육에서 들을 수 있다고 한다. 1. 용어를 제대로 정의내리기 남부권역 쪽에서는 실무교육 첫번째 시간이 5월 18일 금요일 밸류가든에서 진행되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오나경 선생님..
* 평범한 우리가 글을 써야하는 이유 남부권역 젠더거버넌스 성평등 교육 입문강좌, 마지막 강연은 , 의 은유 작가님을 모시고 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번 강연은 많은 분들에게 강연 제목만으로는 주제가 쉽게 와닿지 않았었나 보다. ‘여성주의와 글쓰기는 무슨 연관이 있는건지’, ‘그냥 글쓰기가 아니라 ‘여성주의 글쓰기’라는 건 또 뭔지’ 문의가 들어오곤 했다고 한다. 여성주의라는 사회참여형 단어와 글쓰기라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보이는 행위가 어디에서 만나 조합을 이룰 수 있는 건지, 이게 성평등 사회를 이뤄가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강연을 들으며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님께서 글쓰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 인생의 한 챕터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된 강연은 글쓰기가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런..
* 관점이 언어가 되어 능숙해지려면 남부권역 젠더거버넌스 성평등 교육 입문강좌, 세번째 강연은 라는 주제로 의 이민경 작가님과 함께 진행되었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많은 것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사회시스템이나 제도에 대한 불편함 외에도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함이 피어오른다. 나를 소모시키지 않으면서 능숙하게 그 불편함들에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 질문을 품고 들었던 강연을 요약해본다. 먼저 작가님의 책들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이라는 관점과 그것을 풀어내는 언어의 이야기, 그 언어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강연이 있었고 그 이후 질의응답이 길게 이어졌다. 1. 관점은 곧 언어이다. 역사는 남성들의 관점에서 남성들의 언어로 기술되었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그 관점을 내면화하여 세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