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삶이 글이 될 때/치유의 글쓰기 (13)
고래가 부르는 노래
막둥아, 작년 여름에는 널 품고 있었지. 네가 왔다는 걸 알았을 때 엄만 너무나 행복했어. 아랫배에 에너지가 모인 느낌이었고 발이 뜨끈뜨끈했지. 토마토가 많이 먹고 싶어져서 정말 많이 먹었어. 막둥아, 고마워. 우리에게 와줘서. 지금 우리 곁에 없지만, 넌 우리와 함께야. 널 보낸 그 시간 속에 멈추었던 나를 다독여줘서 고마워. 앞으로 나아가고 삶을 살아가야지.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면서. 막둥아, 사랑해. 고마워. 사랑해.
안녕하세요, 치유반 친구들. 아이가 아팠던 분들 아이들은 이제 괜찮나요? 책이 아직 도착안했던 분들은 책 받으셨나요? 지난 시간에는 현주언니와 오붓하게 모임을 가졌습니다. 다들 이유가 있었지만 그냥 전 괜히 찔리는거 있죠. ㅜㅜ 융 입문서도 아닌 책으로 그 어려운 융을 시작하고자 했던 게 모두에게 부담을 준것 같아서요. 심란한 맘에 며칠 전에 도서관에서 융 입문서 중 한권을 빌려보았어요. 수유+너머 의 인문학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아주아주 약간 더 융의 생각이 더 보였습니다. 근데 신기했던건 이 책에서 우리 모임 때 얘기했던 이성복 시인의 시와 를 인용하고 있는거예요. 반갑기도 했고 뭔가 길을 잘못 들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저를 위로? ㅎ 했던건, 자서전..
지금 막 를 다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두번째 읽습니다. 첫번째 읽었을 땐 이렇게 울림이 크지 않았어요. 책과 만날 때가 아니었던거죠. 이 책은 신비주의적 치유서도, 전문적인 의학서도 아닙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오랫동안 여성에게 자행되어왔던 압력으로 인해 여성들이 내면화한 두려움과 내 인생에서 겪었던 상처와 두려움들을 극복하고 여성들이 진정 치유되는 길은 스스로 내면의 지혜를 믿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 지혜는 수술이거나 비타민복용일수도 있고 심리상담같은 내적성찰일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지혜를 믿게되기 전까지 오랜 돌아보기와 깨우침이 있어야겠죠. 책을 다 읽었지만 저 스스로 온전히 치유되었다고도, 내면이 바로 섰다고도 생각치않습니다. 다만, 알게 되었네요. 제가 갖고 있던 온갖 두려움들을요..
치유의 글쓰기 모임, 오늘도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글쓰기의 신비로운 힘을 느낀 시간이기도 했죠. '원망스럽고 미운 사람에게 편지쓰기' 처음에는 아, 할 말 없다.. 이제 괜찮아졌나봐 했는데, 감정은 제 생각이랑 많이 다르단걸 알게 되었네요. 같이 했던 말들 중 '용서'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용서란 기대를 내려놓고 모든 상황을 열어놓아서 삶의 흐름에 항복하는 것' '무기력한 인간이라는 걸 깨달을수록 삶을 적극적으로 살 수 있다' 의지를 갖되 흐름에 맡길 줄 아는 지혜를 깨닫길 바라봅니다. 다음주엔 드디어 치유단계의 마무리네요. 뒤를 충분히 돌아봤으면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겠죠. 아래 질문에 답해보고 다음주에 만나요~ *보내고 싶은 것 - 떠나보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그것이 이제까지 나..
이번 모임에선 감정과 몸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를 살펴보았어요. 메세지를 파악하면서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접점이란 그리고 혹은 긍정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치유를 통해 개선해야할 부분과 상태 자체를 인정하고 상황을 개선해야할 부분을 구분하는 것, 긍정적인 에너지와 인식으로 몸이 회복된다는 것을 믿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몸을 배려한다는 것에 대해서요. 책에 나온 예로는 '나는 다른 사람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직장을 바꾸는 것이 있었어요. 치유서나 심리서 대부분은 모든것을 '나의 변화'에 초점을 두잖아요. 저에게는 아! 하는 탄식이 나오면서도 참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답과 공식에 익숙하도록 교육받아서일까요. ^^; 다음..
오늘 에서는 전 조력자 역할만 하리라 생각하며 갔었는데.. 왠일인가요. 젤 아! 아! 거린거 저였던듯요. ㅎㅎ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었고 그래서 더 할 필요없다고 여겼던 게 어찌나 오만한 생각이었던지요. 제 유년기를 떠올리며 행복한 순간이 상당히 많았다는 사실에 놀라고 그만큼 부모님이 최선을 다하셨었다는걸 깊이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사실에 제가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에 또 놀라고... 유년기를 불행이라는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게 하고픈 제 욕망을 처음 인식하고 꽤 당황했더랬어요. 현주언니가 이야기한 '다정한 독립' 차분하게 되새겨보겠습니다. 다음주에는 2~5단계를 읽고 우리몸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요. ^^ 워낙 질문리스트가 잘 제시되어 있는 부분이라 여기에는 책에 있는 내..
치유모임 친구들 어제 잘 주무셨나요? 언제나 그랬지만 어제 모임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고 제 이야기뿐 아니라 멤버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보살피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픈 제 욕구와 그래서 아직 자식과의 단절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제가 자식들에게 사랑받지 못할까봐 갖는 두려움이 꽤 깊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이걸 제 안에서 잘 숙성시킨 후 정리하고 다시 친구들에게 풀어보겠습니다. 어제 헤어지면서 다음주에는 다음장, 치유를 위한 단계별 접근 중 6단계까지 얘기해보자했죠. 그런데, 어제 공유할 질문리스트를 정리하면서 1단계 의 과거를 어느 정도 깊게 들어가야하나 고민이 되더라구요. 처음에 제가 얘기했던건 일단 책을 마무리하고 심도있게 다시 얘기하자는 거였잖아요. 근데..
치유모임을 하면서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해오다가 며칠 전 아래와 같은 글을 밴드에 쓰고 공유했다. 모임의 주도자가 아닌데 이래도 될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내용까지 신경쓸 수는 없고 그러한 점이 있다면 피드백으로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여겼다. 아래처럼 써놓고 멤버들의 동의를 받아 이렇게 진행하도록 된 이후 나는 낙태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치유모임을 냇물아~에서 꾸려보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아직 상담심리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내가 누군가를 치유하기에는 나 자신이 흔들림없이 고요하지도 않다고 생각되지만...시작해보면..어떨까 하고. 낙태라는 용어 자체만으로도 상처받을 수 있기에 '선택적 이별?' 뭐 이런 대체용어도 떠오르고. 천천히 준비해볼까. __..
안녕하세요~ 치유모임 친구들. ^^ 모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글씁니다. 어제 집에 돌아와서 15장을 읽는데 정해진 질문과 주제없이 이 장을 읽고 만난다면 많이 헤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어제 모성애, 폐경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이야기 못한 것도 있고. 모임을 해오면서 내밀하고 깊은 이야기들이 오갔고 전 좀더 저희들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짧은 시간동안 만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들 이야기로 시간을 채우기보다 온전히 우리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욕심이요. 이런 모임은 제가 제 상처를 자각한 후 계속 바랐던건데 이렇게 이루어져서 너무 좋고, 그래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거죠. 주제와 질문을 명확히 하면 이야기가 퍼지지않으면서 좀더 농밀하게 얘기할 수..
몇주전 '냇물아 흘러흘러'에서 맘맘토크에 참여했다. 질문카드를 사용해서 사람들과 내면의 이야기를 하며 이를 통해 자신을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꺼라는 말에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막상 모임이 준비중인 공간에 들어갔는데 테이블 두 개에 질문카드가 쫙 놓여져있고 내가 다 모르는 사람들이고...이솔이는 칭얼대고 갑자기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같은 시간에 진행될 예정이던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지는 거다. 일단은 이솔이를 핑계로 모임을 먼저 시작하시라고 얘기한 후 잠시 이솔이와 밖에 있었다. 상황에 못 이기는 척, 맘맘토크가 아니라 치유모임에 참여할까 한 것이다. 그런데 치유모임분들이 오늘은 모임을 안하고 맘맘토크에 참여하시겠다고 해서 나도 자연스럽게 다시 맘맘..
4월 18일. 막둥이를 보내지 않았다면 막둥이가 세상에 나왔을 예정일이다. 온가족이 함께 모여 막둥이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저녁을 일찍 먹고 6시 전에 나서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솔 때 유축해서 얼려두었던 모유가 아직도 냉동실에 남아있었다. 모유를 녹여 물통에 담았다. 태어났다면 지금쯤 내 품에서 젖을 먹고 있었을까. 중환자실로 보내져 품에 안을 수 없었을 수도 있겠지.. 가는 길에 막둥이에게 줄 꽃을 꺾었다. 한창 생명이 샘솟는 봄철이라 지천은 꽃이다. 윤우는 철쭉을 따고 나는 꽃다지와 냉이꽃 그리고 애기똥풀을 땄다. 이솔이는 민들레를 힘껏 뽑아들고 "이거 막뚜이 줘야지~"하며 신나서 달려간다. 이솔이 덕분에 가는 길에 간간히 웃음을 짓게 된다. 막둥이를 뿌린 곳은 아..
무언가 쏟아내고 싶은데 어떻게 써내려가야할지 막막하다. 예전에는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머리 속으로 오래오래 머금고 있다가 마치 기자가 기사를 쓰듯 기승전결을 따져서 완전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서 적곤 했다. 지금은 불가능하다. 내 몸도 내 마음도 그리고 능력도 모두 그러기에는 모자란 상태다. 작년 여름 막둥이를 품었다가 보낸 이후로 내 마음도 내 몸도 온전치 못하다. 내내 아팠던 허리는 최악의 컨디션으로 치달아 누워있어야만 하는 날들이 이어졌고 급기야 몇 주전에는 기절하며 쓰러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리는 해내야한다고 느낀다. 이대로 두기에는 안되겠기에 일단 시작한다. 두서없는 이야기. 그냥 마구마구 이 얘기로 저 얘기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 정신없을..이야기들을 시작해보련다. 이걸 공개로 쓰는 ..
글쓰기는 생각을 단순화하기위한 기록, 즉 내 밖에 보관하기. 누구나 지금 이 모습으로 살고 있는 데는 나름의 절실한 이유가 있다. 남들에게는 게으름이나 무기력함이나 비겁함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도 나름대노 하고 싶은 말이 있은 것이다. 인간이 경험하는 일에서 실패나 저주, 죄와 벌은 없다. 그 모든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청산하거나 변화시켜야할 것이 무엇이며, 언제 그렇게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신호일 뿐이다. 다시 말해 어제보다 나은 오늘, 내일로 가는 오늘만 있을 뿐 절대적인 퇴행은 없다. 치유의 글쓰기 도움 주제들 1.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 2. 오, 그건 오해였다구 3. 그 때 그 장소 그 사건. 4. 내 인생의 첫기억 5. 인생그래프 그리기 6. 내가 좋아한 연예인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