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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부르는 노래
자취할 때는 아침은 항상 빵쪼가리. 하지만 빵을 좋아하는 나는 이것에 불만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아기한테 매일 아침 빵을 먹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서 꼬박꼬박 아침밥을 차렸었는데, 한달쯤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 오전은 빵을 먹기 시작했다. 이제 윤우도 어느 정도 큰데다가, 주말 아침의 느긋함과 특별함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서 였다. 빵 요리에는 또 살짝 흥미도 있는지라 주말 쉐프인 남편 대신에 직접 손을 걷어 붙였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 도전한 것이 라는 프렌치 토스트. 제대로 하면 나온다는 완성컷. 오늘도 저작권을 생각하여 사진은 작게 작게~~~ 본래 크로크무슈에 들어가는 재료는 작은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슬라이스 햄과 치즈이다. 그런데 집에 치즈만 있고 햄은 없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양송이와..
30개월이 되자 윤우는 다른 아이가 된 것만 같다. 참을성, 자제력이 커진만큼 아이러니하게 반항도 늘었다. 하라는 걸 일부러 안하고 심지어 반대로 하기도 한다. 매일매일 커다란 시험대에 올라선 기분이다. 잘 헤쳐 나가고 싶은데... 1. 지루한 기싸움 밖에 나간 후 더러워진 손으로 자꾸 코와 입을 만진다. 아마도 비염때문에 코가 간지러워서 일 듯 싶은데, 간지러울 때마다 엄마에게 말하면 닦아주겠노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잘 듣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안 듣는 건 아니고 간지러우니 자기도 모르게 먼저 손이 올라가는 것 같은데, 며칠 전에는 그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서 코를 만지고 있는 윤우 손을 매섭게 내쳤다. 금방 다시 손을 코에 올리더니(반항!) 억울한지 엉엉 울어버린다. 울어놓고는 으레 그렇듯 눈물..
사실 처음 따라한 요리가 이게 아닌데, 그나마 사진을 찍어놓은 게 이것부터라서 우선 올려본다. 다진고기로 만두처럼 소를 만들어서 데친 양배추에 싸서 소스에 졸여 먹는 '롤캐비지' 이것때문에 양배추 반통을 샀는데 언제 다 먹나. 저작권 문제가 걸릴까봐 요리책 사진은 작게. -ㅂ- 음음~ 본래 잘 만들면 저렇게 나온다고 한다. 아래 재료와 요리방법을 소개하지만 요리책에 나온대로가 아니라 내 상황에 따른 것이다. 우리 집 냉장고에 없는 것은 안 넣었고, 뭔가 한꺼번에 해도 될 법한 순서들은 뭉쳐버리기도 했다. ^^; 또 아기 먹을 것을 생각해서 고추장 양은 줄였다. 재료 * 양배추(1/2통 : 속은 반쯤 빼고) * 속재료 - 다진 돼지고기(2/3컵), 다진 소고기(2/3컵), 두부(1/3모), 모짜렐라 치즈(..
혼자서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다. 일명 프로젝트. 줄여서 프로젝트다. 요리책을 선정해서 일년동안 따라해 볼 예정이다. 내가 요리에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는 것은 자취생활을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 밝혀졌었다. 그 전까지 요리를 해 본 적도 없으면서 '나는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해왔던 터라 저 사실을 자각하고는 꽤나 충격이었다. 자취할 때야 내 한 몸 망가지면 그만. 그런데 이제 윤우가 있다. 남편까지는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드는데, 아기는 온전히 나만 바라보고 있는 거다. 부담되게..ㅜ.ㅠ 내가 요리가 좋다고 생각했던 수준은 딱 요런 거였던 거다. 케익 데코레이션! 여기까지! 내가 요리를 싫어하는 건 수준이 꽤 높다. ;; 세계 과학자들이 왜 하루의 영양이 모두 해결되는 알약을 개발..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레디앙 나는 아직 비겁하다. '아직'이라고 쓴 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기고 싶어서다. 살가운 공동체를 꿈꾸지만 낯선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자연과 벗하기를 꿈꾸지만 화분 하나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며, 편견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아직도 외적 정보로부터 빠른 판단을 내려버리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지만, 바뀐 세상에 살짝 내려앉고만 싶은 마음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을 진정으로 존경하는데 저자는 딱 그런 사람이다.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자신이 열정을 쏟을만한 '분야'를 찾았고, 열정을 쏟을만한 '사람'을 찾았고, 그와 '연대'하며 조금씩 세상을 바꾸면서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뚜..
캐릭터디자인 과정을 들을 때 만들었던 캐릭터 꼬아. 나의 어둡고 우울한 부분을 과장되게 드러내주는 아이였고, 디자인적으로는 신비한 에스닉(? 패션계에서 쓰는 자세한 뜻은 모른다. 그저 장식적인 부분이 강조된 인도풍 디자인을 표현하고자 쓴 말임. 쩝)을 추구했다. ㅎ 코알라라는 개체명과 세상을 비틀어서 '꼬아서' 본다는 뜻을 나름 의미심장하게 합하여 '꼬아'라고 지었었다. 메인 캐릭터는 코알라 꼬아, 여우 휘, 부엉이 후티 이렇게 셋. 설명을 써 놓은 걸 지금 다시 보니 꼬아 - 자주 우울해하기는 하지만 세상을 스스로의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멋진 친구 휘 -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넌 도대체 뭐니?" 라는 질문 때문에 유난히 자아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 후티 - 할아버지처럼 척척박사가 아닌 게 항상..
웅진 곰돌이와 아이챌린지 사이에서 갈팡질팡, 둘을 저울질하며 고민하는 아기 엄마들이 지금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아이챌린지 1단계에 너무나도 만족했기 때문에 2단계도 연장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곰돌이를 하는 옆 동 상윤이를 보고 '이건 어떤가~?'하고 기웃거리게 된 것이다. 곰돌이와 아이챌린지의 차이점에 대해 비교해놓은 정보는 차고 넘치나 아이챌린지와 달리 곰돌이에 대한 상세정보는 찾을 수가 없었다. 홈페이지에도 내용이 없으며 설명을 원하면 영사를 보내주겠다는 식이다. 방문판매 형식때문에 이런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불친절한 마케팅임에는 분명하다. 홈페이지에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매달, 같은 내용을 다른 형식으로 편집해서 전단지를 만드는 아이챌린지와는 확실히 비교되는 대목이다. 결..
양육쇼크 - 애쉴리 메리먼 외 지음, 이주혜 옮김/물푸레(창현) '아이 키우기'만큼 견해가 분분한 영역도 없지 싶다. 게다가 그 의견들은 '다양함'을 넘어 '극단적 대응각'에 서 있기도 하다. 실제로 며칠 전에 읽은 책에서는 일본의 육아 전문가라는 사람이 푸름이 아빠처럼 '한글 떼기(문자 익히기)'의 유용함과 중요성을 무던히도 강조했는데, 텔레비전에서는 언어학 박사라는 사람이 나와 '신경 축색돌기의 성장시기'를 언급하면서 5~6세 이전에 문자 가르치기는 생리적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단정지어버리는 거다. 여기 또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이제까지의 양육법들이 잘못되었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책. 학자들이 버젓히 내놓은 연구결과들이 있는데 이 중요한 결과들이 신앙처럼 지켜지고 있는 육아습관때문에 의도적으로 ..
1. 완벽주의자 나한테 이런 기질이 있던가? 아니면 현수? 아니면 조부모 중 한 쪽? 약간 완벽주의적 성향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먼지 집어와서 버리라고 내미는 거야 많은 아기들이 그런다니까 그러려니 싶었다. (우리 엄마는 '어머~ 이건 날 닮았구나' 하셨지만...) 그런데 요즈음은 모양 맞추기나 스티커 붙이기를 할 때 각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엄청 짜증을 낸다. 아직 손놀림이 서툰 윤우가 하기에는 무리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일로 짜증을 내니 안타깝다. 그런데 며칠 전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유치원 때 산타할아버지에게 자석낚시놀이 세트를 선물로 받았는데, 낚시가 잘 안되어서 어찌나 짜증을 냈던지 엄마가 "애 성질 버리겠다"며 내다버리셨었다. ;;; 내 성격처럼 크는건가...
부모내공키우기 - 이남수 지음/민들레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지켜야할 원칙을 지키며 소신있게 아이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을 듣고 싶어 고른 책이었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기가 참 어려웠다. 몇번씩이나 읽던 책을 내려놓고 숨을 골라야 했다. 꼭 공지영의 읽을 때처럼...부정하고 싶은 세상의 치부를 드러내 보여주는데, 그걸 마주하고 앉아 있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솔빛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반장이 되어서 솔빛엄마가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하면서 겪는 일들이 나열되는데...이게 정말 현실일까 싶어 눈을 감고 싶어졌다. 스승의 날, 어린이날에 다른 반과 경쟁하듯이 치장하고 물건을 사야하고, 조금이라도 소박하고 의미있게 행사를 진행하고자 하면 담임 선생님이 우리반만 너무 튄다. 이러는 ..
**수면일지** - 누워서 낮잠자기 시작! 그래, 원래부터 아기가 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내 의지가 약했던 것 뿐. 이틀 연속 체기가 있어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뒷목이 뻣뻣하고 속이 답답, 머리도 아팠다. 도저히 윤우를 아기띠로 안아줄 수가 없었다. 윤우에게 엄마가 아파서 이제 안아줄 수가 없으니 같이 침대에 누워서 자자고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윤우는 조금 슬퍼하더니 이내 스티커북을 가지고 들어가 보겠다고 주섬주섬 챙겼다. 누워서 윤우는 스티커북을 보면서 계속 종알거리고 나는 기진맥진해서 뻗었다. 그리고 둘이 잠이 들었다. 그 날 이후로 계~~~속 누워서 자고 있다. 항상 스티커북을 손에 들고 잠이 든다. 잠드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 너무 편하다. T-T 공갈 젖꼭지를 뗄 때도 ..
리바트 가구와의 대결구도가 한달만에 끝이 났다. 리바트에서 침대를 무상 AS 해주기로 한 것이다. 내가 제안했던 대로 폭신한 안전마감을 붙여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아예 공장으로 침대를 가져가서 각진 부분을 둥글린 후 돌려주겠다고 하더니,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와서 테스트 해보니 완성도가 너무 떨어진다며 유아용 안전재를 구매해서 붙여주겠다고 했다. 이번에 리바트가 저런 결정을 내린 것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센터'에서 시정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번 설에 친정에 가서 신문을 뒤적거리다가 '소비자안전센터'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우리처럼 안전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사례를 수집하고 기업에 시정조치를 하는 소비자보호원 산하 기관이 있었던 것이다! 이 신문에서 안전센터와 함께 안전캠페인을 벌이고 있었고..
내가 요즈음 몰입하는 사상가는 두 사람. 칼 융와 에리히 프롬이다. 칼 융은 이부영이 쓴 을 읽고 눈이 번쩍 뜨여 사랑하게 되었고, 에리히 프롬은 을 읽고 빠져들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는데, 하나는 인간 내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근원성에 집중하여 의문점을 해결하려 한 점이고, 두번째는 '실천하는 이성'이었다는 점이다. 논리와 이성의 영역에서 쉽게 배제되고 무시되는 근원과 이상향에 대해 이들은 끊임없이 추구하는데, 그로 인해 종교적 지도자들에게 보이는 '깨달음'의 면모가 보인다. '실천'은 내가 지성인들을 감히 판단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혹자는 "화살표가 화살표 방향으로 걸어갈 필요는 없다."라며 일부 지성인들의 사상과 삶의 괴리를 옹호하기도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
국민생활안전 캠페인 공동선언에 참여한 한샘, 보루네오, 두 가구업체의 평상형 침대 제품을 살펴보았다. 리바트와는 확실히 다르게 안전문제에 신경쓴 점이 엿보였다. - 리바트(사고 제품) 평상이 90도 직각으로 떨어진다. 모서리에만 둥글림 처리가 되었을 뿐이다. - 한샘 한샘의 경우 평상형 침대는 거의 없고 어린이 침대에만 적용되어 있다. 매트리스와 거의 사이즈가 비슷한 평상이며 매트리스의 밀림을 방지하기 위해 가드를 설치해 놓았다. - 보루네오 가구 모든 평상형 침대의 돌출 부분을 둥글려 놓았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 할 수 있다. 리바트에 요구한 것이 정확히 이러한 정도의 디자인 개선이었다. 그런데 '기술상 어렵다'는 답변이 왔었다. 보루네오와 리바트의 기술력 차이가 그렇게 큰 것인가? 과연?
아이가 나를 미치게 할 때 - 에다 레샨 지음, 김인숙 옮김/푸른육아 윤우가 말끝마다 짜증을 섞는 것이 한달이 넘어가자 내 인내심도 슬슬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예쁘게 얘기하기 전까지는 안해줘!"라고 엄포를 놓기도 하고, "윤우가 짜증을 내면 엄마는 너무 속상해. 다음부터는 '엄마, 도와주세요~'라고 하자. 엄마는 윤우가 짜증내면 잘 알아들을 수가 없어"라고 나의 마음을 먼저 표현한 뒤 대안을 제시해주기도 하고, "윤우야, ****해서 많이 속상했어? 그럼 우리 같이 해보자."라고 육아서에 나온대로 윤우 마음을 읽어주기도 했는데 결국 모든 것이 제자리였다. 마음에 응어리가 지는 것이 느껴졌고(흔히들 사리가 만들어진다고 하는...) 내 분을 못이겨 혼자 괴성을 지르며 방문을 쾅! 열고 쿵쾅거리며 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