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28개월~29개월 수면일지 + 밥먹이기 본문

엄마로 사는 이야기/모유수유 + 잠재우기

28개월~29개월 수면일지 + 밥먹이기

고래의노래 2011. 2. 24. 15:39
**수면일지**

- 누워서 낮잠자기 시작!

   그래, 원래부터 아기가 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내 의지가 약했던 것 뿐. 이틀 연속 체기가 있어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뒷목이 뻣뻣하고 속이 답답, 머리도 아팠다. 도저히 윤우를 아기띠로 안아줄 수가 없었다. 윤우에게 엄마가 아파서 이제 안아줄 수가 없으니 같이 침대에 누워서 자자고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윤우는 조금 슬퍼하더니 이내 스티커북을 가지고 들어가 보겠다고 주섬주섬 챙겼다. 누워서 윤우는 스티커북을 보면서 계속 종알거리고 나는 기진맥진해서 뻗었다. 그리고 둘이 잠이 들었다.
   그 날 이후로 계~~~속 누워서 자고 있다. 항상 스티커북을 손에 들고 잠이 든다. 잠드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 너무 편하다. T-T 공갈 젖꼭지를 뗄 때도 내가 지레 겁먹고 시도하지 않았었는데, 시댁에 공갈을 두고 오면서 자연스럽게 떼게 되었다. 두 번 다 상황이 나를 떠밀어서 문제가 해결되었다. 유약한지고...-_-;;; 고치자.
   가장 큰 숙제였던 '누워서 낮잠자기'가 해결되면서 수면일지 업데이트도 당분간 없을 것 같다. 이제 남은 숙제는 '혼자자기'인가. 이건 먼 미래인 것만 같구나.

- 낮잠의 중요성

   낮잠을 자자고 하면 "안 잘래. 안 피곤해!" 이러곤 한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재우기 시작하면 5분만에 잠이 든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아기가 자신의 몸 상태를 완전히 표현하기는 어려우며 엄마인 내가 컨디션을 조절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데, 가끔 너무 완강하게 자지 않겠다고 할 때는 '정말 안 졸린겐가? 졸리다고 할 때까지 놔둬볼까?' 하는 마음도 들어 헷갈렸었다. 그런데 낮잠의 중요성을 뼈져리게 느끼게 해 준 사건이 터졌다.
   시댁에 가는 데 윤우가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10시 반에서 11시까지 딱 30분 동안이었다. 원래 1시 반에서 2시 사이에 낮잠을 자는데 딱 애매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잠을 재우려 하자 윤우는 버티고...결국 저녁에 집에 가는 길에 깊고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집에 데리고 들어와 대충 씻기고 재우려는데 윤우가 정말 크고 서럽게 엉엉 울기 시작했다. 씻기고 옷입하고 침대에 누워서 잠들때까지 한 20분 동안 계속! 신생아였을 때도 이렇게까지 운 적은 없었는데, 정말 피곤해서 어쩔 줄 모르는 것 같았다. 몸을 뒤척이며 잠을 취하려 자세를 잡는가 싶다가도 바로 잠이 안 들고 피곤함이 엄습하는지 으앙~ 울어버렸다. 옆에서 아무리 안아주고 다독여도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울다지쳐 잠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내가 윤우에게 진짜 해줘야 하는 것은 '호비를 시켜줄까 곰돌이를 시켜줄까' 하는 문제가 아니라, '낮잠을 제 때 재워 윤우의 컨디션을 조절해 주는 것'과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임을.  

- 베갯머리 독서(Bedtime Story) 시작

   지금까지 베갯머리 독서를 시작하지 못한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어이없지만 '조명'이었다. 하나 있던 안방 스탠드가 고장 나 버리고 나서 적절한 스탠드를 고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탠드를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위치가 화장대인데, 화장대는 침대와 마주보고 있으므로 책에 그림자가 생길 것만 같았다. 아이방 용으로 나온 무드등도 생각했는데, 엄마들 카페에 물어보니 '책 읽어주기에는 너무 어둡다'는 의견. 침대 헤드에 집게처럼 꽂는 독서등을 살까 (근데 이건 노란 백열등이 아닌듯)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방법이 생각났다.
   욕실등을 이용해서 안방문 앞에서 읽어주기!!! 베갯머리 독서가 아니라 '문지방 독서'가 되긴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꽤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윤우도 이제 목욕하기 전에 읽고 싶은 책을 문지방에 놓아둔다. 물리적으로 포근한 느낌을 덜하지만, 정서적 포근함은 차이가 없겠지.

**밥먹이기**

- 혼자서 먹기

   혼자서 밥먹기는 사실 아직 완성되지는 못했다. 유아용 젓가락을 사준게 한 달 전쯤인데, 몇 번만 간간히 사용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너무 밥에 관심이 없어하고 김치랑 멸치볶음만 달라고 떼를 쓰기에 혼자 먹어보라고 내버려 두었다. 반찬을 한 번 먹으면 꼭 한 번 밥을 먹이는 규칙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게 오히려 식사에 대한 거부감을 주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해서 윤우 의지에 맡긴 것이다. 신나게 멸치와 김치를 먹고 나면 짜서 밥도 먹으리라 생각했는데, 물을 먹는다...
-_-;;; 뭐 어쩔 때는 밥만 먹을 때도 있으니까 영양 밸런스는 본능으로 맞추고 있으리라 믿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