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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부르는 노래
'다른 사람을 밥먹이면서 오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혼자 있을 때는 끼니를 대충 때우고, 다른 가족을 위해서야 겨우 주방 쪽으로 발을 질질 끌고 갈 정도로 철저하게 '남을 위한 요리'만을 해 왔으면서도 말이다. 나에게 요리는 단지 '의무'였을 뿐 '즐거움'이 아니었다. 요리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벗어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가 6개월 정도 접어들자 우리나라 반찬 요리의 기본 과정에 익숙해졌고, 그제서야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을 건강하게 먹이고 살찌우는 책임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이다. 나는 남들의 평가에 가뜩이나 예민해서 부담과 긴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요리의 신성한 책임..
** 밥먹이기** - x 참는 엄마 아기를 키울 때 흔히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간다'라는 말을 한다. 아기들이 엄마랑 떨어져 있기 싫어하기 때문에 '철저히 혼자여야 하는' 화장실에서마저 그럴 수 없다는 애환을 담은 말인데 나에게는 조금 다르게 해석되는 상황이 있다. 아침마다 아이 밥을 먹여주느라 화장실 신호를 번번히 참게 되는 것이다. ㅠ.ㅜ 나에게는 큰 일과 작은 일에 걸리는 시간이 그리 차이가 나지 않지만 안그래도 식탁에서 탈출할 궁리만 하는 5살짜리 꼬마를 남겨두고 화장실에 가는 일이 쉽지가 않다. 이러다 평생 모르던 변비 생기는 거 아닌가 몰라. T-T - 준비되지 않은 먹기독립 밥 먹을 때 그림책 없이, 장난감 없이, 음악 없이 먹는 연습을 시작했다. 어린이집 생활을 준비하기 위해서 먹기 독립이..
너, 행복하니? - 김종휘 지음/샨티 가끔 윤우가 저렇게만 자라주면 좋겠다 싶은 청년들을 볼 때가 있다.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좁은 통나무 계단을 올라가는데 우리 바로 앞에 남고생 3명이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다른 곳이 아니라 도서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른들에게는 예뻐 보이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면 지금 이 시절이 정말 행복했다고 생각되겠지?"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현명함에 흐뭇했다. 청소년들이란 그리고 특히나 남고생들이란 미래와 과거가 아니라 철저히 현재에 살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미래는 닿고 싶지만 멀고, 과거는 지워버리고 싶은 유치함이다. 시간은 정지된 듯 하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만 느껴진다. 미래의 눈으로 현재를 바라보는 현명함은 아직 젊음의 능력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아이를 낳고 유아책 분야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을 때 명화를 소재로 한 유아용 그림책들을 보고 식겁했었다. 고흐, 로댕, 마티스 등의 작품으로 '사물인지'를 알려주는 책들이었는데, 이를테면 고흐의 그림을 보고 "의자"라며 알려주는 식이다. 이런 책을 만들어낸 출판업자들과 부모들의 마음은 이런 걸꺼다. - '명화'를 아이들에게 익숙하게 한다. 어디가서도 "어, 이거 내가 아는 그림인데?"라는 말이 튀어나올 수 있게. - 공인받을 정도로 우수한 명화의 색감과 형태를 통해 미적 감각을 기른다. 그런데 정작 아이가 미술관에서 를 봤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 저거 의자그림책에서 봤던 거!" 이것 이상이 될 수 있을까? 명화가 명화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림의 시각적 훌륭함보다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
몇 달 동안 사려고 벼르던 아이템이 있었다. 고구마와 귤을 항시 담아두고 먹을 수 있는 그릇. 이제까지는 오목하고 넓적한 유리그릇을 썼었는데 윤우가 이 그릇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안 깨지는 안전한 그릇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로 사소하고 그 용도마저 소박한(-_-;;) 물건임에도 내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가격이 높으면 내 주머니 사정도 문제이거니와 물건의 '본질'에 충실하고 싶은 내 마음과 맞지 않았고, 그렇다고 가격이 너무 낮으면 '이 가격은 누군가를 부당하게 희생시켜서 얻어낸 결과일테지.' 싶은 생각에 꺼려졌다. 적당한 가격에서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물건을 하나 구매하는데 여러 날(또는 달)이 소요되는 나에게 쇼핑은 고행일뿐..
에너지로 넘치는 5살 배기 아이의 신진대사는 30대 엄마의 그것과는 질이 다르다. 더운 피가 온 몸을 거침없이 내달린다. 열이 넘치는 아이는 "엄마도 시원한 바람을 좀 쐬어야지."라며 베란다 문을 열어 젖히기 일쑤다. 물론 나는 그 때마다 진저리를 치며 문을 닫기 바쁘다. 추위에 약한 엄마때문에 윤우는 겨우내 방콕 신세다. 특별히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순전히 놀이를 위한 나들이를 한지는 꽤 오래 되었다. 그런데 이번 주는 반짝 초봄같은 날씨가 이어졌다. 살짝 비를 뿌린 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공기가 상쾌해서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자 마음까지 새로워지는 기분이었다. 이번만큼은 윤우가 가자는 곳으로 머물고 싶어하는 만큼 머물자 작정하고 나들이를 나섰다. 도서관 올라가는 길...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음식이 주는 치유의 힘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마법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지친 마음을 위로받았던 술 한잔의 기억은 있어도 힘을 북돋아 주었던 밥 한 그릇의 추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임신했을 때 혼자 눈물을 흘리며 먹었던 칡냉면의 에피소드가 있긴 하지만 칡냉면은 여전히 나의 혀에만 작용할 뿐 마음에까지 힘을 뻗치지는 못한다. 만화책 처럼 다른 사람들은 마음 속에 품은 '치유의 음식' 하나씩은 있는 것일까. 며칠 전 우리 가족은 꽤 힘든 주말을 보냈다. 나는 나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또 윤우는 윤우대로, 서로서로 맞물려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왠지 모르게 몸에 힘이 없고 축축 늘어졌는데 남편도 마찬가지여서 둘 다 무표정한 얼굴로 아이와 잘 놀아주지도 않고 같이 놀..
겨울은 간식의 계절! 나들이가 힘든 추운 날에는 집안에서 이것저것 간식을 해먹는 재미가 있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내가 룰루랄라~ 리스트업해 놓은 간식목록에는 각종 빵과 과자, 떡들이 가득 했다. 그런데 위치료를 다니면서 금식목록들이 늘어났고 그 목록 안에는 빵과 과자, 떡이 있었다. -_-;;; 안 그래도 입이 짧은 두 남자만을 위해 간식을 만든다는 건 보람없이 수고로운 일일 때가 많다. '맛있겠지'하고 내 놓은 요리를 몇 입 먹고는 멀찌감치 치워버리기 일쑤라서 남은 음식을 나 혼자서라도 '먹어 치울' 수 있게 일단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빵, 떡, 과자 금지령때문에 잔반 처리반 역할도 못하게 되었으니 힘들여 간식을 만들어도 곧바로 냉동실에 갇혀 언제 끝날지 모를 빙하기를..
배경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내 한복판. 키 작은 나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다가 엄마의 손을 찾아 더듬거리며 나아간다. 드이어 엄마 손을 잡았는데, "아유, 귀찮아!" 엄마가 내 손을 냉정하게 뿌리친다. 놀랐고 슬펐지만 슬픔 속에 멍하니 남겨질 여유가 없었다. 내 감정에 솔직해질 그 찰라 속에 엄마가 저 군중 속으로 사라져 나는 고아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더 컸기 때문이다. 한, 6살이나 7살쯤 되었을까? 나에게는 이 순간이 내 생애에서 가장 '처절하게 거부당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끔 나는 이 기억을 꺼내 엄마의 죄책감을 자극하고는 했다. 어떻게 자기 자식 손을 저렇게 '팩'하니 내팽게칠 수가 있었을까. 아무리 되돌아감아 재생을 해보아도 엄마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곰곰히 생각..
사탕과 과자 외에 먹는 것에는 도통 관심없는 5살 배기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먹일 때 스토리를 들이대는 방법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음식들은 뇌리에 남아 끊임없는 상상을 통해 미각을 자극한다. 나만 해도 그랬다. 처음 어떤 음식을 동경하게 된 게 초등학교 2학년 때 '천사소녀 새롬이'를 보고 나서였다. '샬랑얄랑 빙글뱅글~♬'로 시작되는 이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만화영화에서 주인공 '유리'네 가게가 '크레이프'집이었다. '크레이프'라니!?!? 그 당시 한국에는 없던 그 신비의 음식에 대해서 얼마나 상상을 했었던지...결국 대학교 때 상경해 신촌에서 크레이프를 실제로 보았을 때의 그 감격이란!!! 이러니 엄마들이 뽀로로에게 빵과 케익 대신에 밥과 반찬을..
문화센터 수업도, 친구들과의 정기적인 모임도 없는 겨울이 시작되었다. 윤우가 8개월 무렵이었을 때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베이비 마사지 강의를 들은 걸 시작으로 이제까지 항상 일주일에 한 번은 수업을 들었으니까 정해진 스케줄 없는 온전한 자유시간을 윤우는 이제서야 누리는 중이다.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할 3월까지 남은 몇 개월의 꿀같은 자유시간을 어찌 보내야 할지, 정작 윤우보다도 내가 더 몸이 달았다. 여러 놀이책을 뒤적거리면서 윤우랑 할 수 있는 놀이들을 정리하고 스케줄을 짜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윤우가 몸을 배배 꼬며 "심심해~~~"를 외칠 때에는 머리 속이 멍해지고 마는 것이다. 결국 '재미있는 걸 달라'는 요구가 몇 번 계속되자 나는 단순무식하게 돗자리를 펴고 밀가루를 뿌려 주었다. '일탈의 허..
실제로 비행기를 탔을 때 고도가 안정된 시간에 승무원에게 부탁하여 아이들이 점보여객기 2층과 조종실 내부를 살펴보게 함. 기차를 이용할 때도 좀 일찍 나가 여색 전무께 부탁드려기관실을 관찰 '실례합니다만 아이들에게 선생님들 수고와 노력으로 기차가 어떻게 가는지 보여주고 싶은데 가능하겠습니까?" -> 기관실을 보여주는 것만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다. 아이들이 기관사들이 노력해서 이 거대한 기차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하는 것, 바른 인사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식당 종업원에게 부탁하여 주방장의 허락이 떨어지면 아이들을 몰고 조리실에 가봤다. 내가 아이들이 중고생이 될 ㄸ까지 다른 교육기관에 기대지 안고 오로지 학교만 보냈던 것은 공교육이 살았으면 하는 끊임없는 긷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학교교육만 받..
1. 맛있게 먹는 아이 어른들이 맛있께 먹는다. 와구와구 부모가 뭐라 하든 먹는 애는 먹고 안 먹는 애는 안 먹는다. 먹는 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알려줌 아무리 맛없어 보여도 딱 한 입은 먹어보기 우리 아이가 **한 어른으로 자라주면 좋겠다. 그러러면~~~~ 식사예절 2. 의사소통 잘 하는 아이 - 대화 이어가기(상대방에 대한 호감) 오늘 뭐하고 놀았어? 이번엔 엄마한테 물어봐. - 거절 잘 하기 부탁을 들어주고 싶지만 ->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 이번에는 좀 힘들겠다. 3. 밉지 않은 아이 - 조건을 들며 요구하는 것은 안 됨. - 피부색, 나라, 장애에 따른 차이 느끼게 하기 4. 시원시원한 아이 - 나쁘게 말할 거라면 넌지시 빗대어 말하는 감각 -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힘 '엄마 진짜 ..
자기관찰 - 자기 내면이나 주위에서 되도록 모든 것을 살펴보되 마치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처럼 살펴보는 것. 나와 내 것(생각, 감정, 몸)을 구분하기 - 모든 고통은 무언가를 그것이 내 안에 있든 밖에 있든 나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야기. 두려워서 화를 낸다. -> 왜 두려운가? 행복은 우리 본래의 상태 자기가 왜 아픈지 묻는 환자에게 '댁의 이웃에게 약을 처방하죠!" 누군가가 변해서 우리 기분이 나아지기를 원하지만 우리 자신은 여전히 상처받기 쉬운 사람일 뿐. 내가 기분이 좋기 떄문에 세상이 옳은 것. 1천 번 반복하기 1) 우리 안의 부정적 감정 살피기 2) 그게 우리 안에 있는 것이지 외부 현실에 있지 않다는 걸 이해 3) 그것을 나의 본질로 보지 말기 4) 내가 변할 떄 모든 것이 변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