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고래노래의 사는 이야기 (207)
고래가 부르는 노래
밥과 반찬이 아니라 자꾸만 '간식 갓길'로 빠지게 되는 프로젝트.-_-;;; 물론 반찬을 따라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에 일상적인 반찬들인지라 포스팅하기도 부끄러워서 자꾸 비일상적인 레서피만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그 레서피마저 없는 재료, 귀찮은 재료 모두 뺀 헐러덩 고래표. 흠흠 그것이 '아직까지는' 내 한계렸다. 하지만 더 솔직해지자면, 나는 빵 요리를 참 좋아한다. 노릇한 빵 냄새며, 고소한 크림, 찐득한 치즈, 달콤한 소스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취할 때는 밥을 차려먹은 기억보다 빵으로 끼니를 떼운 기억이 더 많다. 그러다가 윤우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식탁에서 빵이 점점 사라져갔다. 이제 간식 이외에 빵을 밥으로 먹는 특별식은 일주일에 한 번, 토요일 아침뿐이다. 딸기잼과 ..
자극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만큼 어려운 게 있을까. '자연(自然)'스럽다는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게 흘려두었다가는 없던 병도 생길 판이다. 시류를 거슬러 오르는 푸닥거림이 있어야만 저 한 쪽 구석에 놓인 자연스러운 삶과 겨우 마주칠 수 있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욕구는 이제 범국민적인 것이 되어서 유기농 식품에 대한 선호가 날로 느는 것 같다. 그 흐름이 자연도 살리고 우리도 사는 '손잡은 유기농'이 아니라 '특별한 고급 먹거리'쪽으로만 기울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이다. 우리 가족도 먹을거리 쪽에 대해서는 일찍 눈을 떠서 한살림과 생협을 이용하고 장을 보면서 첨가물을 확인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생활주변의 물품에 대해서는 대체로 자연스럽지 못했..
10월의 세째주 주말, 당진에 있는 선희네에서 버찌씨가 다들 모였다. 대하 파티를 열기로 한 것이다. 요즈음 버찌씨들과 만나면 헤어지기 전에 꼭 다음 만남 꺼리를 만들곤 했는데, 지난 번 여름에 유진이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다들 전주에 내려갔을 때 "가을이 되면 대하를 먹으러 오라!"던 추기경의 말을 아무도 흘려듣지 않았던 것이다. ㅎㅎ 선희네는 대하철만 되면 지인들을 불러 대하를 사주느라 바빠진다. 딱히 가을이 아니더라도 당진에 놀러 갈 일이 생기면 선희와 추기경(이름이 김수환이어서 우리는 이렇게 부른다. ^^)은 삽교천 근처 시장에서 싱싱한 회며 꽃게를 한 바구니 사다가 우리를 푸짐하게 대접해 주고는 했다. 게다가 이 날은 선희네가 새 집으로 이사한 지 일주일도 채 안된 때였다. 집들이라는 그럴 듯한 ..
엄마가 팥양갱을 참 좋아하신다. 어렸을 때 엄마 생신 선물로 팥양갱을 사드렸던 적도 있다. 그 때는 물렁거리는 설탕 덩어리를 씹는 것 같아 좋아하지 않았는데, 피를 속일 수는 없는지 몇 년 전부터는 일부러 찾아 먹고 싶기도 할 만큼 양갱의 '맛'을 알게 되었다. 윤우는 벌써 양갱 매니아이다. 한 대 걸른 유전은 더 강력한 걸까? 팥양갱 하나 쥐어주면 뺏을 때까지 하나를 계속 쥐고 먹는다. 9월호에는 내가 흥분할 만한 레서피가 가득했다. 간식거리 요리법들이 잔뜩 있었던 것이다. 내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윤우에게 제대로 된 집밥을 먹이고 싶은 마음때문이었지만, 사실 내가 마음 속으로 꿈꿔 왔던 그림을 실현시키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 그림 속에는 '집 간식'이 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대와 떡볶이는 내가 엄청 좋아하는 음식이다. 길거리 순대와 김말이의 위생에 대한 폭로로 떠들썩했을 때 잠시 시들했지만 브랜드 분식집(아딸이나 죠스 떡볶이 등)이 늘어나면서 다시 마음 놓고 먹고 있다. 아이와 하루 종일 씨름을 하고 난 뒤 너덜너덜해진 정신과 몸으로 매운 떡볶이 소스를 묻힌 허파와 맥주 한 캔을 들이키고 나면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ㅂ
아침부터 분주했다. 보통 주말의 일정은 내가 미리 짜놓고 남편에게 통보하는 편인데, 그 주의 스케줄은 홍대 와우북페스티발에 가는 거였다. 도서관에 책을 가져다 주고 다시 집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서 버스를 타야 하니 시간이 빠듯했다. 물론 빠듯하다는 건 충실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나의 기준에서이다. 누구 하나 기다리는 사람없는 온전히 우리들만의 나들이니 말이다. 내가 운전을 하고 나섰다가 도서관에서 주차를 하는데, 3번 시도를 하다가 이 정도면 됐다 싶어서 급한 마음에 얼른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남편은 삐뚤어진 차를 보고는 "이게 다 댄거야?"라며 얼굴을 찡그렸다. 나는 지금은 시간이 없고 조금 삐뚤어지긴 했지만 양 옆의 차들이 문을 여는 데 지장이 없다며 맞섰다. 그러자 남편은 "이래서 차 끌고 ..
내일은 우리의 4번째 결혼기념일이다. 4년 밖에 안되었다니! 라고 현수가 놀라워 하길래 지겹다는 게야? 하고 눈을 흘겨줬는데, 연애 기간이 9년이나 되었던 우리에게 4년의 시간이 묻혀버릴 만도 하다. 결혼을 하고 3개월만에 계획치않게 윤우를 임신해서 우리는 첫 결혼기념일을 산후조리원에서 맞았다. 첫번째 결혼기념일에 호주를 여행하자던 약속은 이미 가을 바람에 먼지날리듯 사라져버린 뒤였고, 엄마와 현수의 성화로 잠깐의 나들이도 하지 못한 채 집 근처의 교보문고에 가서 책 한권을 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었다. 나는 그 후로 매년 현수와 나만의 결혼기념일을 꿈꿔왔다. 하지만 어린 윤우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시댁에 윤우를 하룻밤 맡기기로 결정을 했다. 감사하게도 시부모님께서는 흔쾌히 윤우를..
자취할 때 내 자취방은 각종 곰팡이와 벌레들의 천국이었다. 엄마가 고향집에서 주무시다가 내 방을 생각하면 잠이 안오신다고 할 정도. ^^;; 풍수의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의 흐름'을 믿기 때문에 잘 정돈된 환경 속에서 활기찬 삶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영 몸이 따로 놀았다. 그랬기에 여름에는 항상 초파리들과 함께였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너무 심해서 다용도실 쪽을 살펴보았더니 다용도실 구석구석이 초라피들의 번식장소가 되어 있었다. 비염기가 있어서 코를 훌쩍거리는 아들래미 둔 엄마로서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대청소는 물론 앞으로의 생활을 제대로 바꿔보기로 결심하고 하나하나 실천중이다. 우선 초파리들의 신혼집, 다용도실을 청소하고 정돈했다. 락앤락 음식물쓰레기통을 산 뒤로 쓰..
여름이 뜨겁게 물러가던 9월 초. 오늘은 도대체 뭘 먹이나..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콩국수를 하기로 했다. 시기 상 여름은 갔지만 아직도 뜨거운 햇살 사이로 매미 소리가 청량했다. 여름 별미로 윤우와 여름 분위기를 내보기로 결정. ^-^ 콩국수는 요리책에서 보고 간단하고 만만하다 싶어서 접어서 표시해두었었다. 흰콩 불려 갈아서 만드는 전통 콩국수가 아닌 초간단 콩국수! ^^ (작년에 콩 불려서 만들어 먹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믹서기로 콩을 아무리 갈아도 맷돌만은 못하기에... 콩이 계속 서걱서걱 씹혔다.ㅠ.ㅜ 그 이후로 흰 콩은 계속 냉동실 신세...쩝) 재료 (2인 기준) : 밑줄은 실제 요리에서는 생략한 재료 * 필수재료 : 우유(2팩=400ml), 생식용 두부(1모), 중면(2줌) ▶ 두유, 찌개용..
프로젝트 카테고리에 포스팅 안한지 두 달이 넘어갔다. ;;;;; 변명을 하자면 나는 블로깅만 안 했을 뿐. 요리는 따라하고 있었다. 흠흠... 요리책도 매달 사서 보고 있었고. 쩝쩝. 아이가 기동력이 생기자 돌아댕기기 바빠서 아이랑 놀러 다닌 이야기 쓰다가 요리 블로깅은 뒷전에..-_-;;; 다시 정신을 수습하고 초심으로 back!!!! 가지볶음은 아직 아기가 나오기 전 딱 1년간의 우리 신혼시절에 내가 자주 하던 반찬이다. 새댁에게 있어 가장 맛내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나물(야채)요리인데, 가지볶음은 대충 먹어줄만한 결과가 나왔다. 재료의 맛을 살리면서 최소한의 양념만 하는 다른 나물요리들과는 달리 짭조름한 간장에 흠뻑 젖어 '양념맛 + 쫄깃 질감'으로 먹어주는 요리이기에, 손맛은 없고 대신 양념만 ..
요리책 보고 요리 따라하고 있다니까 예전 희순선배가 '줄리&줄리아' 영화 이야기를 했다. 뉴욕의 평범한 여자가 기분전환으로 프렌치 셰프(메릴 스트립)의 요리책을 따라 1년 동안 524개의 레서피에 도전하면서 이를 블로그에 올리는 이야기. 영화 개요를 보니, 메릴 스트립이 프랑스로 건너가 셰프가 되는 과정과 뉴욕에서 줄리가 메릴 스트립의 요리를 따라하게 되는 과정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교차되는 듯 한데, 재미있을 것 같다. 524개의 요리라면 하루에 1개 또는 2개의 요리를 꾸준히 따라했다는 건데, 대단하구나. 나는 일주일에 하나 따라하기도 힘들다. -_-;;;헥헥 솔직히 말하자면, 요리를 따라하는 것보다 요리 블로깅하는게 더 어렵다. 밀린 블로깅해야 할 요리들이 아직 밀려있는데 언제 써...ㅜ.ㅠ 내가 따..
2주 전에 이사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고민을 했다. 남을 것이냐 떠날 것이냐... 결혼을 해서 분당의 이 집에 둥지를 튼 것이 이제 4년이 되어 간다. 2년 전에는 스리슬쩍 재계약 기간이 지나가면서 자동연장이 되었지만, 다시 2년이 지난 지금 펄쩍 뛰어오른 전세값을 보고 집주인이 무심하게 지나칠 리 없었다. 5,000만원 인상을 요구했고 우리는 이사를 결심했다. 남편의 직장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지금 보다 조금 더 넓은 곳을 바란다면 선택은 한 곳 밖에 없었다. 죽전이다. 이사를 염두해 두고 죽전 지역을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다. 신랑이 괜찮은 아파트라며 찍어둔 곳은 뒤 쪽으로는 탄천의 지류가 흐르고 앞으로는 작은 동산이 있었다.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정류장도 있었고, 탄천 지류를 사이에 두고는 ..
요리를 하면서 고맙게 여기는 대상 1순위가 닭님이라면, 2순위는 부침가루님이다. 그 어떤 재료를 넣더라도 온 몸으로 포용하여 맛있는 부침개로 승화시키는 부침가루님~~~TㅂTb 윤우가 채소의 참맛을 알게 되기까지 채소 섭취는 거의 달걀과 부침개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며칠 전에 밥을 급하게 하느라 매번 넣던 검은 콩을 넣지 못하고 쌀밥으로 쾌속취사를 해버린 적이 있었다. 오분도미를 먹다가 아기들 위에 아직은 현미밥이 부담이라는 이야기를 양쪽 할머니들이 모두 듣고 오셔서 쌀밥 먹이라고 하시는 바람에 당분간은 백미+검은콩 으로 바꿔보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못 넣었던 것. 오랫동안 현미밥을 먹었더니 민숭한 쌀밥이 너무 심심했다. 홀로 남겨진 검은콩을 어쩔까 싶었는데, 요리책에 마침 적절한 요..
지난 번에 꼬아 캐릭터를 정리해서 블로깅해 보니, 이제까지 만들고 그린 애들 한번씩 정리해보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하나씩 해 볼 생각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여자아이가 추비 Chubi 이고 아기 사자 이름이 룹 Lup 이다. 이 때는 별 뜻 없이 그저 생각나는 대로 지었다. T-T 컨셉이 없는 아이들었던 것...그래서 스토리라인도 없고 배경설정도 없다. 추비의 가슴에 달린 커다란 방울은 이렇게 곰인형으로 변신도 한다. 웃는 일도 우는 일도 없는 무동심(無動心) 아이. 그렇다고 냉혈한은 아니다. 그저 마음이 절대적으로 평화로운 것 뿐. ^^;; 이렇게 항상 룹이 추비에게 당하는 관계. 그래도 추비룹을 데리고 팝업책을 하나 만들었었다. 친구가 홈피에 쓴 글을 토대로 만든 가장 간단..
이건 정말 만든지 오래됐다. 한 달 쯤 된 듯 하다. 이렇게 포스팅 미루다가 쑥들이 다 쑥 들어가 버릴것 같아서 (루시드 폴버전 개그 -ㅂ-v) 정신 차리고 자판 두들긴다. 나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쑥만큼은 좋다. 그 향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 특히나 쑥 아이스크림은 최고~~~ 이번에 만든 건 쑥으로 만든 떡! 쑥개떡이다. 재료 (4인 기준) * 필수재료 : 쑥(4줌=200g), 멥쌀가루(4컵), 소금 약간, 참기름(1) * 양념재료 : 설탕(1), 소금(0.3) 요리법 1. 쑥은 손질해서 데친 후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가볍게 짠다. 2. 데친 쑥을 푸드프로세서에 넣어 곱게 간다. (절구로 찧어도 OK) 3. 멥쌀가루에 쑥과 양념을 넣어 섞은 후 치댄다. 4. 둥글 납작하게 모양을 빚는다. 5.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