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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부르는 노래
요즈음...마음이 아프다. 원래는 일기처럼 쓰려던 이 블로그가 어느 새 육아일기와 육아철학에 대한 글 들로 가득 차면서, 나는 내 공간이던 이 곳조차도 마냥 내 것처럼 느껴지지 않아, 속 마음 하나 털어내지 못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하지 말란 것도 아니고 100% 내가 스스로를 가두고 틀에 끼워 넣고 있는 상황. 참, 웃긴다. 뭐 하는 짓인지... 어머님이 결혼 전에 어느 스님에게 날짜를 받으러 갔을 때 그 스님이 내 사주를 보더니 '걱정이 많다'고 했단다. 이제 걱정 그만하고 싶은데 내 발목을 잡고 놓지를 않는다. 신이시여...좀 도와주소서.
재료 * 재료 : 두부 반모(스테이크 두툼하게 3개 정도가 나옴), 빵가루, 다진마늘, 다진양파, 달걀 1개, 소금 약간 * 스테이크 소스 재료(스테이크 3개 분량) : 케첩(4), 굴소스(3), 다진마늘, 물 50cc, 버터, 양송이(6개), 양파채 (굴소스는 레드와인으로 대체가능하나 대체할 경우 꿀을 추가하고 끈기를 더하기 위해 전분을 조금 섞는다.) 요리법 1. 양파와 양송이를 잘라서 준비해둔다. 2. 두부를 면포에 싸서 물기를 꼭 짜면서 손으로 으깬다. 3. 큰 그릇에 물기 짠 두부와 나머지 스테이크 재료를 넣고 반죽하며 잘 치댄다. 4.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동그랗게 모양을 잡은 두부 스테이크를 올린 뒤 호떡굽듯이 지그시 눌러준다. 5. 다른 팬을 준비해 달군 후 녹인 버터에 양송이와 양파채..
2004년쯤부터 소화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명치 끝이 답답하고 묵직한 느낌에다가 뒷목이 당기고 머리가 아팠다. 이 증상이 한 번 나타나면 하루종일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있는 수 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굶고 나면 손 하나 까닥할 기력조차 없어지는데 그제서야 답답함은 가라앉고는 했다. 몇번의 내시경 검사에도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고 끙끙거리고만 있었는데 남편이 인터넷을 검색하더니 '담적병'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적은 소화기능 부족으로 위장 내에 잔류한 음식이 부폐하면서 세포 사이사이에 들어가 굳어지고 이것이 위장운동을 방해해서 소화장애가 더 심해진다는 병이다. 지난 해 11월 관련 한방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고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약은 ..
* 감자도우 피자 레서피는 블로그 맨 아래에 있습니다.다음 주 월요일이면 드디어 윤우도 어린이집에 다니게 된다. 아직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싫은 윤우에게는 가혹한 3월이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주 어린이집으로 신입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왔을 때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윤우는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계속 집에 가자며 졸랐다. 한참이나 준비가 안 된 아이를 과연 어린이집에 억지로 보내는 게 맞느냐의 문제를 두고 고민하다가 결국 본래의 계획대로 부딪혀보기로 했으니 이제 문제는 '구슬리기'였다. 좋은 일, 좋은 기억, 좋은 물건들과 어린이집을 연결시키기!한참 전부터 나는 윤우의 어린이집 등원을 앞두고 등원기념 파티를 열어주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이집에 갈만큼 큰 형아가 된 것을 축하하는 기념파티로 케잌과 촛..
여느 날과 다름없이 정신없는 아침식사 시간이 지나고 게으름뱅이 윤우를 꾸역꾸역 먹이고 있는데 식탁 바로 옆 달력을 보니 오늘이 2월 14일이다. 출근하는 남편에게 멋적게 말했다. - 발렌타인데이네. ㅎㅎㅎ 사랑해. " 뭘 주고 그런 말 해라. -ㅁ-+" - 여직원들한테 받아요. ㅋ " -0- ..." 민망한 빈손을 흔들며 남편을 보내고 식탁으로 돌아오니 윤우가 물었다. "엄마 뭘 받아?" - 아,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주는 날이야. "엄마 윤우 사랑해?" - 그럼 사랑하지. "그럼 오늘 내가 아빠랑 가서 경찰차 사줄께." - (받는 사람이 내가 맞나? ;;;) ㅎㅎ 오늘은 주로 먹을 걸 선물로 줘. 직접 한 음식이라든지...초콜렛이라든지. " 그럼 내가 엄마한테 초콜렛 줄께." - ㅎㅎㅎ 고마워...
'다른 사람을 밥먹이면서 오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혼자 있을 때는 끼니를 대충 때우고, 다른 가족을 위해서야 겨우 주방 쪽으로 발을 질질 끌고 갈 정도로 철저하게 '남을 위한 요리'만을 해 왔으면서도 말이다. 나에게 요리는 단지 '의무'였을 뿐 '즐거움'이 아니었다. 요리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벗어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가 6개월 정도 접어들자 우리나라 반찬 요리의 기본 과정에 익숙해졌고, 그제서야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을 건강하게 먹이고 살찌우는 책임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이다. 나는 남들의 평가에 가뜩이나 예민해서 부담과 긴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요리의 신성한 책임..
몇 달 동안 사려고 벼르던 아이템이 있었다. 고구마와 귤을 항시 담아두고 먹을 수 있는 그릇. 이제까지는 오목하고 넓적한 유리그릇을 썼었는데 윤우가 이 그릇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안 깨지는 안전한 그릇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로 사소하고 그 용도마저 소박한(-_-;;) 물건임에도 내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가격이 높으면 내 주머니 사정도 문제이거니와 물건의 '본질'에 충실하고 싶은 내 마음과 맞지 않았고, 그렇다고 가격이 너무 낮으면 '이 가격은 누군가를 부당하게 희생시켜서 얻어낸 결과일테지.' 싶은 생각에 꺼려졌다. 적당한 가격에서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물건을 하나 구매하는데 여러 날(또는 달)이 소요되는 나에게 쇼핑은 고행일뿐..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음식이 주는 치유의 힘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마법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지친 마음을 위로받았던 술 한잔의 기억은 있어도 힘을 북돋아 주었던 밥 한 그릇의 추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임신했을 때 혼자 눈물을 흘리며 먹었던 칡냉면의 에피소드가 있긴 하지만 칡냉면은 여전히 나의 혀에만 작용할 뿐 마음에까지 힘을 뻗치지는 못한다. 만화책 처럼 다른 사람들은 마음 속에 품은 '치유의 음식' 하나씩은 있는 것일까. 며칠 전 우리 가족은 꽤 힘든 주말을 보냈다. 나는 나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또 윤우는 윤우대로, 서로서로 맞물려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왠지 모르게 몸에 힘이 없고 축축 늘어졌는데 남편도 마찬가지여서 둘 다 무표정한 얼굴로 아이와 잘 놀아주지도 않고 같이 놀..
겨울은 간식의 계절! 나들이가 힘든 추운 날에는 집안에서 이것저것 간식을 해먹는 재미가 있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내가 룰루랄라~ 리스트업해 놓은 간식목록에는 각종 빵과 과자, 떡들이 가득 했다. 그런데 위치료를 다니면서 금식목록들이 늘어났고 그 목록 안에는 빵과 과자, 떡이 있었다. -_-;;; 안 그래도 입이 짧은 두 남자만을 위해 간식을 만든다는 건 보람없이 수고로운 일일 때가 많다. '맛있겠지'하고 내 놓은 요리를 몇 입 먹고는 멀찌감치 치워버리기 일쑤라서 남은 음식을 나 혼자서라도 '먹어 치울' 수 있게 일단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빵, 떡, 과자 금지령때문에 잔반 처리반 역할도 못하게 되었으니 힘들여 간식을 만들어도 곧바로 냉동실에 갇혀 언제 끝날지 모를 빙하기를..
사탕과 과자 외에 먹는 것에는 도통 관심없는 5살 배기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먹일 때 스토리를 들이대는 방법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음식들은 뇌리에 남아 끊임없는 상상을 통해 미각을 자극한다. 나만 해도 그랬다. 처음 어떤 음식을 동경하게 된 게 초등학교 2학년 때 '천사소녀 새롬이'를 보고 나서였다. '샬랑얄랑 빙글뱅글~♬'로 시작되는 이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만화영화에서 주인공 '유리'네 가게가 '크레이프'집이었다. '크레이프'라니!?!? 그 당시 한국에는 없던 그 신비의 음식에 대해서 얼마나 상상을 했었던지...결국 대학교 때 상경해 신촌에서 크레이프를 실제로 보았을 때의 그 감격이란!!! 이러니 엄마들이 뽀로로에게 빵과 케익 대신에 밥과 반찬을..
아이를 재우다 눈을 뜨고 문밖으로 나와보니 이미 시간은 11시이다. 하마터면 2012년에 깨어날 뻔했다. -0- 윤우아빠가 윤우와 함께 새우깡을 먹다가 '안주의 유혹'에 맥주 한 캔을 흡입하더니 곯아떨어져 버려 나를 깨울 수가 없었던 거다. 그저 하루가 지나고 또 다른 하루가 오는 것 뿐인데 해넘이라는 건 사람 마음을 참 다르게 만든다. 부랴부랴 샤워을 하고 깨끗한 몸(!ㅋㅋ)으로 새해를 기다렸다. 2011년을 돌아보니 '결국엔 좋았던 일들'만 떠오른다. 힘들고 지치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좋은 결과를 위한 과정이었을 뿐 아픔으로만 남은 상처는 없었다. 내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숙제로 여기는 것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이 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사랑 안에서 그들이 나로..
12월은 온전히 크리스마스를 위한 한 달이다. 밤하늘의 별이 모두 땅 위에 내려 앉은듯 온 세상이 반짝이 전구로 빛나는 시기. 연말연시의 분위기라는 건 이제 크리스마스와 한묶음으로 녹아버려서 크리스천이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집안에 트리 하나쯤은 장식하게 된다. ^^ 12월의 1일,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으로 우리집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매우 좋아하는 나는 혼자 자취를 할 때도 12월이 되면 반짝이 전구로 원룸을 장식하곤 했다. 그 때 사두었던 반짝이 꼬마전구들이 매년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집이 좁아 크리스마스 트리를 놓을 공간이 없어서 고민을 하다가 진한 와인색 에어컨에 꼬마전구들로 트리 모양을 만들었다. 에어컨의 특성상 집 안쪽으로 몸을 틀고 있기 때문에 저 곳에 장식을..
미운 4살, @이고 싶은 7살이라고 하지만 지금보다 더 한 상황이 있을거라고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요즈음이다. 끈기없고 의욕도 없는 데다가 벌려놓고 수습하지 않는 뻔뻔함까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온갖 취약점이 4살 배기 작은 아이게게 꽉꽉 들어찬 느낌이다. - 참을성 제로 무언가 달라고 요구를 한 뒤 1초가 지나면 "왜 이렇게 빨리 안 돼?"라며 재촉을 한다. 2초도 아니고 분명 1초다. 과자나 요구르트같이 바로바로 줄 수 있는 거라면 모르지만,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떡이나 빵을 해주는 사이에는 이러한 재촉과 짜증을 내내 받아내야 한다. 심지어 만화영화가 조금만 길어도 너무 길다며 못 본다. - 의욕 제로 제 손으로 해 보려는 의욕이 전혀 없다. 무언가를 찾을 때 손으로 찾지 않고 눈으로 훑으면서 없다고..
11월의 마지막 주말, 청주의 엄마, 아빠가 우리 집에 올라오셨다. 3주 간격으로 있는 엄마, 아빠의 생신을 한꺼번에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항상 생신 때가 되면 우리가 청주로 내려가곤 했는데 생각해보면 정작 생일 당사자의 집에 내려가 우리가 배불리 얻어먹고 오는 식이니 어딘가 어긋난 느낌이 진작에 있었더랬다. 생일 파티는 외식으로 한다쳐도 그 외의 아침, 저녁 등 남은 끼니들은 고스란히 부모님의 책임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게다가 아빠는 예전부터 청계천이 보고 싶다며 엄마에게 노래를 부르셨단다. 딸네 집에서 하룻밤 자면서 사위랑 편하게 술잔도 기울이고 마음껏 서울 나들이도 해보는 아빠의 꿈을 "늙어서 애들 성가시게 하면 안되는겨!"라며 엄마가 내내 꺾어오셨던 터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말마다 가는 나의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