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삶이 글이 될 때/읽고 보다 (79)
고래가 부르는 노래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돈키호테를 보러 갔다. 발레를 본격적인 무대로 접해본 건 아마 이번이 두번째.몇 년 전에 친구들이랑 보았던 호두까기 인형이 첫번째였던 듯 싶다. 발레라는 예술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발레를 한 번쯤은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을 만큼 그 전형적인 우아함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은 만화책 '스바루'에 나와서 알게된 세계적인 발레단이라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무대로, 그들의 공연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물론 스바루에서처럼 발레리나의 몸짓에 최면이 걸리거나 격하게 흥분하지는 않았지만 발레단을 서포트하는 오케스트라의 소리때문인지 꿍이가 마구마구 움직여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 음악 태교를 안해주었던가...-_-;; ..
장미와 찔레 (일반판) - 조동성.김성민 지음, 문국현.윤석금.박기석 감수, 낸시랭 표지디자인/IWELL(아이웰) 아주 오래 전부터 인터넷 서점의 마이리스트에 올려놓았던 책이었지만, 각종 업무 활용서에 밀려 읽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어떤 영감이나 동기를 부여해주는 '우주의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신비로움을 나는 어느 정도 믿고 있는데,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게 된 것도 나의 의도가 아닌 우연한 마주침이었다. 다른 책을 찾기 위해 사회과학 서적 부분을 뒤적거리고 있었는데 이 책이 나보란듯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 책의 주제가 가지고 문제점이 해결되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그래, 이게 타이밍이다!'라고 여겨 빌리게 되었다. 한 여자 사원이 회사업무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그 주..
통계의 미학 - 최제호 지음/동아시아 스스로 일하고 싶은 동기를 확실하게 부여해주었던 상사가 있던 시절, 회사에서는 근무시간 중 또는 근무시간 후에 스터디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들 중 가장 야심차게 준비되고 진행되었던 것이 바로 '통계수업'이었다. 어떤 회사라도 그렇겠지만, 윗 분들은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시작 전의 근거와 일을 마친 후에 그 효과에 대한 보고를 듣기를 원했고, 직원들은 "수적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이러한 업무에 대해 항상 난감하게 여기고 있었다. 어디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아 단지 이리저리 부딪히고 깨져가며 경험으로 체득해야 하는 "숫자놀음"은 말단사원에게나 팀장에게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모든 회사 업무의 기본이 되는 이런 '숫자와의 싸움'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주고자 기획되..
성남문화재단의 모니터링 교육을 받으며 더욱 관심이 많아진 "공공미술" 그러던 중 우연히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서울 문화예술탐방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는데, 프로젝트 내용 중 "이것이 공공미술이다."라는 주제로 화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한 달 전 참가 신청을 해두었었다. 지난 주의 일본여행의 피로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아주 오래 전에 벼르고 신청해 두었던 탐방 프로그램이었기에 참여가 확정되었다는 메세지를 받고 화요일 아침 일찍 시청 앞으로 향했다. 약속시간보다 25분쯤 일찍 도착하게 되어서 뙤약볕에서 서서 기다려야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벌써부터 알록달록 예쁘게 치장을 한 프로젝트 버스가 에어컨을 빠방하게 틀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젝트 버스의 실내 모습. "정글"을 컨..
따사로운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나는 그 이상향과는 반대로 타인에 대한 대단한 방어심리를 가지고 있기도 해서, 나의 행동과 미래를 바꾸기 위해 여러가지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읽은 또문(또 하나의 문화) 출판사의 책은 그러한 마음 중에서도 꿍이의 교육과 관련한 방향을 잡아보고 싶어 선택했었다. 공동육아와 교육에 대하여 관심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책은 훨씬 더 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바로 "돌봄"에 대한 것. 책이 이야기하는 주제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생산성을 강조하는 근대..
성남중앙도서관에 처음 가서 책을 빌리는데 미리 빌리고자 했던 책 중에 막상 내용을 확인하니 별로인 것이 있어서 대신 무엇을 빌릴까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큐레이터를 꿈꾸었던 때도 있었고 지금도 아주 관심이 많다. 게다가 요즈음은 진짜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마지막으로 설계해 보고자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여러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던 중이어서 선뜻 책 이름을 보고 빌리게 되었다. 아래와 같이 같은 영역 안, 서로 다른 분야의 기획자들이 나름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비엔날레 전시 기획자의 이야기 - 김홍희 사립 미술관의 경영 이야기, 이응노 미술관 - 박정욱 동네와 함께하는 공공미술 - 스톤앤워터 박찬웅 더 나은 공공미술을 위해서 - 아트컨설팅서울 박삼철 전통과 현대의 ..
를 읽고 전시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는 즈음에 보게 된 전시여서 느낌이 남달랐다. 짜임새 있게 기획된 전시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 동선이 확실하지 않았고 관람객들을 우왕좌앙하게 만들었는데, 하나의 전시 주제가 각 작품에 고르게 배열되어 있는 경우라면 모를까, 이번처럼 4개의 소주제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전시에서 동선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은 순차적인 관람흐름 속에서 큰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는 커다란 공간에 이리저리 방향이 뚫려있어서 과연 어디를 먼저 봐야하는 것인지 내내 혼란스러웠다. 전시 제목 선정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라는 말에서 어디에 주목을 해야할지 헷갈린다. 실제로 ..
우주를 다녀온 미국 우주 비행사들의 우주체험 뒤의 변화에 대한 고백이 이어진다. 이 책은 그 변화를 아래의 4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 신에게 귀의 - 사업가, 정치가로의 변신 - 극심한 정서적 변화로 인한 고통 - 우주 자체 본질에 대한 믿음 이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 지구궤도만을 비행하는 것과 지구 궤도를 벗어나 지구를 바라보는 것과의 차이 - 우주 비행동안 사색할 시간이 있는가의 여부 - 우주 유영의 경험이 있는가의 여부 에 따라 그 경험결과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지구궤도를 돈다는 것은 지구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저 먼 곳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느낌, 비행기에서의 느낌이 조금 더 확장된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를 한 눈에 볼 수..
학교 서점에서 산 기억이 있으니 아무리 기깝게 잡아도 산지 5년은 넘은 책이다. 5년 동안 완독을 하지 못했었는데, 며칠 전에 끝내게 되었다. 아르헨티나 출생이었던 그는 자신의 나라뿐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 전체를 커다랗게 혁명의 대상으로 보았다. 그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피텔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성공시키지만, 콩고 혁명이 좌절되고 볼리비아 혁명에서는 사로잡혀 처형당하게 된다. 그를 마르크스 주의자라고 정의하기보다 철저한 휴머니스트라고 평가내리는 이유는 인간에 대한 그의 끝없는 희망때문이다. 아래 어록에서 알 수 있듯이 체 게바라 자신은 물론이고 피델 카스트로 역시 공산주의의 모순점에 대해 고민했으며 그들을 둘러싼 상황에 맞게 사상을 실행하고자 꽤 유연한 자세를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입장때..
14만 4천명이 파피용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새로운 안식처를 찾아 천년동안의 여행을 한다. 그 여행을 준비하기까지의 지리한 기술적, 사회적 싸움와 여행을 하는 도중에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변화 그리고 목표달성 후 겪게되는 예상 외의 사건들. 책 내용은 이렇게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큰 줄기내용은 생존과 변화를 향한 시도가 결국은 도돌이표 행진이라는 이야기. 매트릭스의 결론과 맥락이 같다. 하지만 면서 인간에 대한 마지막 희망의 끈은 놓지 않는다. 이래나 저래나 우리 안에서 희망을 찾는 것 외에 꿈꿀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겠지. 불교에서도 해탈에 이르지 못한 생명들이 끝없이 환생을 반복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우리 스스로 부처가 되는 것(해탈하여 다시..
영화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게 몇 개월째인데, 끌리는 영화가 없어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끌리는 영화들은 모두 너무 마이너한지라..영화관 찾아가기가 힘듦..ㅠ.ㅜ) 몸이 좋지 않아 축축 젖은 빨래처럼 늘어진 나를 대신해 현수가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러가자고 했다. -ㅂ- 현수한테 괜찮겠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좋다면 자기도 좋다는 반응. 파트너의 기호가 무던한 것은 여러모로 좋다..^^; 영화에 대해서는 그리 할 말이 없다.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다. 섹스 앤 더 시티에 대해서는 여성들의 일과 사랑,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지침서와 같은 시리즈 물이었다는 평가가 주요하지만, 사실 이 작품은 여성들의 현실을 반영하기보다는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아기를 둔 엄마와 직장여..
현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문화적 특징은 초월성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열망이다. 경제적 풍요는 극소수 사람들만이 추구하던 자아실현을 거의 모든 사람이 추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화시켰다. -> 이 시대 변화의 3가지 주요요소 내 일에 대한 질문 충요 : 비물질적이며 초월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자동화 : 컴뉴터가 이 일을 더 빨리 할 수 있나? 아시아 : 해외의 사람들이 이 일을 더 싸게 할 수 있나? 하이컨셉 :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 하이터치 : -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 -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 -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 내는 능력 MFA(Masters in Fine Arts) 미래 인재의 6가지 ..
허버트 벤슨의 명상 이완법 눈을 감고 코로 들이쉰다. 그리고 코로 내쉬면서 "옴"소리를 속으로 낸다. 이를 10~20분 반복한다. 다른 명상과 비교하면 20분을 하는 것이 좋다. 명상을 하다가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각이 나면 다시 "옴" 소리에 집중한다. 이 소리는 생각을 차단하는데 놀라운 효과가 있다. 20분이 지나면 눈을 계속 같은 상태에서 1분간 다른 생각이 다시 머리에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1분 후 천천히 눈을 뜨고 일상생활을 시작한다. 이런 방식으로 1회 10~20분씩 아침식사 전, 저녁식사 전 하루 2회 정도 한다. 여기에 시각화를 같이 하는 것도 좋다. 디베트 승려들은 눈을 감고 타오르는 불의 시각화를 통해 이완됨을 느낀다. 이 불의 목적은 부적절한 생각의 불결..
지난 주말에 남자친구에게 Monet 공짜표가 생겨서 오랫만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예전에 신촌에 살 때는 심심할 때마다 놀러오곤 했던 곳인데... 벌써 이렇게 뜸해지니 분당으로 이사가면 어찌될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거장 작품들의 전시가 연이어지니 사람들의 취향을 편하게 소비하려는 미술관들의 안일한 행동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큰 전시회는 일부러 안가고 있던 참이었다. (미술관들이 같은 컨셉의 전시를 비슷한 시기에 열어 버리니 다양한 전시를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씁쓸했다.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현대미술전시가 주는 "자극"도 상큼한데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더 만족스러웠다. 인상파의 선구자답게 그는 자연의 변화에 집중하고 그 속..
칼리 피오리나의 자서전에는 반갑게도 한국에서의 출장 이야기도 들어있다. 물론 그 이야기의 핵심은 "접대문화"이다. 여성 간부로써(그것도 외국인!) 90년대 초반의 한국식 접대문화를 경험했던 그녀의 경험이 재밌게 쓰여져 있다. 아래의 그 부분의 인용이다.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상대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을 존중함으로써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신뢰를 쌓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신뢰와 존경은 성공적인 협의의 토대이며, 합의하지 못하는 동안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한데 엮어주는 토대이다....(중략)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함께 술을 마시면서 신뢰와 존경이 쌓인다. 사무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서 맑은 정신이 흐트러지면, 누구나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그러면 상대의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