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미술전시 기획자들의 12가지 이야기 본문
성남중앙도서관에 처음 가서 책을 빌리는데 미리 빌리고자 했던 책 중에
막상 내용을 확인하니 별로인 것이 있어서 대신 무엇을 빌릴까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큐레이터를 꿈꾸었던 때도 있었고 지금도 아주 관심이 많다.
게다가 요즈음은 진짜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마지막으로 설계해 보고자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여러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던 중이어서 선뜻 책 이름을 보고 빌리게 되었다.
아래와 같이 같은 영역 안, 서로 다른 분야의 기획자들이 나름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비엔날레 전시 기획자의 이야기 - 김홍희
사립 미술관의 경영 이야기, 이응노 미술관 - 박정욱
동네와 함께하는 공공미술 - 스톤앤워터 박찬웅
더 나은 공공미술을 위해서 - 아트컨설팅서울 박삼철
전통과 현대의 만남 -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나선화
대안미술공간, 쌈지스페이스 - 김홍희
사고파는 미술품 - 서울옥션 박혜경
미술 아카이브, 작품에 대한 기록 - 삼성미술관 기록보존소 김철효
예술경영, 문화행정의 중요성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김찬동
그 중에서 이응노 미술관에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응노 미술관은 대전에 위차한 사립 미술관이다. 이곳의 소장은 이응노 화백의 부인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미술관 총감독의 일을 맡게 되는데, 개인의 이름을 건 사립 미술관이 지니는 차이점때문에 그 운영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 깊었던 것 같다.
박정욱 소장은 정리되지 않았던 자료를 모두 모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화가의 화풍과 연관지어 정리하고 미술관의 전시체계를 다시 세운다. 그 뒤에는
- 큐레이터 선발과정
- 세브르 국립도자 박물관과의 공동전시 기획
- 공동전시 실행을 위한 한 달간의 작업
- 이응노 화백의 작품과 여러 예술 영역과의 교감 작업
- 일반 대중을 위한 프로그램 기획
과 같은 그야말로 미술관에서 벌어질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방에 위치한 사립미술관이 가질 수 있는 전시기획, 대중성의 한계를 넘고
작품과 연극, 작품과 음악의 접점을 찾아 공연을 펼치고,
아이들을 위한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전시와 관련된 월례강의를 진행해가는 모습이
벅찬 느낌으로 다가왔다.
책읽는 동안 궁금했던 콧대높은 "세브르 국립도자박물관"과의 공동전시가 지금 대전시립박물관에서 8월 초까지 열리고 있다. 위치를 찾아보니 대전시립박물관은 이응노 미술관 바로 옆이다. ^^; 뭔가 이응노 미술관이 이 전시에 조금은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스톤앤워터의 문화동네 만들기도 흥미로웠다. http://www.stonenwater.org/
스스로를 기존 미술관에 대한 보충공간이라고 설명하는 스톤앤워터는 그 설명처럼 보통 미술관들이 하지 않는 '파고들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생활 속의 예술을 이야기하고 동네(안양시)를 문화적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즈음 내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문화예술로 인해 교감하고 변화하는 공동체. 이러한 교감으로 결국은 서로를 인식하고 결국은 함께 잘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부분은 박물과장님의 유물에 대한 열정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내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에 가본 적은 딱 한 번. 만화와 예술의 크로스오버 관련 전시회였다.
하지만 내가 처음 경험한 전시회와 달리 이 곳 관장님은 대중이 원한다기보다 대중에게 알려야할 의무감과 책임으로서의 박물관 역할을 더 중요시하시는 분이었다. 유물박굴과정의 고단함과 어려움을 이겨내며 보람을 찾는 이야기에서 그 분의 인품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대학교 박물관을 가본 것도 재학시절 내내 1~2번 정도였던 것 같다.
어떠한 전시물을 보았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신촌에 갈 기회가 생기면 대학교 박물관을 다시 들어가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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