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우연이 만드는 역사 - Monet 본문
지난 주말에 남자친구에게 Monet 공짜표가 생겨서 오랫만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예전에 신촌에 살 때는 심심할 때마다 놀러오곤 했던 곳인데...
벌써 이렇게 뜸해지니 분당으로 이사가면 어찌될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거장 작품들의 전시가 연이어지니
사람들의 취향을 편하게 소비하려는 미술관들의 안일한 행동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큰 전시회는 일부러 안가고 있던 참이었다.
(미술관들이 같은 컨셉의 전시를 비슷한 시기에 열어 버리니 다양한 전시를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씁쓸했다.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현대미술전시가 주는 "자극"도 상큼한데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더 만족스러웠다.
인상파의 선구자답게 그는 자연의 변화에 집중하고 그 속에서 우주를 찾으려 했다.
전시회장에 처음 들어가면 그의 사진들이 조금 나온 뒤 보랏빛 색채가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그가 말년에 집중했던 수련연작들을 연이어 전시했는데, 가까이 보면 참으로 여러 색깔들을 썼는데 멀리서 보면 온통 연보라색이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몽롱하게 취해 빠져들 것만 같다.
(고흐의 색은 노란색이라고 생각한다.고갱의 색은 진한 팥죽색~~^^ 나름대로의 생각..)
사실 연못과 수련은 그가 그저 보고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가꾸었다고 하는데
목적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이런 우연이 고맙다.
물의 변화무쌍함을 사랑했던 모네는 "물의 화가"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하나의 소재에 집중했던 그의 집요한 열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모네는 추상주의에도 최초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이런 추상화가적 변화는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악화의 영향이 크다.
앞이 잘 보이지 않으니 보다 더 선명한 색조로 거친 붓선을 사용하여 그림을 완성하였는데
이것이 훗날 추상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역사를 보면서 여러 번 느끼는 거지만
일의 흐름은 의도한 방향보다 우연에 의해서 결정되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다.
물론 그 우연을 어떻게든지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어 보고자 애써야 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 우연이 만들어주는 결과가 이렇게 유쾌할 때도 있으니 통제할 수 없는 바에야 즐겨야 하겠지. ^-^;;
구글에서 블로그에 올릴 모네 그림을 찾다가 재미있는 이미지를 발견했다.
Monet 색 털실이란다.
이런 발상을 했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색깔 배합도 아항~ 이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올 만큼 잘 만들었다.
감성과 제품의 결합이라는 것은 이런게 아닐까?
이걸 웹서비스에 적용해본다면?
재미있는 상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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