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삶이 글이 될 때/읽고 보다 (79)
고래가 부르는 노래
네 마음대로 해 1 - 콘노 케이코 지음/대원씨아이(만화) 간만에 건진 걸출한 만화 작가. 킨노 케이코. 그녀의 그림체를 보면서 계속 어디선가 본 그림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검색해보니, 그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도 "너는 펫"의 작가와 헷갈렸던 듯. 담담하면서도 성숙한 만화가 마음에 든다. 이 만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으로서의 섹스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직도 돈이 오가는 섹스는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밖에 구원받을 길이 없었던 가련함에는 또 마음이 흔들렸다. _ 2004.03.08
생각의 탄생 -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에코의서재 아. 읽기 힘들었다. 결국 정독하지 못하고 후반부에는 필요한 부분만 스킵해가면서 읽었다. 여러 책을 읽어가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 대부분의 책이 하나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을 뿐이라는 것. 기본적으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이지만, 결론으로 갈수록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하고 있다. 다르게 생각할 줄 알았던 그들은 '결국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았던 사람들이라는 것.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론이라는 것 또한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긴밀히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조금만 더 확장시키면 '신'이라는 주제에 이르는 것이다. 닿..
지구를 입양하다 - 니콜라스 앨버리 외 엮음, 이한중 옮김/북키앙 아주 아주 오래 전에 구입했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그만큼 진도가 느려지는 부분들이 있다. 제목은 '지구를 입양하다'이지만 사실 이것은 이 책에 나와 있는 많은 대안 아이디어들 중 하나이다. 제목때문에 이 책이 친환경적인 내용으로만 묶여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말그대로 대안적 삶,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모아놓았다.(그 안에는 물론 환경에 대한 부분도 있다.) 요즈음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소규모 공동체'. 독립적인 규모의 폐쇄적 공동체가 아니라, 지금 내 삶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이웃 공동체, 지역 공동체에 관심이 많다. 자기 집을 카페로 만들고 거리로 벤취와 커피를 가지고 나가는 소소한 도발이 주는 훈훈..
비밀 1 - 시미즈 레이코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시즈미 레이코의 팬이 아니다. 그녀가 대단하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단지 내 취향이 아니다. 달의 아이를 읽다가 그만둔 것처럼. 난 대서사시에는 젬병이다. -_- 하루하루 일상들도 버거운데 스펙타클 파란만장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인류와 세계의 역사라니! 그런건 만화에서 만나고 싶지 않아~~~ ..대충 이런 절규 속에서 항상 그녀의 작품은 무시. 토요일에 만화방에 들렀는데 아저씨가 그날은 가게를 보고 계셨다. 이 분..참. 붙임성이 좋으신 분이셔서 책이나 비디오를 무지무지 길게 고르는 나에게 항상 이리저리 추천을 날리신다. 거기에 어찌 부응해야 될지 모르는 인 나로써는 그 분이 계시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이 날도 어김없이 저 만화책을 추천하셨다. ..
미녀는 야수 1 - 마츠모토 토모 지음/서울문화사(만화) 토모 마츠모토여서 믿고 샀던 책. 솔직히 처음에는 그닥 맘에 달라붙지 않았는데 유진이에게 다시 한번 추천받은 후 2,3 권을 보고 마음에 붙여버림.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 주인공은 크게 나눠서 두 부류. 불안하고 외로워 하는 사람들과 전혀 안 불안해 하고 전혀 안 외로워하는 사람들이다. 전자는 너무 나랑 닮아서 후자는 너무 안 닮아서 부러워서...-_-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 야마모토 에이미는 후자다. 라고 사랑 감정을 느끼면서도 와니부치가 연상의 여자친구(? 상대?)랑 키스하는 장면에서도 대면대면하게 라고 감상(!)을 얘기할 만큼 무덤덤한, 그야말로 감정에 스스로 충실하고 거기에서 기쁨을 찾는 와방 낙천주의자. 가장 강하다는 건 어떠한 현실에서든 기..
아기를 낳고 나태해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 1년 안에 책 50권 읽기를 목표로 삼았었다. 1년에 50권이면 얼추 1주일에 1권인 셈이라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11월 말에 겨우겨우 목표를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통금시간을 정해놓으면 딱 통금시간에 맞춰 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목표 50권을 채우자 긴장감이 떨어져 그 이상은 읽지를 않게 되었다. -_-;;;; 그래도 올 한해동안 읽었던 책들을 주제별로 정리해나가다 보니 "나는 읽는대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실감난다. 읽은 책들 속에서 올해 내가 어디에 집중했었고, 어떤 면에 소홀했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이 읽은 분야는 단연 육아부분. 제대로 된 엄마가 되고싶은 초보엄마의 바둥거림이다. ^^;또 하나 특이할만한 부분은 이전에 열심이었..
행복의 지도 -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책을 보고 아이슬란드가 가보고 싶어졌다. 몇년 전에 우리 나라처럼 금융위기에 빠졌다던데, 요즈음은 어떤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네델란드 - 자유, 관대함 관용은 쉽사리 무관심으로 변질. 언제 멈춰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세계 행복 데이터 베이스 (WDH) 루트 벤호벤 스위스 -완벽함에서 오는 권태 다른 사람들에게 시기심을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 가늘고 긴 삶을 남을 따라 행동하며 유머는 없다. 자연과의 유대감 주위의 모든 것이 완벽한데 왜 나 행복하지 않지? - > 행복해야 해 당..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유정아 지음/문학동네 회사를 다니면서 인터뷰를 해보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고, 프리젠테이션도 여러 번 했지만, 매번 자신만만하지 못했다. 학교 조별과제 때에도 발표만은 항상 다른 사람에게 미루곤 했다. 그리고 심지어 요즈음에는 신랑과 대화하는데도 버벅!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친구들과 토론하다가 답답한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마음을 뒤흔드는 영화나 책을 접하고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려 할 때도 그저 답답해서 몸만 부르르 떨 뿐, "언어"의 무능력(어쩌면 나의 무능력 -_-;;)만 통감할 때가 많았다.영화 에 나오는 미래 생명체처럼 서로의 마음이나 생각을 텔레파시로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내용은 생각보다 진부하지 않다. 말하기의 본질(말하는 자..
너, 외롭구나 - 김형태 지음/예담 진작에 봐야지 봐야지 했는데, 목표를 잃고 방황하던 20대에는 읽지 못하고 정작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된 30대에 읽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은 오직 하나 되고 싶은 것도 오직 하나였던 나였기에 그 믿음이 흔들렸을 때 주체할 수 없이 휘청거렸었다. 그 때 이런 말을 눈 앞에서 퍼부어주는 인생 선배가 있었다면 정신 좀 차리지 않았을까? 이 책과 함께 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니 뿌옇던 나의 문제들이 선명해지고 해결점이 보이는 듯 하다. 아직 꿈을 버린 것이 아니니, 이제 제대로 개념 좀 추스르고 나갈 준비를 할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 생애 단 한번 - 장영희 지음/샘터사다른 사람들 다 별 5개인데, 나는 왠지 감흥이 크지 않았다. ㅜ.ㅠ 가장 인상깊었던 건 아래 토론 주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곧 핵전쟁이 일어나고, 아시아의 모든 사람이 죽을 것이다. 그러나 핵폭발을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동굴이 하나 있고, 아래 있는 열 사람이 그 동굴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동굴에는 꼭 여섯 명밖에 들어갈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죽을 것이므로 생존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한국, 아니 새로운 아시아를 건설할 것을 감안하여, 다음 열사람 중에서 여섯 명을 선택하고 그..
도쿄 타워 -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의도했던 건 아닌데, 한꺼번에 '엄마'를 주제로한 소설을 4권이나 연달아 읽게 되었다. , , 그리고 올해 막 "무적의 슈퍼 파워"라고 하는 "엄마"가 된 나는 아직도 내 안에 그런 "슈퍼파워" 자질이 숨어있을 거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이 책은 저벅저벅 걸어오는 대신 자잘하게 스며든다. 의 엄마가 '희생'이라는 가치에 올인하고 있다면, 의 엄마는 유쾌하고 여기저기 동화가 잘 되는 아줌마의 모습까지 섞여 있어서 훨씬 친근감이 든다. 그래서 친구들이 집에 올 때마다 밥을 해먹이는 그 엄마네 집에 나도 한 번 놀러가 보고 싶고, 마지막 장례식 장면에서는 나도 검은 옷을 입고 장례식장에서 육계장을 얻어 먹고는 밤새 눌러 앉..
카모메 식당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2006 / 일본)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마르쿠 펠톨라 상세보기 영화든 만화든 책이든, 내 마음과 클릭되는 문화를 찾아 향유한다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닥치는 대로 섭렵해 버리는 "다독" 스타일이 아니어서 선택에 신중신중! 대여점에서 DVD, 만화책 한 번 빌리려 해도 30분이 훌쩍 가버린다. 대중적인 재미에 열광하는 타입은 아니면서도 열심히 마이너 감성을 찾아 헤매는 성실함도 없어서 나중에야 꽤 유명해진 작품을 보고 혼자 "오~오~오~"거리며 뒷북을 친다. "카모메 식당"도 그랬다. 2006년에 일본에서 개봉해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누린 후 2007년 여름에 한국에서도 개봉되었다고 하는데, 전혀 알지 못했다. 신문의 "오늘의 ..
딸기 쇼트케이크 살인사건 - 조앤 플루크 지음/해문출판사 추리소설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듯 보였던 조그만 단서가 결국 주요한 실마리가 되는 추리의 과정은 분명 흥미진진하지만, 책 속 주인공과 함께 수사망을 조여나가는 "적극적인 독자"가 되기에는 나의 뇌가 너무 게으르다. ^^;; 그런데 알라딘의 독자 추천도서 코너에서 우연히 이 시리즈를 알게되어 지금까지 3권을 내리 읽게 되었다. 지금까지 총 8권의 시리즈 도서가 나왔는데 꽤 인기가 있는듯 대부분의 책이 대출중이었다. 선택권없이 남겨진 책들을 가져와서 읽게 되었는데, 그렇게 선택된 3권의 시리즈 책이 , , 이다. 코지 미스테리(Cozy mystery)라는 분야를 이 출판사에서 처음 기획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심각하지 않은 일상과 ..
아름다운 그늘 - 신경숙 지음/문학동네 도서관에 갈 때는 미리 빌려갈 도서 목록을 작성해간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을 경우 가장 안전하게 책을 고를 수 있는 방법은 손때가 묻은 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책도 그런 경우였다. "장미의 이름"을 간신히 읽고 나서 숨이 차 허덕이고 있었을 때, 한소끔 쉬어갈 수 있는 문학작품 한 권쯤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코너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여러 책들 사이에서도 유독 책표지가 많이 헤져 있어서 꽤 오래된 책이겠구나 싶었는데, 개정판 출판일이 2004년이다. 신경숙의 에세이집 - 아름다운 그늘. 신경숙의 소설은 대학시절 도서관에서도 여러 번 들어다 놓았다를 반복했을 뿐 한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책을 들어 이리저리 펼쳐보다가 다시 꽂아놓고 2..
홀리 가든 -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아침부터 부랴부랴 준비해서 9시에 문을 여는 도서관에 도착했다. 반납해야 하는 책이 두권이었는데, 아침이라 괜찮을 거라 짐작하고 가방이 아니라 손에 들고 와 버렸다. 하지만 아침부터 밖은 뙤약볕. -_- 땀이 줄줄 흐르고 내 손에는 양산, 지갑, 책까지 그득했다. 바로 반납만 하고 와버려야지 하고 도서관을 올라가는 언덕 내내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반납하고 잠시 소설책 서가를 살펴보니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몇권 되돌아와 있었다. 그녀의 책은 항상 인기만점이라서 서가에 꽂혀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일찍 도서관에 온 수혜인듯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이후로 에쿠니 가오리에게 완전 빠져들어서 그녀의 신간이며 예전 책들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