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막둥이에게 간 날 본문
4월 18일. 막둥이를 보내지 않았다면 막둥이가 세상에 나왔을 예정일이다.
온가족이 함께 모여 막둥이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저녁을 일찍 먹고 6시 전에 나서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솔 때 유축해서 얼려두었던 모유가 아직도 냉동실에 남아있었다.
모유를 녹여 물통에 담았다.
태어났다면 지금쯤 내 품에서 젖을 먹고 있었을까.
중환자실로 보내져 품에 안을 수 없었을 수도 있겠지..
가는 길에 막둥이에게 줄 꽃을 꺾었다.
한창 생명이 샘솟는 봄철이라 지천은 꽃이다.
윤우는 철쭉을 따고 나는 꽃다지와 냉이꽃 그리고 애기똥풀을 땄다.
이솔이는 민들레를 힘껏 뽑아들고 "이거 막뚜이 줘야지~"하며 신나서 달려간다.
이솔이 덕분에 가는 길에 간간히 웃음을 짓게 된다.
막둥이를 뿌린 곳은 아파트 근처 개천가에 있는 아카시아 나무이다.
원래 화장한 유골을 지정된 장소에 뿌리지 않으면 불법인데...
항상 외로웠을 우리 막둥이..죽어서까지 가족들과 멀리 떨어뜨리고 싶지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막둥이를 이 곳에 뿌렸다는 걸 처음 말했다.
남편은 윤우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는 걸 두려워했고
더더군다나 유골을 아무곳에나 뿌리는 게 불법이라 이게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질까봐 걱정했다.
막둥이 걱정이 아니라 저런 걱정을 하는 남편이 밉다.
막둥이에게 "막둥아, 우리 왔어. 오빠랑 언니도 같이 왔어."라고 인사하고
꽃을 바치고..모유를 뿌려주었다.
윤우는 어색해하고 이솔이는 비바람이 싫은지 "이제 가자~"칭얼대고
나는 눈물을 흘렸다.
주변에 아카시아 나무 덤불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대대적으로 정리를 해서
나무들이 많이 잘리고 정리가 되었다.
다행히 막둥이 나무는 잘리지 않았지만 막둥이 나무도 가지치기가 많이 되었다.
뽀족뽀족한 가시가 많은 아카시아 나무...유골을 뿌릴 때는 몰랐는데 이 가시 때문에 나무를 꼬옥 안아줄 수가 없다. 다만 그저 쓰다듬을 뿐이었다.
막둥아...우리 다시 만날 날을 엄마는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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