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성평등정책 제안 활동가 실무교육 3, 4강> 강연기록 본문
<서울시 정책 설명 및 정책 제안 주요지점 - 안전, 마을공동체>
같은 듯 다르게 세심하게, 사업별로 검토지점 살피기.
5월 29일 성평등정책실무교육 3, 4강을 서부권역의 강연으로 들으러 갔다. 권역별로 교육이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모두 같은 커리큘럼으로 진행되어서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소속된 권역 외에 다른 권역의 강연도 참석할 수 있었다. 실무교육 1강에서는 정책을 성인지 관점으로 살펴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배웠고 2강에서는 실제 젠더거버넌스 사례들을 통해 활동가의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보았다. 이번 3, 4강에서는 우리가 앞으로 살펴볼 서울시의 정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성인지적 관점에서 검토해볼 지점들이 어떤것인지 배우게된다고 했다.
<서울시 정책 설명 및 정책 제안 주요지점>이라는 제목으로 마련되는 도시재생, 안전, 마을공동체의 3가지 주제 중 권역별로 2가지가 선별되어 2회에 걸쳐 진행되는데 내가 들은 강연은 안전 정책, 마을공동체 정책에 대한 내용이었다. 서울여성재단의 오나경 선생님께서 강의해주셨는데 남부권역 1강 때도 만나뵜던지라 무척 반가웠다.
1. 안전정책은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먼저 안전, 재난 관련하여 여성과 남성이 어떤 이미지로 묶여있는지, 미디어가 반영하는 키워드 검색 결과로 우리 사회의 시선을 살펴보았다. 남성은 재난에 있어서는 행위자이고 안전에 있어서는 가해자, 여성은 재난부분에서는 여성승진인사, 안전은 피해자와 불안이 연관되어 많이 검색되었다. 남성과 여성이 안전영역에서 어떻게 대상화되어 있는지 뚜렷이 구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안전총괄본부와 소방재난본부의 정책지표를 살펴보면서 성인지적 관점이 들어가있는지, 어떤 측면으로 성인지적 관점을 추가해 보완할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
외부에서는 한국을 여행하기 안전한 나라 1위로 선정하지만 정작 한국에 살고 있는 여성들은 사회안전이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다. 실제로 이런 불안이 정책 안에서는 어떻게 반영되고 있을까. 서울시는 2013년 전국 최초로 여성안심특별시 대책을 시행하고 UN 공공행정대상도 수상하는 등 안전정책에 여성의 특수성을 포함시켜야되는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추진되어 온 여성안심특별시 주요사업들을 보면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여성안심귀가버스, 여성안심지킴이집운영, 여성안심앱 <안심이> 개발 등 여성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시선이 존재한다.
재난분야도 마찬가지인데, 재난분야의 예방교육사업에 여성은 사실상 배제되어 있으며 있더라도 재난교육경험이 적고 돌봄대상과의 관계가 긴밀한 것, 신체적 조건이 취약한 것 등 여성이 가진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울시는 이러한 점에 대해 인지하고 <여성안전설명서>를 제작하였지만 다른 여성안심사업들과 마찬가지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서울여성안전설명서>
http://woman.seoul.go.kr/woman/woman_data_list#view/244531
정책에 성인지성을 넣는다는 것은 성별차이를 줄이고 성별특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즉 신체적, 상황적으로, 그리고 경험면에서 남성과는 다른 여성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하고 여성을 대상이 아닌 안전과 재난의 행위주체자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안전, 재난 관련 부서의 정책들이 여성가족정책실의 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2. 성인지적 관점에서 마을사업 다시보기
맛있는 점심을 먹은 후 마을공동체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마을단위 운동이 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들었다. 새마을운동처럼 물리적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었던 마을 사업은 민주화 이후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의미가 전환되기 시작했고 2000년 이후에는 주민주도로 지역을 개발하는 주체의 이동의 일어났다. 그리고 최근에는 생활공동체 중심으로 의미가 바뀌어 나가고 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지, 참여경험이 있는지, 앞으로의 기대가 무엇인지에 따라 스스로를 어떠한 모둠에 포함시킨 후 포스트잇에 공동체사업에 대한 이미지와 사업내용, 나의 역할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써보는 활동을 해보았다. 우리가 마을이라는 단어에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이고 그 안에서 우리도 모르게 규정해버린 여성의 역할이라는 게 존재할까. 포스트잇 작업을 통해 우리 안의 상들을 희미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여성들의 참여가 높기 때문에 여성친화적이고 성평등한 사업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듯 마을공동체사업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들이 있었다.
- 여성이 지역 정치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는지, 이 역할이 경력에 도움이 되고 경제적 자립에 도움이 되는지.
- 돌봄의 문제를 사회시스템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지역 단위의 책임으로 내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 마을사업이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오히려 공고히 하는 것은 아닌지
등 성인지적 관점에서 마을사업을 어떻게 다시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갔다.
이제까지의 마을 사업 내용들이 자녀교육과 부모교육에 집중되어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는데 이 부분에서는 조금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보육시스템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그 관심은 슬프고 힘든 현실의 반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아, 이런게 공무원분들이 정잭 수정제안이나 개선점을 지적받을 때의 심정인가?'하는 생각도 했다. ㅎㅎ
마을공동체 사업을 기획하고 주도하고 참여하셨던분들이 많아서 경험을 기반으로 한 풍성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특히나 주민자치 해결을 위한 주민자치 플랫폼으로서 주민자치회를구성하고 지원하는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기본계획은 지역별로 상황이 다양했다. 굉장히 잘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부터, 선거 이후로 구성이나 계획이 홀딩된 곳, 기존 자치위원회의 반발로 시작되지 못한 곳 등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이렇게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통해 사업계획 단계에서의 의도를 넘어 원만한 시행을 위해서 현장에서 극복해야 할 지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3. 멀리, 높게, 깊게 보기
성인지적 관점으로 정책을 살펴본다는 같은 목표 아래에서도 각 정책에 따라 깊게 바라봐야 할 부분들이 조금씩 달랐다.
안전재난 분야에서는 여성을 보호의 대상을 넘어 행위 주체로 참여시키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고 여성이 가진 성별특수성에 따른 조건들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며 이러한 변화가 안전과 재난을 담당하는 여러 부서에 고루 스며들어 부서간 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을 공동체 정책은 이미 여성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기에 정책에 여성이 포함되는 문제를 뛰어넘는 문제들 즉, 정책 안에서 사회의 보편적 여성상이나 가족상이 강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성의 역할이 경제적, 정치적 역량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등 내용의 질적 변화가 모색되야할 부분이 있었다.
정책은 대부분 이상을 구현하려 하기보다는 즉시 효과가 드러나는 대한 대증요법같이 만들어지곤 한다. 그래서 이상보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수준에 그치곤 하는데 성평등정책 제안 활동이 그러한 근시안적 한계를 넘어서게하는 촉진제로 작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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