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삶이 글이 될 때 (106)
고래가 부르는 노래
몇주전 '냇물아 흘러흘러'에서 맘맘토크에 참여했다. 질문카드를 사용해서 사람들과 내면의 이야기를 하며 이를 통해 자신을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꺼라는 말에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막상 모임이 준비중인 공간에 들어갔는데 테이블 두 개에 질문카드가 쫙 놓여져있고 내가 다 모르는 사람들이고...이솔이는 칭얼대고 갑자기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같은 시간에 진행될 예정이던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지는 거다. 일단은 이솔이를 핑계로 모임을 먼저 시작하시라고 얘기한 후 잠시 이솔이와 밖에 있었다. 상황에 못 이기는 척, 맘맘토크가 아니라 치유모임에 참여할까 한 것이다. 그런데 치유모임분들이 오늘은 모임을 안하고 맘맘토크에 참여하시겠다고 해서 나도 자연스럽게 다시 맘맘..
4월 18일. 막둥이를 보내지 않았다면 막둥이가 세상에 나왔을 예정일이다. 온가족이 함께 모여 막둥이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저녁을 일찍 먹고 6시 전에 나서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솔 때 유축해서 얼려두었던 모유가 아직도 냉동실에 남아있었다. 모유를 녹여 물통에 담았다. 태어났다면 지금쯤 내 품에서 젖을 먹고 있었을까. 중환자실로 보내져 품에 안을 수 없었을 수도 있겠지.. 가는 길에 막둥이에게 줄 꽃을 꺾었다. 한창 생명이 샘솟는 봄철이라 지천은 꽃이다. 윤우는 철쭉을 따고 나는 꽃다지와 냉이꽃 그리고 애기똥풀을 땄다. 이솔이는 민들레를 힘껏 뽑아들고 "이거 막뚜이 줘야지~"하며 신나서 달려간다. 이솔이 덕분에 가는 길에 간간히 웃음을 짓게 된다. 막둥이를 뿌린 곳은 아..
무언가 쏟아내고 싶은데 어떻게 써내려가야할지 막막하다. 예전에는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머리 속으로 오래오래 머금고 있다가 마치 기자가 기사를 쓰듯 기승전결을 따져서 완전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서 적곤 했다. 지금은 불가능하다. 내 몸도 내 마음도 그리고 능력도 모두 그러기에는 모자란 상태다. 작년 여름 막둥이를 품었다가 보낸 이후로 내 마음도 내 몸도 온전치 못하다. 내내 아팠던 허리는 최악의 컨디션으로 치달아 누워있어야만 하는 날들이 이어졌고 급기야 몇 주전에는 기절하며 쓰러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리는 해내야한다고 느낀다. 이대로 두기에는 안되겠기에 일단 시작한다. 두서없는 이야기. 그냥 마구마구 이 얘기로 저 얘기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 정신없을..이야기들을 시작해보련다. 이걸 공개로 쓰는 ..
글쓰기는 생각을 단순화하기위한 기록, 즉 내 밖에 보관하기. 누구나 지금 이 모습으로 살고 있는 데는 나름의 절실한 이유가 있다. 남들에게는 게으름이나 무기력함이나 비겁함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도 나름대노 하고 싶은 말이 있은 것이다. 인간이 경험하는 일에서 실패나 저주, 죄와 벌은 없다. 그 모든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청산하거나 변화시켜야할 것이 무엇이며, 언제 그렇게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신호일 뿐이다. 다시 말해 어제보다 나은 오늘, 내일로 가는 오늘만 있을 뿐 절대적인 퇴행은 없다. 치유의 글쓰기 도움 주제들 1.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 2. 오, 그건 오해였다구 3. 그 때 그 장소 그 사건. 4. 내 인생의 첫기억 5. 인생그래프 그리기 6. 내가 좋아한 연예인 7.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47172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전부 다 잘 할 순 없어. 더, 더 잘 하고 싶었는데. 근데 잘 안되잖아. 이젠 아이.. 못 낳을지도 몰라. 아이는 늘 기억하면 되잖아. 잊지 않으면 되잖아. 응? 당신은 여러가지 일을 너무 신경써. 생각이 너무 많아. 남들이 싫어하면 어때?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받는게 더 좋잖아. 사랑하는 사람하고 서로 통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항상 옆에 있어 주는데 날 위해서 있어주는건지 모르겠어. 괜찮아. 왜 그렇게 생각해? 왠지 그냥 왠지 멀어지는걸 멀어지는걸 알고있는데도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 생각 너무 하지마. 너무 생각하면 오히려 헷갈려. 괜찮아. 어째서 나랑..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만들었다면 그 중에 더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하나를 정합이다. 이렇게 질문 하나를 가지고 책의 다른 내용들을 읽고 그 답을 얻었다면 진문에 답을 기록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질문을 가지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여러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다른 책을 읽어도 보고,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물어도 보고 답을 얻을 때까지 질문을 계속 간직합니다. 질문을 유지하다보면 그 분야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기면 사물이나 사람들을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이나 남들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빛을 비추게 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1. 오가는 길에 매일 만나는 나무를 한 그루 관찰해 봅니다. 2. 일주일..
첫째 때도 출산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모든 여자들이 이제까지 해왔던 거니까 나도 못할 것 없다는 생각이었고, 그저 고민했던 것은 어떻게 하면 좋은 환경 속에서 아기를 맞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마침 그 때 한창 떠오르던 것이 '르봐이예 분만'. 아기의 첫 세상 경험이 안락하고 편안할 수 있게 최대한의 저자극 환경을 조성한다는 르봐이예 분만은 이런 내 욕구와 맞아 떨어졌고 집주변에 르봐이예 분만을 실행하고 있는 산부인과를 찾아 병원을 옮기게 되었다. 하지만 난 너무 병원을 믿었고 그랬던 만큼 내 출산은 병원에 의해 이끌려가게 되었다. 양수가 먼저 터졌는데 의사는 촉진제를 맞자고 했다. 꼭 맞아야 하냐고 했지만 돌아오는 건 강압적인 지시뿐이었다. 회음부 절개도 꼭 필요한 절차인지 의심스러웠지만 '안..
습관 1)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어떻게 하면 주도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까? 우리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의 자유를 실행하지 않으면 결국 수동적으로 남에 의해 지배되는 존재가 된다. 습관2)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리더십) 관리는 어떤 일을 바르게 하는 것이지만 리더십은 바른 일을 하는 것 결국에는 어떤 모습이고자 하는가! 인생의 여러 역할을 가치관과 목표에 따라 수행함을 의미 나의 행동과 태도의 원천이 되는 패러다임이 자신의 가치관과 올바른 원칙에 우ㅢ배되지 안호게 각본을 다시 쓰는 것 - 재각본화 - 패러다임의 변화 습관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제4세대 시간관리는 인간관계의 유지와 증진, 결과의 달성을 강조 당신이 위임할 수 있는 업무목록들과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의 명단을 작성하라. 위..
자기관찰 - 자기 내면이나 주위에서 되도록 모든 것을 살펴보되 마치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처럼 살펴보는 것. 나와 내 것(생각, 감정, 몸)을 구분하기 - 모든 고통은 무언가를 그것이 내 안에 있든 밖에 있든 나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야기. 두려워서 화를 낸다. -> 왜 두려운가? 행복은 우리 본래의 상태 자기가 왜 아픈지 묻는 환자에게 '댁의 이웃에게 약을 처방하죠!" 누군가가 변해서 우리 기분이 나아지기를 원하지만 우리 자신은 여전히 상처받기 쉬운 사람일 뿐. 내가 기분이 좋기 떄문에 세상이 옳은 것. 1천 번 반복하기 1) 우리 안의 부정적 감정 살피기 2) 그게 우리 안에 있는 것이지 외부 현실에 있지 않다는 걸 이해 3) 그것을 나의 본질로 보지 말기 4) 내가 변할 떄 모든 것이 변한다는 ..
일년동안 책 50권 읽기를 해 온 것이 2011년으로 삼년째. 해가 늘어갈수록 신기하게도 권수도 조금씩 늘어났다. 2011년에는 지난 해보다 조금 더 많은 54권을 읽었다. 지난 해에는 우주적 진리와 이를 대하는 삶의 태도에 관한 책들을 (항상 최고의 주제로 뽑힐 수 밖에 없는 육아를 논외로 하고..^^;;) 주로 읽었는데 올해에는 내 삶의 방향성을 잡기 위한 독서에 집중했었다. 무언가를 깨닫기도 전에 시야를 좁혀서 내 삶으로 바로 넘어와 버린 것이 조금 성급하지 않나 싶지만, 어찌 보면 나로부터 시작해서 점차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이 원래 순서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2012년에는 좀 더 다양한 책을 통해 엄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인 그림을..
타샤 튜터의 열렬한 팬은 아니다. 그녀의 자연주의적 삶은 분명 우리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지만, 그녀가 선택한 인생은 소로우나 니어링와 같이 '의지과 신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취향'의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세금을 거부해서 철창 신세를 질 뻔 했던 소로우나 국가와 사회에 의한 감시와 통제, 억압에서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니어링의 투쟁적인 삶과는 달리 타샤의 자연 속 삶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윌북 이는 이 책의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녀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혼자 한다고 한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당일 밤이 되어서야 볼 ..
행복의 정복 -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사회평론 무려 80년 전에 쓰여진 책이다. 그런데 오늘 날의 삶에 대입해서 읽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특히나 에 대한 챕터는 딱 요즈음의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만 같아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간단하게 행복의 조건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을 충분히 느낄 것. - 관심의 초점을 밖으로 쏟을 것. - 자신의 안에서 우러나오는 목적과 그에 따른 열정을 가질 것. - 그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 비슷한 사람들과 교류할 것. - 우주의 존재 안에서 자신의 걱정이 하찮은 것이라는 것과 자신의 생이 무한히 흐른다는 것을 자각할 것. - 부모노릇은 인생의 한 부분임을 기억할 것. 아래에는 인상깊은 구절들을 뽑아 정리해 보았다. 세대를 초월한 ..
드디어 를 봤다. 버찌씨 친구 중 한 명인 영주와 함께였다. 학창시절 추억에 관한 영화를 여중시절 친구와 함께 볼 수 있어 행복했다. 하지만 영화는 재밌고도 씁쓸했다. 영화의 주제는 영화를 보기 전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다. "각자의 삶을 살면서 잊고 있던 여고시절의 기억을 통해 그녀들이 자기 인생의 주인임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 영화 끝까지 그녀들은 '생각'만 한다. 깨닫고 행동하는 것은 나오지 않는다. 영화 초반에 그림 같은 집에서 남편, 아이를 완벽하게 뒷바라지하지만 철저하게 무시당하는 나미를 보면서 관객들은 누구나 영화 마지막에는 나미가 저 상황을 통쾌하게 극복하겠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다. 남편은 출장에서 돌아오고, 딸과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고, 그렇게..
엄마의 공책 - 서경옥 지음, 이수지 그림/시골생활(도솔) 이 책의 저자인 서경옥님은 글쓴이 소개에 나오는 것처럼 남편 뒷바라지하고 딸자식 잘 키워 지금은 시집보낸 평범한 가정주부이다. 책에 씌여진 내용대로 보면 그녀의 인생은 정말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어렸을 때는 피아노를 배웠고, 60년대에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수놓기를 즐기고, 가야금, 창도 수준급이고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은 것 같다. 십년 전에는 봉평에 집을 마련해서 서울집과 시골집을 오가며 살고 있다. 중산층 지식인 집안의 가정주부가 곱게 자라, 곱게 생활하다, 곱게 늙어가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취미생활 이야기와 시어머니, 어머니 이야기, 딸과의 에피소드들이 소소하게 이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새소리 지저귀는 오솔길을 차분히 걷는 기분이..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레디앙 나는 아직 비겁하다. '아직'이라고 쓴 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기고 싶어서다. 살가운 공동체를 꿈꾸지만 낯선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자연과 벗하기를 꿈꾸지만 화분 하나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며, 편견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아직도 외적 정보로부터 빠른 판단을 내려버리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지만, 바뀐 세상에 살짝 내려앉고만 싶은 마음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을 진정으로 존경하는데 저자는 딱 그런 사람이다.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자신이 열정을 쏟을만한 '분야'를 찾았고, 열정을 쏟을만한 '사람'을 찾았고, 그와 '연대'하며 조금씩 세상을 바꾸면서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