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2010년, 나를 만든 책들 본문

삶이 글이 될 때/읽고 보다

2010년, 나를 만든 책들

고래의노래 2010. 12. 31. 13:55

나름 목표 초과 달성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 목표했던 50권보다 한 권 많은 51권을 읽었다. 재미있는 건 마지막까지 목표달성한 줄 모르고 읽은 바람에 초과가 되었다는 점. 아마 목표치를 채웠다는 걸 알았다면 작년처럼 맥이 풀려 더 읽으려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작년에 소홀했던 인문,사회분야의 책들에 다시금 집중했던 한 해였다. 하지만 여전히 분야 1위는 육아. 이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다른 분야로 그룹핑한 책들에서도 육아의 지혜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여행 분야에서는 아들과의 여행기를 쓴 오소희씨의 책들이 그랬고, 인물 분야에서는 <점선뎐>이 그랬다.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사랑의 기술>, 문학 분야에서는 <창가의 토토>에서 좋은 엄마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똑같은 정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자기식으로 해석되고 흡수된다는 건 아마 이런 뜻이리라.

여러 책 속의 내용들이 내 안에서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데, 이는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뿌연 안개 속에 희미한 형상만 잡힐 뿐이다. 내년에는 이 안개를 좀 더 걷어내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독서 뿐 아니라 어떠한 '행동'이 더 절실히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읽은 책 리스트업은 별점순. 노란색 하이라이트는 초강력 추천.

* 육아 (16)

멋진 엄마는 멋진 사람과 결코 다른 말이 아니다. 둘은 동의어다.
<행복의 조건>에서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사람들이 가졌던 고난에 대한 방어기제와 따뜻한 인간관계를 그들은 가지고 있었고, <사랑의 기술>에서 강조한 '놓아주는 사랑'을 일찌감치 그들은 깨우치고 있었다. <스캇 펙 박사의 평화만들기>에서 이야기하는 공동체는 이미 그들 주변에 있었다.
책을 읽고 내가 멋진 엄마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모두 에너지가 넘치고 사랑이 밖으로 넘쳐 흘렀다. 그녀들은 아이에게 집중하되 몰입하지 않았고, 다른 아이들도 똑같이 사랑했다.
마음의 문을 열고 다른 사람을 맞이하는 따뜻한 인간이...나도 꼭 되고 싶다.

1.   우리 아이 기살리는 글로벌 영어 ★★★★★  ☞리뷰보기
2.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  ☞리뷰보기
3.   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 ★★★★★  ☞리뷰보기
4.   하린맘의 친환경 살림법  ★★★★★  ☞리뷰보기
5.   함께 키우는 삶의 시작, 공동육아  ★★★★★
6.   솔빛 엄마의 부모내공 키우기  ★★★★★  ☞리뷰보기
7.   엄마, 당신은 모른다. ★★★★★  ☞리뷰보기
8.   아이의 사생활  ★★★★★  ☞리뷰보기
9.   30대 엄마의 사교육 다이어트  ★★★★☆
10.  이 시대를 살아가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 2  ★★★★☆
11.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
12.  엄마 달인  ★★★★☆  ☞리뷰보기
13.  100% 엔젤  ★★★★☆  ☞리뷰보기
14.  우리동네 어린이 도서관 101% 활용법  ★★★☆☆
15.  아들심리학  ★★★☆☆  ☞리뷰보기
16.  엄마 헌장  ★★★☆☆

<솔빛 엄마의 부모내공 키우기>는 공지영의 <도가니>만큼이나 읽을 때 너무 괴로웠다. 마주하기 싫은 현실의 치부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반장이 되어 떠밀리듯 참여하게된 학부모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겪게 된 이야기가 나열되는데, 가슴이 답답해서 여러 번 책을 놓았다. 이런 게 우리나라 학교의 현실이라면 일찌감치 대안학교를 보내거나 홈스쿨링을 결심하고 싶었다. 대안교육에 대한 여러 책들을 더 읽으면서 결국에는 '아이의 마음의 힘을 믿고 일단 정면으로 돌파해보자'라고 결심했지만 사실 아직도 흔들린다. 대안교육 잡지인 <민들레>를 도서관 갈 때 마다 챙겨 읽어 보아야겠다.  


* 인문, 사회, 경제 (13)

인문,사회 분야의 책들을 읽으면서 몇년동안 계속 내가 느낀 것은 거의 모든 책이 하나의 사실을 다르게 말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해석하는 방법만 다를 뿐 핵심 내용은 연결되어 있다는 거다. 어떤 사람은 심리학적 분석으로, 어떤 사람은 철학적인 논리로, 또 어떤 사람은 과학적으로, 사회적으로, 아니면 본질을 직접 펼쳐보이는 식으로... 접근 방법만 다를 뿐 결국은 하나의 이야기였다.
-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힘이 존재한다.
- 거대한 우주적 힘에 대해 애써 알려하지 말 것 -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것
- 행복으로 이르는 길은 시련을 극복하는 태도와 사람들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
- 제대로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수행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평화와 완전한 안정을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모두 어느 정도 영성에 관한 것인데, 천주교든 불교든 이슬람교든 종교의 뿌리는 진리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점점 든다. 이것은 해석하는 사람들의 편협함 때문에 오해가 많이 쌓였을 뿐.

1.   죽음의 수용소에서  ★★★★★  ☞리뷰보기
2.   의식혁명  ★★★★★  ☞리뷰보기
3.   임사체험 (상)  ★★★★★
4.   임사체험 (하)  ★★★★★
5.   스캇 펙 박사의 평화만들기  ★★★★★  ☞리뷰보기
6.   사랑의 기술  ★★★★★  ☞리뷰보기
7.   행복의 조건  ★★★★★  ☞리뷰보기
8.   새로운 문화 새로운 상상력  ★★★☆☆
9.   스무살, 이제 돈과 친해질 나이  ★★★☆☆
10.  인디언 기우제  ★★★☆☆
11.  10/10/10  ★★★☆☆
12.  끝나지 않은 여행  ★★★☆☆
13.  지구를 입양하다   ★★☆☆☆  ☞리뷰보기

내년에는 꼭 '칼 융' 책들을 읽어야 겠다. 꼭!!!

* 문학 (11)

문학 분야에서는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선호하는데, 이것은 '인생선배'에 대한 내 갈망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은 인생의 고난을 어떻게 헤쳐가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은 거다. <듀이>는 초반에 비슷비슷한 고양이 이야기에만 집중되어서 읽기를 그만둘까 생각했는데 후반에 저자의 인생 이야기가 덧입혀지면서 마음 깊은 울림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는 고등법원 판사가 쓰신 에세이집인데, 판사들의 애환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우리는 가끔 '말도 안되는' 판결을 보고 분노하는데, 그것이 판사들의 의도가 아니며 결국 판결은 증거와 재판 '매뉴얼'에 따른 결과 도출일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억울한 사람이 최대한 없는 것'에 초점을 맞춘 현 판결제도가 낳은 맹점이라는 건데, 현명함을 도식화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감히 헤르만 헤세에게 별 2개를 주고 말았다. -_-; 헤세 매니아들이 보면 경악할 일이지만, <데미안>이후로 헤세와 나는 영 궁합이 맞지 않는다. 나는 그의 글쓰기가 파울로 코엘료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고 보는데, 코엘료보다 훨씬 닿기가 힘이 든다. 헤세에 대한 힘든 짝사랑이 끝나려면 내가 40대는 되어야 할려나...

1.   창가의 토토  ★★★★★
2.   듀이  ★★★★☆
3.   상처없는 영혼  ★★★★☆  ☞리뷰보기
4.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
5.   자기 앞의 생  ★★★★☆
6.   나는 런던의 수학 선생님  ★★★★☆
7.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8.   괜찮다 다 괜찮다  ★★★☆☆
9.   달콤한 호두과자  ★★★☆☆
10.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  ★★★☆☆
11. 크눌프  ★★☆☆☆


여행 (6)

<희망을 여행하라>는 요즈음 화제가 되고 있는 공정무역을 여행에 도입시킨 '공정여행'에 관한 책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행이 단순한 '볼거리 소비'가 아니라 여행지와의 '교감'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더!

1.   희망을 여행하라  ★★★★★  ☞리뷰보기
2.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3.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
4.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  ★★★☆☆
5.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
6.   에코토이, 지구를 인터뷰하다  ★★☆☆☆


인물 (5)

<스콧 니어링 자서전>은 내가 대학교 4학년때쯤 아빠가 나 읽으라고 사오셨던 책인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이 나이쯤 되어서야 이 책에 스스로 손이 가게 된 걸 보면 사람은 결국 자기만의 시간표가 있어서 억지로 이끌어 줄 수 없나보다. 스콧 니어링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나 자신의 의지나 생각보다 미디어나 주변 사람들 또는 나 자신의 편견 속에 얼마나 휘둘리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스스로 인생을 결정하고 살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100세가 되어 스스로 곡기를 끊고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백범일지>를 읽고는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런 분을 우리가 잃었다는 사실에.
또한 역사공부에 다시 자극을 받았다. 역사는 내가 항상 흥미로워하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다. 윤우가 더 크기 전에 얼른 공부를 해놔야 할텐데.
<월든>이 별 두개인건 헤세의 <크눌프>가 별 두개인 것만큼이나 과감한 평가절하다. 너무나 명백히! 공공연하게!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책이여서 아마도 내 기대가 너무 컸었나보다. 저자의 '내공'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날 새롭게 하지도 않고 뜨겁게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넘치는 은유 속에서 난 갈피를 못잡고 허우적거렸다. -_-;;;

1.   스콧 니어링 자서전  ★★★★☆
2.   점선뎐  ★★★★☆  ☞리뷰보기
3.   26살, 도전의 증거  ★★★★☆
4.   백범일지  ★★★★☆
5.   월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