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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회복적 서클 가이드북

고래의노래 2018. 8. 30. 00:22

방학동안 회복적 서클 연습모임 멤버들과 방성용 목사님께서 쓰신 '회복적 서클 가이드북'을 함께 읽었다. 

한 주에 한부씩 맡아 인상적인 부분, 생각에 대해 글을 쓰면 덧글들로 참여하기로 했다.

서클 연습을 하며 가졌던 의문들이 해소되는 부분이 많았고, 공간구성과 법, 제도, 시스템 등 형식적인 부분이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의 이야기들이 많아서 뿌옇게 느껴졌던 회복적 서클이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아래는 나의 덧글 모음



<3부 회복적서클 진행 클리닉>


저는 아래 몇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 서클진행자는 본서클에 앞서서 서클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충분하도록 자신을 돌봐야한다.
- 갈등상징행위의 의미에 대한 명료화, 어떤 의미를 실현하기위해 회복적써클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명료화는 불안과 주저함을 넘는 동기를 부여한다.
- 안전을 걱정하는 단호함과 돌보고자하는 진정성, 존중의 일관성을 진행자가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갈등상황으로의 개입에 대해 공간을 열어준다.
- 회복적써클은 단순히 갈등해결이아니라 갈등을 일으킨 구조와 문화에 대해 회복적 DNA 패턴을 집어넣어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세운다.
- 회복적서클 진행자의 최고 목표는 '더 이상 진행자로 당신이 필요없어요. '이다.

사전, 본, 사후 서클이 왜 필요하고 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전 : 서클에 대한 확신, 안도감을 참여자들이 갖는 것이 중요, 왜 이 사건을 다루는지 의미의 명료화가 핵심.
본 : 서로에 대한,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
사후 : 감사와 축하의 경험이 중요. 공동체 복원과 존중을 경험하는 핵심적 단계.)



<4부 회복적 서클 진행자의 리더십>


이번 주 내용은 마지막 모임 때 저희가 이야기했던 부분이라 반가웠습니다. 결국 회복적 서클의 힘이란 진행자 내면의 성찰과 그 힘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안내가 이제까지 미흡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나누었었잖아요. 목사님께서도 책에서 이 부분을 짚으시네요.

"회복적 실천은.단순히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자신의 정체성, 갈등이라는 사건의 본성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패러다임이 전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서클 수련자들이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 짧은 시간 안에 현장적용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에 집중하면서 서클진행자의 자기정체성인 누구와 왜라는 근본태도와 이유를 설명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

짧은 워크샵 안에서 미처 그 부분까지 설명듣지 못한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일듯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의미가 더 생기네요. ^^

인상적이었던 구절들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오히려 인식이 실재를 앞서며 신재를 창조하는데 관여하고 있다는.통찰은 매우 중요한 깨달음이다. "
"상대방에게 에너지를 쏟음으로써 소진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충만해진다."
"존중은 회복적 서클 진행자의 심장 부분"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강요는 말하는 자 내면의 실수많은 학습자를 공격하여 자신을 먼저 해친다."
"힘이란 소유한 그 무엇이 아니라 사람들간에 진행되고 있는 과정"
"기억하라. 진행자로서 타자들의.어그러진 관계에 대해 회복적 서클을 적용하는 그 패턴과 인식이 자기내면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공동진행과 팀구축 지체가 커뮤니티 구축의 시작이며 자기돌봄의 조직원리"

이런 내용을 읽어도 아직 진행자의 역할을 생각하면 고구마가 생각나는건 제가 온전한 서클의 경험이 없기 때문일듯요. ㅎㅎ😅



<5부 회복적 시스템 구축>


회복적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 부분에서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마음에 많이 와 닿았어요. 예를 들면 공간마련, 홍보, 접촉방법 실재화 처럼 말이죠. 특히 홈피를 통한 홍보는 제가 우리 모임의 진행방향에 대해 논의할 때 주장했던.부분이라 더 눈이 번쩍 띄었어요. ㅎㅎ

- 창조적 소수에 의해 효모처럼 그 공동체는 바뀌어질 수 있다.
- 공간은 권력을 지녔다. 회복적 대화모임 방을 가시화하는 순간 다른 가능성이 눈에 보인다.
- 전문가가 아니라 적정기술로서의 동료진행자를 세운다
- 회복적 써클 내용에 대해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홍보)
- 일상의 삶에서 회복적 실천의 홍보는 자기 삶의 증언에 초점을 맞추라.
- 누구나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접촉수단을 개발한다.

제가 요근래 '퍼실리테이션'이라고 하는 회의기술법에 대한 강연을 들었었는데, 의견 수렴, 결정을 위한 회복적 서클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가치가 비슷했어요. 퍼실리테이터는 '모두에게 지혜가 있다'는 믿음 아래 회의 참여자를 촉진하여 주도권을 내어주고 의사결정에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안전한 시스템을 마련해주는 진행자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여기서도 기본 철학과 믿음을 강조하되 공간과 수단의 영향을 매우 크게 보고 중시하더라구요. 회의 공간의 크기, 집단기록장치의 유무, 펜의 굵기와 심지어 간식의 유무까지요.
보이지 않는 가치에만 몰두하고 그것만 중요하다하다보면 자칫 '진정성의 함정'에 빠질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 실재적인 방법론도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반가웠어요.

그리고 회복적 시스템을 구축할 때 이래야만 한다는 선명성에 빠지지 말고 공동체의 특수성과.함께 하는 사람들을 따르라고 한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 회복적 서클의 경직된 보수주의자가 되지 말라

또래 조정.부분에서는 교사단위 실천과 이끔보다 또래중심의 실천이 훨씬 변화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조정을 받는 것보다는 자발적인 변화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증거이겠죠.

회복적 실천 공감서클 부분은 저희가 하고 있는 이 모임에 대한 부분이라 읽으면서 우리 모임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었네요. ^^ 가족 안에서 일상적인 회복적 서클모임을 어찌 진행할지에 대한 실제적인 팁도 얻을 수 있었어요.

- 회복적 실천 공감서클 모임은 의무나 당위가 아닌 당신의 즐거움과 그리움을 위해 있다.
- 목적보다 과정에 충실하라. 과정이 이미 목적을 수반한다. 부산물로 공동체성은 자연스럽게 회복하게 된다.



<6부 학교폭력 사례 다루기>


6부의 큰 제목은 "요리하기:학교 폭력 사례다루기"인데 저에게는 '회복적 서클 모델을 제대로 적용할 수 없는 사례에서 진행자가 집중해야 할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로 이해되었어요.

사례로 제시된 것들이 모두 학교현장에 관련된 것이긴 하나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공통점은 서클 모델이 정석대로 적용되기 힘든 상황에서 조금씩의 변형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등의 주요인물이 참석하지 않았거나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경우, 참여자들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 표현에 극도로 소극적인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이기에 동동한 서클진행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 극도의 갈등상황인데도 사전정보가 거의 없이 진행해야 했던 경우 들이었습니다.

"실재는 온전하고 우리의 내면적 자아도 온전하며, 자아와 실재는 자비롭고 슷로 일어나는 사건과 다가오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그리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지성과 힘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는 신념은 회복적 써클 진행자에게는 갈등의 폭풍우 속에서 매우 중요한 지주가 된다."

"내용의 전달보다는 앉아있는 분위기, 침묵의 적절한 이용, 기다림과 말한 내용과 비슷한 의미어나 내면의 진심을 말해주는 언어로 바꾸기, 눈마주침과 수용이라는 분위기가 쌍방간의 연결에 크게 작용함을 결과적으로 알게되었다."
"해답을 모른 채 있어도 온전히 써클을 붙잡고 자기중심과 서클의 중심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상호이해와 진심나누기를 하다보며 저절로 뭔가 앞으로 나아가는 출구가 나타난다는 것에 대한 확인이었다."
"서클은 영향받은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서로의.지혜와 노력을 모으는 '초대하기'이다"
"회복적 서클은 이 모델 자체를 말하는.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자기돌봄 프로세스.자체"

지난 장에 이어 계속 서클의 형식이 아니라 그것이 중요시하는 가치와 결국 이루고자하는 목표(공동체 자체의 프로세스,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라는 것과 그것을 위해 진행자가 집중해야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목사님께서도 당황하시고 긴장하시고 어쩌지 고민도 하신다는 점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ㅎ



<7부 회복적 써클의 미래>

이번 장에서는 앞 장에 이어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 만들기'라는 주제로 우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지금 학교 안에서의 갈등을 학교가 처리하는 제도적 방식은 두려움, 처벌에 근거한 응보적 정의방식인데 이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실제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현실 안에서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어요.

- 자기진술서는 견고한 자기정당성을 강화할 뿐이므로 회복적 성찰문울 통해 어떤 필요와 동기를 돌봐야하는지 의미 탐구를 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 안전한 학교를 세우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 둘은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무엇을 공급해야 한다는 의무과 책임감, 그리고 사회화되고 내면화되어 있는 처벌에 대한 의지이다.
- 학교라는 공간 안에 머물지 말고 지역커뮤니티를 통해 기반 다지기.
- 학교이 갈등상황에 개입하는 경찰직무의 제도적 보완.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는 경찰 직무에 있어서 구체적인 변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알게되는 사실이 많아서 놀랍고도 흥미로웠어요.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라는 페미니즘의 통찰처럼 개인과 집단의 사례를 통해 이 사회 전반의 민주주의의 취약성과 새로운 근원적인 민주주의 형성과 그 역량에 대한 통찰과 상상력을 얻게 된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결국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로의 변화는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회복적 서클의 경험은 차이를 안전하게 소통하고 서로의 인간성을 돌본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민주주의는 열린 영혼에 기반하고 있고 타자의 말을 경청하는 안전한 공간에서 성장한다."
"근원적인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생각과 이해의 차이를 진정으로 들어주고 자기 내면의 진정성으로 솔직하게 말하며 진실이 소통되고 이에 기초하여 공동의 지혜로 미래로 나가는 선택을 강화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회복적 서클이 주는 민주주의에 대한 비전이다."

이렇게 회복적 서클로 인해 성찰하게 된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그러면서 그런 사회의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 '회복적 서클'의 가치대로 사는 삶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걸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는 말을 하는 순간 상대방도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는 법을 나로부터 배워 논쟁한다."
"당신 자신이 중요하다 여기는 것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실천하고 먼저 자신의 즐거움과 학급의 변화를 보여주라. 그러면 옆에서 보고 궁금해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사회적 진보와 평화운동을 성찰하면서 자극상황과 이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저항이라는 순환으로는 우리가 기대하는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소수'(지금 책을 읽는 사람들)를 독려하고 용기를 북돋습니다.

"사회변화와 안전을 위해서는 제 4의 영역인 공공영역의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공공영역은 사회적, 생태적 약작들의 고통에 민감한 감수성을 가진 시민역량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영역이다."
"진정성있는 마음들이 모아지면 흐름이 생겨나고 길을 만든다. 단지 필요한 것은 고통의 현실깊이에서 샘이 솟게 하고, 다른 샘들로부터 오는 물줄기로 조우하여 같이 흘러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단지 자신들이 흘러갈 뿐인데 스스로가 자정이 되어 두명한 영혼이 되고, 치유가 일어나며 주변은 생명을 받는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은 단순히 그 모델의 진리로 인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관심어린 추종자들이 기존 모델 추종자들의 압력을 견디어낼 때 가능한 것."

아래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아인슈타인이 말한 '미친 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안전과 복지가 사람을 죽이는 법에 숙달된 군인, 위험한 자를 골라내고 격리하는 경찰, 처벌과 고통을 부과하는 법집행자들 그리고 승리와 패배의 적 이미지를 생산하고 결투하는 정치인 등에 의해 달려있다는 신화를 우리가 아직도 갖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현실인가?"

최근에 'NGO 활동'과 관련한 교육을 들었었고, 내가 중요시하는 신념과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제대로 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오고 있던 차여서 이번 장이 저에게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제가 들었던 NGO 활동 교육에서도 시민운동이 비판하는 운동에서 만드는 운동으로 변하고 있고, 가치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변화를 만드는 소수로서 오랜 기간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연대가 정말 절실하다고 생각되네요. 그러니까 열심히 모여야겠죠? ^^



<회복적 서클 관련 자료들>


저는 "이혼을 법정이 아닌 행정시스템 속에서 써클을 통해 성장을 증진시키는 삶의 과정으로 이해해야한다."는 미국 판사의 글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에는 '가족'이란 것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듯 하여 지레 거부감을 느끼고 조금 미간을 찌뿌리며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이혼을 무조건 막자! 이런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이혼이 필요한 사례들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이혼 '과정'에 문제를 두고 있는 거더라구요.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세울 때 어떤 전략이 가장 유전자에게 이로운가를 따져보는 내용 부분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제로섬 게임이냐 논제로섬 게임이냐하는 이야기를 해요. 영합해서 대결해야하만 하는 건 상대방이 아니라 '시스템'일 수 있는데 이것을 꺠닫지 못한 채 제로섬 게임에 갇혀있기 쉽다는 거죠. 그러면서 든 예가 법정의 이혼 소송이었어요. 서로를 적대시하도록 이미 상정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승승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새롭게 창출할 생각을 못한다는 거죠.

" 논쟁에 있어서 상대방은 영혼이 있는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장애물로 보여지게 된다."

미국판사의 생각은 딱 저 이야기랑 같은 내용이었어요. 아예 시스템을 바꿔야한다는 거죠. 비결혼부모가 가족을 세우기 위해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한다는 것과 결혼식처럼 '부모되기 의식'을 통해 거듭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깊었습니다.

우리가 아등바등하는 것이 서로의 탓이 아니라 우리를 감싼 거대한 그물 탓일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