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 돌봄과 배움의 공동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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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 - 돌봄과 배움의 공동체

고래의노래 2008. 6. 30. 12:56

따사로운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는 나는 그 이상향과는 반대로
타인에 대한 대단한 방어심리를 가지고 있기도 해서,
나의 행동과 미래를 바꾸기 위해 여러가지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읽은 또문(또 하나의 문화) 출판사의 책은 그러한 마음 중에서도
꿍이의 교육과 관련한 방향을 잡아보고 싶어 선택했었다.
공동육아와 교육에 대하여 관심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책은 훨씬 더 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바로 "돌봄"에 대한 것.
 
책이 이야기하는 주제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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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을 강조하는 근대화의 흐름에서 사회는 하드웨어적인 것과 남성적인 파워와 조직에 대한 중요성만 비대해져 왔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진 성평등화라는 것도 남성중심체제에 여성을 편입하는 방식이었다.
 
결국 돌봄이라는 개념은 사회적 약자가 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보살핌으로 작게 정의되어져 왔고, 이 안에서 돌봄의 주체는 비보상노동을 행하는 여성에게 전가되거나 국가의 경비지원책으로 떼워졌다.
 
이제 돌봄은 소통의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그 대상과 주체 또한 남녀노소 모두가 되어야 한다. 즉,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상호돌봄의 체계가 발전되어야 하며 이는 지역적으로, 소규모로 이루어질 때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돌봄의 공동체는 심리, 문화적 차원에서의 관계를 통해 서로 성장, 발전하고 행복해지는 사회를 만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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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제에 대한 사회적 배경과 정책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상호돌봄을 실천하는 대안학교와 마을공동체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재미있었던 글을 소통방식을 핫(Hot), 쿨(Cool), 웜(warm)으로 나누어 각각 그 특징을 분석한 글이었는데, 몇몇 상황을 제외하고는 나도 가장 최근의 인간형이라는 "웜형"에 속했다.
 
한 예를 들면 애인과 헤어진 사람에게
- 획일적 핫 유형 : 사정도 잘 모르면서 판에 박힌 듯 "잘했다/못했다" 평가를 내려준다.
- 부담스러운 핫 유형 : 위로가 되는 말과 함께 어떻게든 소개팅 자리를 마련해 준다.
- 쿨 유형 : 객관적 상황을 분석, 처방한다, 다시 한번 "연애는 짜증나" 결론
- 웜 유형 : 상대방이 얘기해줄 때까지 모르는 척 한다.
 
^^ 재미있다. 그런데 이 글에서는 돌봄과 배려라는 것이
"상대방을 정서적으로 이해하고 소통을 바탕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 속에서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
으로 보았을 때 웜유형의 경우 '믿음과 신뢰, 돌봄이 사라진 시대의 주요 관계맺기'라고 이야기한다.
공동체가 해체된 불확실성의 시대에 자신감이 줄어들어 타인은 물론 자신에 대해서조차 미적지근한 상태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변할 게 없다라는 생각, 문제해결에만 급급한 사고방식이 이렇게 서로에게 다가서기 주저하게 만든다. 곧바로 해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 책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행복한 가족의 조건은 가족의 경계를 넘어 다른 가족을 만나는 지점을 만드는 것이다.
 
소통이 단절된 근대 토건국가로 돌아간 이명박 정부의 시대.
막힌 혈을 뚫기 위한 재잘거림과 행동이 더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