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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노래의 사는 이야기/하루歌

2018년 2월 月記

고래의노래 2018. 3. 12. 13:50

2월은 치유모임에서 <페미니즘과 기독교>를 함께 읽고 여걸모임에서는 <셀프혁명>을 함께 읽었다. 이 책들 읽으면서 읽으면서 느낀 점들은 따로 포스팅했다.

설날도 있었고, 친청부모님 칠순모임도 있었고, 내 생일도 있었어서 나름 이벤트가 풍성한 한 달이었다. 

그 안에서도 일관되게 흐르는 일상의 맥락은 페미니즘 안에 있었다. 엄마와의 오랜 대화가 있었고, 나는 하이힐을 샀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길게 포스팅했다. <회복적 서클>을 통해 익히게 된 감정읽기를 통한 욕구찾기와 페미니즘이 만나면서 내 안의 안개들이 걷히는 느낌이 든다. 기술과 철학이 합쳐져 길을 뚫는 기분이다. 


1. 기독교와 나

 종교의 가르침과 상반된다고 느껴지지만 너무나 견고한 '전통'이 되어 도저히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성당 안에서의 불합리들을 어떻게 필터링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무시할 수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도 없는데, 아이가 복사로까지 활동하고 있어 그야말로 목줄이 메여있는 기분. 

 기독교와 페미니즘에 관한 여러 자료를 찾다가 성공회가 여성사제를 인정하고 활발히 활동하며 동성애자 등 소수자 인권과 페미니즘에도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 나라의 교구가 상당한 자율권을 가지고 있어서 스코틀랜드 교구에서는 동성애 결혼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페북에서 성공회 여자사제 분과 페친도 맺으며 성공회 교회의 분위기를 더 느껴보고 있다. 한 번 성공회 교회에 가서 미사에 참석하고 상담을 받아볼 생각이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현재 복사활동을 하고 있는 첫째. 만약 내가 교회를 옮기거나 교회를 더 이상 못나가겠다는 결정을 하게되었을 경우 이를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과연 설명할 수 있을지..


2. 여걸모임

 여신모임 이후 계속되는 모임벗들과의 만남 속에서 여전히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우고있다. 

 '마사 퀘스트, 다섯번째 아이, 케빈에 관하여'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상황이 나쁘게 흐를 때 그 흐름을 받아들인다는 건 어떤 것일까? 포기나 놓아버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삶을 껴안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면서 변화를 시도한다는 건 또 어떤 것일까? 모든 답은 양극단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고 그 지점은 모두에게 다른 곳일 것이다. 

 연정님 시어머니 이야기를 들으며 두 분이 사이좋게 지낸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우리 시어머니와 다정하게 지내는 나를 상상하다 울먹였다. 아마도 나는 나를 포근하게 해주는 중년여성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있나보다. 

 이야기 중에 올림픽 팀추월 선수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발단은 '그것이 국민청원으로 국대자격을 박탈할 만큼의 잘못인가?'였다. 연주님은 김보름 선수의 행동은 어쨋건 잘못된 것이고 국민청원에도 함께하셨다 했다. 나는 우리는 모든 전후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하며, 그녀의 미성숙한 태도는 아쉽지만, 그건 결과만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투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주님과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 사건의 각자의 마음에 어떤 점을 건드렸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솔직하게, 하지만 상처를 주고받지 않으면서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 다른 생각으로 내 판단의 배경, 이유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안전하고도, 깨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여걸모임이 참 소중해진다. 

 그리고 연주님의 의지도 감동적이었다. 연주님은 3월부터는 복직을 하셔서 원래 목요일에 이루어지는 모임에는 참가할 수 없는데, 혹시 모임을 주말로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주셨다. 늑대책의 아니무스가 떠올랐고 그 힘찬 의지 속에서 나도 힘을 받는 것만 같았다. 우린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3월부터는 주말 또는 공휴일에 만난다. 


3. 늑대여인

나는 모든 프로필 사진을 아래 그림으로 바꾸었다. 

저렇게 힘있고 단단한 나이고 싶다. 



4. 어린이집 친목짱

어린이집 부모들끼리 우리들만의 모임이 필요하고 그 모임을 구심점으로 역할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런데 그 누군가를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계속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결론이 났다. 


결국 이래저래 글 많이 올렸던 내가 앞으로 관련 일을 하되, 선생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이 없어서 다른 분이 담당해주십사 말씀드렸다. 그래서 또 다시 서로 '그대가 딱이네' 2차 공방 벌이다가, 소연언니를 갑자기 다들 떠올리고 대동단결 결론내렸다. 커뮤니케이터로 그녀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게 일치된 의견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연언니와 나중에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야기나누다보니 몇가지가 정리되었다.


- 부모모임장의 역할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고 그래서 커뮤니케이터가 진짜 필요한 경우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 선생님과의 합을 생각해서 가야하기에 부모의견 또는 질문을 정리하여 전달하는건 무리일 것이다. (선생님이 반감)

- 일단 확실한건 부모끼리의 친목도모의 중심 역할이므로 부모모임장이라는 무거운 정의보다 친목짱으로 가보는건 어떨까. 

- 작년에 나올 수 있는 많은 질문과 의견이 오갔으므로 우리 안에서 해소가능한 부분이 많을 것이며 선생님과의 대화가 필요한 질문이 생겼을 경우, 대리인보다는 개인적 접근을 선호하는 분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모아졌다. 그래도 어쨋든 그녀는 필요한 경우 도움을 주겠다 마음내주었다.


결론은 부모모임짱이 아니라 '친목짱'의 역할을 내가 맡으며 커뮤니케이션 역할에서는 소연언니가 나서주겠다는 것. 누구도 감투를 제대로 쓰지 않으면서도 뭔가 돌아갈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이렇게 결론이 날 수도 있구나라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 어쨋든 즐겁게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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