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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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28~32개월 이솔이

고래의노래 2016. 4. 9. 22:13

바라만 봐도 좋은 우리 둘째. 이솔이.
기억은 기록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예쁜 이 순간이 그야말로 수식간에 지나간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둘째는 기록에 소홀해진다.

31개월 이솔이는 또래보다 키가 작고 머리카락 숱이 적어서 밖에 나가면 2돌 미만 아기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돌쟁이로 보는 분까지...^^;;;

이솔이가 아기 때는 참 걱정이 많았다.
양쪽 허벅지 주름이 달라서 고관절 탈구를 걱정했었고, 윗입술과 윗잇몸을 잇는 살인 상소순대가 너무 이 가까이에 붙어 있어서 잘라주는 수술 해야하나 걱정, 엉덩이 윗쪽이 함몰되어 있어서 혹시 신경질환 있을까봐 걱정, 대천문이 너무 일찍 닫혀서 머리가 안클까봐 또 한 걱정...그리고 가장 큰 걱정은 너무 안 웃고 반응이 없다는 것이었지...

안그래도 걱정쟁이인 부모인 우리는 이솔이가 말 문이 제대로 트이기 전까지 얼마나 전전긍긍했는지 모른다.
그 모든 걱정이 무색하게 너무나 예쁘게 자라주는 우리 이솔이.

​#애교쟁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아이가 나왔냐고 부모님들이 그러실 만큼 무뚝뚝한 우리 부부에게서 애교폭발 이솔이가 와주었네.
하지만 모두들 내가 한 때 한 애교했다는 걸 잊으셨구만요. 결혼하고 요로코롬 된 것인디. 다 남편탓이지요. -_-;;

​# 책이 좋아
윤우도 이랬던가? 책을 좋아해서 언제나 책을 한무더기 가지고 소파에 앉아서 읽어달라고 한다.
책의 내용을 모조리 기억해서 혼자 읽기도 하고 책의 내용으로 역할극을 하기도 한다.

#잘 기다려요
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 "잠깐만 기다려봐. 이것만 하고 갈께~"하면서 5분~10분 정도 늦어도 군말없이 기다려준다. 윤우는 기다리는 걸 참 못했었는데. 그네탈 때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땡깡없이 잘 한다.

#가위질을 잘 해요
28개월?즈음부터 스스로 가위질을 시작했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따라 어설프게 가위질하는 수준.
그래도 윤우때는 안보였단 모습이라 신기하다.

#숨바꼭질
누군가 "가위, 바위, 보"를 하면 으레 숨바꼭질이라고 생각하는지 술래가 되어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1부터 10까지 셀 수 있는데 자주 6을 빠뜨린다. 그런데 아직 찾고, 숨는 역할을 구분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ㅎㅎ

#오빠, 언니가 좋아.
"난 아기 싫어! 친구 싫어!"이런 말을 자주 한다. 물론 아빠나 오빠한테도 종종 하는 말이기에 진심 반, 농담 반인 것 같은데..또래를 만날 기회가 적고 오빠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더 많아서 그런지 연상들을 더 좋아한다.
오빠친구들이 오면 무척 반가워하고 아는 체를 하지만 돌아오는 건 무시...;;;; 언니들은 꽤 이뻐하지만서도.

#그네와 모래가 좋아요
모래놀이를 무지무지 좋아하며 놀이터에서는 그네타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동네에 모래놀이터가 없는게 너무 아쉽다. 그네는 꽤 세게 밀어주어도 신나하는데 32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혼자 미끄럼틀을 못탄다는 게 함정.

#양칫물 뱉기와 변기에 쉬하기
양칫물 뱉기를 오랫동안 못해서 치약으로 닦아주는 것이 내내 찜찜했는데 30개월 즈음부터 하기 시작했다.
"'에페'해!"라고 하니 이제까지 계속 '에페'소리만 냈는데, 아예 입술로 "푸~~"하는 걸로 알려주니 물을 뿜으며 뱉기 시작~
변기에 쉬하고 응가하고 하는 건 28개월 즈음부터 조짐을 보이며 종종 성공을 해서 한껏 고무되었었는데,
이제 변기에 쉬하자고 하면 싫다며 기저귀를 요구한다. -_-;;; 이미 오빠의 기록인 32개월은 넘은 상태.
신경쓰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하네 요 녀석.

#괴물을 좋아한다.
"괴물이 오고 있어! 숨어!" 괴물놀이를 좋아하며 괴물 책도 좋아한다. 무서워하면서 좋아하네.

# 무서운 것이 많고 세발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벌써 보조바퀴가 달린 4발 자전거를 타는 4살도 있던데, 이솔이는 다리가 짧아서인지 아직 세발도 제대로 타지 못한다. 의자 끝에 낮으면 페탈을 굴릴 수는 있는데 힘도 부족. 요령도 부족.

#훈육이 안된다. ㅜ.ㅠ
윤우는 밥상머리 교육할 때 식탁을 떠나면 무조건 밥을 치우고 간식을 주지 않았다. 조금만 식탁에서 딴 청을 피워도 "내려가!"라고 얘기하면 혼내는 분위기를 알고 "안내려갈꺼야~"하며 울면서 밥을 먹었지.
그런데 이 녀석은 "내려가면 밥 치울꺼야. 그럼 간식 없어."라고 협박해도 "응"이라며 내려간다.;;;;;
진짜 오빠만 과자를 주어도 그냥 바라보면서 안먹음. 키도 작은 것이 밥까지 안먹어서 진짜 따라다니며 떠먹여줘야만 하는 건가 갈팡질팡이다.
결국 지금은 내려가도라도 식탁으로 다시 와서 한 숟갈씩 받아먹으며 놀러다니게 하고 있다. 내가 안 움직이는 것 뿐...ㅜ.ㅠ 아..뭐가 맞는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