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아이와 부릉부릉> 바다 찍고 목장 찍고, 당진여행 본문
일정 : 2011년 6월 11일
누구와 : 가족끼리
버찌씨 중 한 명인 선희의 아들, 지성군의 돌잔치가 있었다. 물론 그녀의 고장, 당진에서.
선희가 정착하기 전, 당진은 삽교천 들렀을 때 스친것 말고 나와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꽤나 익숙하고 친근해졌다.
좋은 날씨 탓에 요즈음 콧바람이 든 우리 가족은 당일 당진행 여정에도 여러 코스를 삽입했다.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부랴부랴 준비해서 출발! 11시 정도에 만리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만리포 해수욕장은 서해안 해수욕장인데도 갯벌이 없는 모래해변이다. 물도 꽤나 깨끗하고 수심도 얕고 완만해서 아이들이 놀기에 참 좋다.
예전에 현수와 동아리 동기들과 이 곳으로 MT를 왔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윤우를 데리고 왔다.
이렇게 우리들의 추억 속으로 윤우가 뚜벅뚜벅 걸어 들어올 때면 늘 가슴이 두근거린다.
둘만의 로맨틱한 추억의 장소라면 오히려 이런 두근거림은 없을 것 같다.
로맨틱함이 결혼, 가족, 아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인으로서가 아니라 친구들과 버글거리며 왔던 바로 그 장소에 윤우가 함께 할 때면 항상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진다. 이건 오랜 친구와 결혼해서 좋은 점 중 하나. ^^
현수와 그 아들. ㅎㅎㅎ 바다를 마주하고 선 부자.
부자는 해변에 던져두고 나는 돗자리에 누워 주스 빨며 책을 읽었다. 이게 신선놀음이 아니고 무엇!!!!
빨대 꽂힌 주스와 모래사장이 어우러지니 실눈뜨고 보면 동남아 쪽에 휴양온 것 같기도 하고. ㅋㅋ
작년에는 해변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몇 시간이 모자랄만큼 좋아하더니, 이제 바다에서 조금 놀더니만 돗자리로 와서 모래묻은 옷을 갈아입혀 달란다.
몇 번 아이데리고 물놀이 다녀보니 나도 이제 뒷처리에 고수가 되어서 아이를 세면장에 데려가지도 않고 척척 정리를 하고 옷을 갈아입혔다.
그렇게 한시간 가량 놀고 당진 시내로 돌아가 게장을 먹고 영주이모 커플이 기다리는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으로 출발!
당진 쪽에 가면서 어디 구경갈까 영주랑 고민했는데 승모씨가 체험목장이 근처에 있다며 정보를 건져 오셨다.
오! 분위기가 좋다. 주차장에 서 있는 오브제 작품 하나만으로도 이 곳 분위기가 짐작이 되었다.
소와 각종 동물을 테마로 한 조각 작품들이 목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 작품들이 목장을 세련된 분위기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입장료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입장+트랙터타기> 세트와 <입장 + 트랙터 + 송아지 우유주기 + 젖짜기 + 풀주기> 세트.
앞의 세트는 7,000원 뒤의 것은 10,000원이다. 우린 뒤의 종합세트를 선택했지만 윤우의 자유분방함때문에 본전을 뽑지 못했다. ㅠ.ㅜ
송아지에게 우유를 주었는데 한 10초만에 다 먹어 버렸다. ^^;; (너무 순식간이어서 찍지도 못함.)
엄마 젖으로 먹으면 한 번에 시원하게 먹을 것을 사람들에게 찔끔찔끔 받아먹으니 송아지들도 얼마나 감질맛날까.
영주네 커플이 치즈만들기 체험을 신청해 놓았다고 해서 함께 해 보았다.
멋진 총각(아마도...아무튼 멋진 젊은이) 선생님와 함께 모짜렐라 치즈와 스트링 치즈 두 가지를 만들었는데, 막 만든 치즈는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만든 치즈만 나눠 먹고도(주먹 두개 크기) 넷이 다 배부를 정도로 치즈의 맛이 정말 깊고 풍부하다.
하지만 32개월 윤우에게 30분 동안 앉아있는 것은 불가능~ 결국 중간에 현수와 함께 밖으로 보내버렸다.
운전놀이 좋아하는 윤우에게 꼭 맞는 설치물. 목장 곳곳에 이런 조형물들이 많이 있어서 아이가 지루해 하지 않는다.
앞에 말한 것처럼 입장료 세트에 기본으로 트랙터 타기가 들어있는데, 커다란 트랙터에 매달린 마차에 타고 목장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트랙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이는 풍경. 저 멀리 보이는 것은 동물 모양으로 꾸며놓은 놀이터이다.
저런 놀이터 디자인 하나도 세심하게 신경쓴 것이 이 목장의 최대 장점. 이 날은 시간이 모자라서 저 쪽까지는 가보지 못했는데 다음에 갈 때는 풀밭을 가로질러 꼭 저 곳까지 가 봐야겠다.
뛰는 부자. ^^ 윤우는 거의 날아다는 것 같다. 이런 자연이 늘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멋진 소 모양 트랙터. 안에 들어가면 운전대과 스틱들이 있다. 물론 운전은 되지 않지만, 윤우가 정말 좋아했다.
더운 여름이라면 구경하는데 많이 힘들 것 같다. 나무그늘이 거의 없는 들판이기 때문에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야하기 때문. 여름이 지나고 조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쯤 다시 찾기로 했다.
태신목장을 빠져나와 오늘의 진짜 목적지였던 지성이네 돌잔치 장소에 도착했다.
지난 버찌씨 여행 때 참석하지 못했던 혜원이도 오랫만에 만났다.
버찌씨 천안 여행 후 겨우 2주만에 보는 건데도 너무 좋다. 한 달에 한 번씩만 정기적으로 만나도 좋으련만.
윤우를 선두로 다들 한 살씩 차이가 난다. 아직은 서로 어울리지 못하지만 일년쯤 지나면 윤우랑 지유는 서로 얘기하며 놀 수 있지 않을까.
당진에서의 돌잔치는 시골 마을잔치같은 '촌스러운 정겨움'이 있었다. 나이가 먹어가니 이 '촌스러움'이 따뜻하고 흥겨워서 은근 즐기게 된다. ^^ 이 날 버찌씨팀은 돌잔치 사은품 중 2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그런 흥겨운 분위기 덕분에 승모씨와 현수의 엉덩이춤도 볼 수 있었다. 사진으로 못남긴게 너무 아쉽고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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