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유교전에서 발견한 멋진 책들 본문
10월 초에 유아교육박람회를 관람했습니다. 물건을 사기 전에 몇 번이고 고민하는 느림보 쇼핑을 하는 저는 애초에 박람회에서 물건을 산다는 건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저 평소에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의 알찬 물건을 구경하고 알아두자는 생각이었지요.
이번 박람회에서 건진 건 다름 아닌 책이었습니다. 어린이책을 전문적으로 내는 작은 출판사들이 있는데, 인터넷 서점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그들의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제목만 읽으면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여행다니는 이야기인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스포일러 뿌립니다! 치익~) 이 책에는 주인공이 버스 타는 장면, 버스에 타고 있는 장면은 한 컷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로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기다립니다.이번 박람회에서 건진 건 다름 아닌 책이었습니다. 어린이책을 전문적으로 내는 작은 출판사들이 있는데, 인터넷 서점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그들의 보석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버스를 타고 -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보림 |
장소는 넓은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버스 정류장.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를 틀어 봅니다. 처음 들어보는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룸룸파룸 룸파룸!" 악기 연주하는 사람들의 옷차림과 시장 풍경으로 보아서는 중남미 쪽이 아닌가 싶네요.
처음 들어보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 음악에는 저렇게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이 묻어나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지나가고 여행자는 그들을 바라봅니다. 버스는 여전히 오지 않습니다.
급기야 밤이 오고 여행자는 정류장에서 잠을 청합니다. 사막을 가득 채우는 별들이 그의 곁을 지켜주네요.
다음 날 아침, 드!디!어! 버스가 오는데!!!! 사람이 바글바글~~~~
그래서..결국 여행자는 버스를 타지 못합니다.
스토리로만 보면 정말 허무할 지경이지요. 만 하루동안 기다렸는데, 버스를 못 타다니!
그런데 그 오랜 기다림을 여행의 한 조각으로 인정하고 타박타박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담담한 모습이 마음을 울린답니다. '어제는 이 곳을 보았어요. 느낌이 어땠어요. 오늘은 이런 음식을 먹었는데 색다른 맛이었구요~' 하는 식의 여행기를 읽었을 때보다 훨씬 더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수 있어서 참 좋답니다.
윤우도 아주아주 좋아하네요.
아빠! - 필립 코랑텡 글 그림, 조소정 옮김/베틀북 |
책을 읽으며 잠이 들었다가 이상한 느낌에 깨어보니...
옆에 초록 괴물이 있습니다! 으악~ 아빠!!!!!!!!!!!!!!!!!!!
그런데 이 괴물 꼬마가 나를 괴물이라고 하며 자기 아빠한테 달려가네요.
엄마는 지네파이를 너무 많이 먹어 악몽을 꾼거라며 달랩니다.
그러다 다시 잠이 들었는데, 이상한 느낌에 잠에서 깨보니...
으아~~~~아빠!!!!!! 내 침대에 괴물이 있어요!
엄마는 사과파이를 너무 많이 먹어 악몽을 꾼 거라며 달래죠.
초록 아기 괴물은 이제 이 상황을 빤히 이해한 것 같습니다. 문 뒤에 숨어 의미심장하게 미소짓고 있네요.
다시 사이좋게 잠이 듭니다. 자, 과연 누가 괴물일까요?
이 책도 윤우도 아주 좋아합니다. 다만 이 책에 나오는 아기 얼굴이 너무 노안이 것이 조금 아쉽네요. 심지어 처음 책을 읽어주었을 때 윤우는 아기 아빠와 아기가 나란히 나와있는 그림을 보고 "큰 아빠, 작은 아빠" 라고 말하기까지 했답니다. -_-;;;;;
못 말리는 우리 엄마 - 티에리 르냉 지음, 줄리엥 로사 그림 ,이혜선 옮김/크레용하우스 |
다리 털도 많이 나고 가슴도 영화배우보다 작은 우리 엄마.
하지만 엄마는 나에게는 한없이 따뜻합니다.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열심이고, 더 좋은 사회를 위해 거리시위에 참여하기도 하지요.
이 책은 아직 구매하지는 못했습니다. 오래 고민하다 이 책을 사지 못한 이유는 책보다 저의 행동으로 아이에게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며칠 전에 생각을 바꾸어 '저를 위해' 이 책을 사기로 결심했답니다.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적어두고 그려두면 실현된다는 '이미지 트레이닝'처럼 저도 저 그림책을 보면서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저를 성장시켜 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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