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엄마 무릎에 엉덩이를 들이밀게 된 윤우~ 본문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카페에 썼던 글 ****************************************************
독서일기라고 하기에 상세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며칠 전에 많이 반성한 일이 있었습니다.
요즈음 들어 윤우가 책 보는 것이 뜸해져서 저는 몸으로 노는 시기에 돌입해서 그러겠거니 하고 생각했어요.
이것도 분명 하나의 이유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는 거였어요.
며칠 전에 오픈책장에 있는 책들을 작은 방 책들과 교환했습니다.
저희 집은 좁아서 아기가 주로 노는 거실에 오픈책장 하나를 두고 여기에는 아기가 잘 보는 것을 꽂아두고요.
그 외의 책들은 작은 방의 커다란 책장에 엄마, 아빠 책이랑 같이 꽂아 둔답니다.
근 몇 개월 동안은 아기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 서점을 부단히도 들락거리며 단행본을 꽤 사들였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단행본들이 주로 4~7세 용이었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 '아! 책 좋다!'라고 느낄만한 단행본들은 거의 그 또래 정도 아이들의 책이었고,
그래서 얼른 아이가 자라 이런 좋은 책들을 같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가슴까지 두근거렸습니다.
0~3세 아이용 책은 스토리 위주라기 보다 인지 또는 책으로 하는 놀이! 라는 개념이 더 많잖아요.
그래서 '책'을 재미있는 '내용'이 꽉찬 것으로만 생각하고팠던 저에게 그런 책들이 눈에 찰 리가 없었습니다.
내용을 보지 않아도 그림만 봐도 좋을꺼야~~~라며 사들인 책들이었는데, 윤우는 반가워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윤우에게 그 책들을 들이밀어보고 싶은 마음에 책장 가득 새책들을 전면에 꽂아두고
이제까지 잘 봐왔던 책들은 책장 밑에 꽂아두거나 아예 작은 방으로 보내버렸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던 거예요.
그리고 며칠 전, 이게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예전대로 책장의 책을 바꿔놓았습니다.
그 뒤로 윤우가 계속 책을 뽑아드네요.
정말 윤우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향기로운님 책에도 나오지만, 아이에게는 딱 그 수준에 찰랑찰랑한 책들이 필요한 것인데...
저는 왜 이리 반성만 하게 되는 걸까요. 이 카페에 제가 쓰는 글 중 대부분이 반성의 글인 것 같습니다. ㅜ.ㅠ
엄마의 욕심으로 책과 멀어졌다가 다시 책장 앞에 선 윤우.
앞에서 끌기만 하는 게 아닌 뒤에서 바라보고 지지하는 육아를 다시 한 번 다짐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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