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나를 지탱할 두근거림이 필요할 때 - 장미와 찔레 본문
장미와 찔레 (일반판) - 조동성.김성민 지음, 문국현.윤석금.박기석 감수, 낸시랭 표지디자인/IWELL(아이웰) |
아주 오래 전부터 인터넷 서점의 마이리스트에 올려놓았던 책이었지만, 각종 업무 활용서에 밀려 읽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어떤 영감이나 동기를 부여해주는 '우주의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신비로움을 나는 어느 정도 믿고 있는데,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게 된 것도 나의 의도가 아닌 우연한 마주침이었다. 다른 책을 찾기 위해 사회과학 서적 부분을 뒤적거리고 있었는데 이 책이 나보란듯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 책의 주제가 가지고 문제점이 해결되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그래, 이게 타이밍이다!'라고 여겨 빌리게 되었다. 한 여자 사원이 회사업무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그 주제는 다른 여느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게 아니잖아!'라고 회사에서 매일 마음 속으로 외치고 있는 오늘날 20대 사회초년생들에게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며 그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나가길 독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특히 어른들)이 인생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대부분 맞는 말일 것이고 따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나이가 하나씩 들면서 느끼게 되는 건 시대의 명언들(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어른들의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하나, 방황하는 우리 세대를 내가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건 침체된 경제때문에 높은 학력에 비해 원하는 곳으로 입사하지 못하고...로 시작되는 사회적 배경때문이 아니라 인생의 진리라는 것은 '스스로 채득할 수 밖에 없다'는 또 다른 진리 때문이다. 남이야 어떻든 내 발 속 가시가 가장 성가스럽고 고통스러운 것이며 나의 고민을 누군가 대신 해줄 수도 없고 번뜩이는 깨달음을 내 머리 속에 구겨넣을 수도 없다. 경험없이 채득되는 지식은 결국 근거를 찾지 못해 질문을 꽁무니에 남긴 채 부유하기만 할 뿐이다. 장미와 찔레는 소설 형식이기 때문에 읽기도 쉽고 감정이입도 훨씬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스토리에서는 물론이고 이 책을 만든 출판사 자체도 이러한 고민을 안고 시작한 청년사업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장미와 찔레는 책 내외부에서 모두 이 새대의 젊은이들과 교감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할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교훈만 주려하는 지침서들과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책을 덮고 나서는 작게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책이 주는 의미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거라면 이 책은 그 본분을 어느 정도는 실천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고민하고 방황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하겠지만,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http://whalesong.tistory.com2008-08-07T15:18: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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