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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둘째 윤서의 가정출산 이야기

고래의노래 2013. 12. 25. 11:10

잊어버리기 전에 특별했던 윤서의 가정출산기를 남겨본다.

 

출생일 : 41주 (9월 1일 새벽 4시 40분)

태명 : 예쁜이

몸무게 : 3.38kg

특이사항 : 36주에 역아회전술 시행, 탯줄을 목에 감고 있었음.

태어난 곳 : 우리집 거실

 

* 가정출산을 결심하기까지

 

생각해보면 나는 첫째 때부터 자연출산을 원했다. 굴욕 3종에 대해 내내 의문스러워했고 왜 꼭 누워서 낳아야 하는지 불만이었다. '자연출산'이라는 개념도 없던 때였지만 자연출산을 원했던 것인데, 이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르봐이예 병원을 찾는 것이었다. 첫째를 낳았던 르봐이예 병원에서 실망스러운 출산을 경험한 이후 둘째는 무조건 가정출산을 하기로 결심했다. 

첫째 때부터 나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 모든 여자들이 겪는 그 일을 드디어 나도 겪는다는 설레임뿐이었다.

그런데 첫 난관이 있었으니 예쁜이가 역아라는 사실이었다.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아기들이 많으니 일단 기다려보기로 하고 집근처의 병원을 계속 다녔다. 25주 쯤 초음파를 보았을 때는 머리가 아래쪽으로 내려갔다는 반가운 이야기도 들었었다. 그런데 그 다음번에 보니 예쁜이는 다시 빙그르~ 돌아있었다.

 

가정출산을 결심했지만 그건 나와 태아의 상태가 모두 건강하고 정상적일 때 가능한 일이었다. 조산원에도 상담을 받으러 갔었지만 역아라면 자신들이 출산을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출산시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역아일 경우까지 가정출산을 고집할 마음은 없었다. 예쁜이가 계속 역아상태로 있는다면 내가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역아 자연출산을 지지해주는 병원에서 출산하는 것이었다.

 

* 출산의 주체가 되는 과정

 

메디플라워 산부인과의 정원장님께 진료를 보면서 우리의 생각을 말씀드렸다. 지금은 역아이나 추이를 지켜보아 모든 상황이 온전하다면 가정출산을 하고 싶다고. 그런데 정원장님의 반응은 내가 기대했단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원장님이 우리에게 하신 첫 질문은 이거였다. "산부인과 병원이 왜 생겼다고 생각하세요?" @0@ 정원장님은 의학적인 위험상황을 줄이고자 병원이 생긴 것이며 가정출산을 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위험성을 안고 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냐고 물으셨다. 온전한 지지를 기대했던 나는 매우 당황했다. 그러자 정원장님께서는 의사로서 자신은 이러한 점을 짚어줄 수 밖에 없으며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한 끝에 가정출산을 결심한다면 그 때부터 자신은 100% 지지하고 도와주겠노라고 하셨다. 산모의 체격적인 조건이나 산모와 아이의 이제까지의 컨디션 기록으로 봐도 잘 하실 것 같다고, 자기가 이제 한 눈에 척 보면 수월하게 잘 할 분들인지 감이 온다면서 웃으셨다. 다만 산모와 그 파트너가 함께 정말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결심을 확고하게 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 날 하루동안은 참 많이 속상했다. 은근히 불안을 비췄던 남편은 정원장님의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자연출산 병원에서 낳는 것이 어떻겠냐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가정출산 과정에서 아이가 혹시라도 잘못되었을 경우, 병원에서 낳지 않은 후회와 죄책감을 견딜 수 있겠냐는 것이다.

 

오랜 생각과 고민 끝에 출산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내 자신감은 분명 필요한 부분이나 가정출산을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는 물론이거니와 출산의 의학적인 진행과정이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법 등 실제적인 공부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진정한 출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관련 책과 사이트를 찾아 공부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자연스러운 출산을 위한 믿음을 주는 개론서가 아니라 세세하게 의학적인 내용이 들어간 책을 골라 읽었다.

 

아래에 그 공부 과정을 정리한 포스팅을 링크로 걸어둔다.

- 출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공부 http://whalesong.tistory.com/488

 

위 블로그 내용에도 나오지만 가정출산을 준비하는 산모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사이트가 있다.

http://www.homebirth.org.uk/

가정출산 정보가 가득한 웹사이트. 영국 거라서 영어로 되어 있다.

가정출산에 대해 지지하면서도 가능한한 객관적인 정보를 담으려 애썼으며 심지어 가정출산을 하다 아이가 사망한 가족이 심경을 적은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가정출산을 고려한다면 꼭 들어가봐야할 곳이다.

 

가정출산을 원하는 산모들은 가정출산의 안정성에 대해 '옛날엔 다 집에서 낳았잖아.'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아기를 낳을 능력을 갖고 태어난 여성의 몸'에 대한 믿음 차원에서는 맞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가정출산을 결심하기 전에 한가지 꼭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옛날엔 가정출산이 유일한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선택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출산에 내재된 위험성 때문에 병원이 존재하는 현 시대에서 가정출산을 한다는 것은 그 선택의 결과를 '후회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정출산을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메디플라원 조산사님께 전달한 우리 가족 출산계획서

 

공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출산계획서를 작성했다. 정원장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확고하고 명확한 결심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정원장님도 나의 이러한 변화를 위해 화두를 던져주신 것이리라. 감사드린다. 내 결심이 확고하자 남편도 동의했으며 다만 병원과 연계하여 가정출산을 진행하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메디플라워 병원과 연계하여 가정출산을 하게 되었다.

 

초음파를 자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이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자주 초음파를 하게 되었다. 36주까지 예쁜이는 여전히 역아였다. 이제 가정출산을 하고자 한다면 역아회전술의 선택만이 남아있었다. 이 또한 쉬운 결정이 아니었으며 그 과정은 아래 포스팅에 따로 설명해 놓았다.

 

- 역아회전술을 결정하기까지 (회전술의 장점과 단점)장점과 단점) http://whalesong.tistory.com/490

 

* 진통을 시작하다!

 

첫째는 37주 중반에 양수가 터지면서 촉진제를 맞으며 낳았다. (촉진제 꼭 맞아야 하냐고 물었지만 의사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음.) 마지막 2주는 엄마의 면역성분이 아기에게 가는 시간이라는데, 40주 내내 품고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40주를 꽉 채워 낳기를 희망했는데 예쁜이는 그 바램을 들어주고도 일주일을 더 지내다가 나왔다.

아이가 조산되는 이유는 사실 단 하나, 아기가 있기에 뱃 속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내 뱃 속 상태가 괜찮나부네..

 

그래도 41주가 채워져가자 슬슬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자연진통을 겪어보지 않고 촉진제에 의한 진통이었으니 혹시 내가 진통 안걸리는 체질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런데 검색해 보니 생리주기가 길다면 일반적인 계산법으로 예정일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 전날 서울대공원으로 놀러가 엄청나게 걸어다녔다. 그 날 새벽 잠을 자는데 밑에 축축한 게 느껴지면서 배가 싸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확인하니 맑은 물이 속옷에 가득 묻어있는데 냄새를 맡아보니 약한 락스 냄새가 나는 것이 양수가 확실했다. 이번에도 이슬은 못보고 양수 먼저. ^^;;

수중분만에 대한 열망은 없지만, 혹시라도 진통 중에 물에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욕조를 깨끗하게 닦았다. 수중분만에 만족해하는 산모들이 많지만 나는 물에 들어갔을 때 몸에 옷이 착착 감기는 느낌이 귀찮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옷을 다 벗기는 더 싫고 물에 들어가 있는 동안 물 속에 분비물이 섞일까 걱정하게 되는 것도 싫었다. 한마디로 까탈스러운 나에게는 안맞을 것 같았다. ;;;;; 결국 욕조 사용할 시간도 없긴 했지만.

 

욕실을 청소하고 방에 들어와 진통 어플을 켜고 확인하기 시작한 게 2시 반. 근데 초반부터 3~4분 간격이다. @_@;; 출산 리허설 때 경산이면 10분 간격일 떄 연락하라고 들었는데...어찌해야 하나 망설이다가 설마 그렇게 빨리 진행되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으로 일단 버텨보았다. 2시 50분쯤 내가 끙끙거리는 소리에 남편이 깨어났다.

 

첫째가 깰까봐 둘이 거실로 나와 거실 무드등을 켰다. 담당 조산사님이 진통이 시작되면 바로 자신의 핸드폰으로 연락하라고 하셨는데 새벽에 전화하는게 죄송해서 둘이 어쩌지? 어쩌지? 하며 망설였다. 이 때만 하더라도 남을 배려할만한 정신이 있었다. 진통이 참을만 했던 것. -_- 그래서 일단 메디플라워 핫라인과 통화를 했다.

 

짐볼과 하나가 된 나. 저 자세로 아이를 낳았다.

 

히프노버딩 책을 읽긴 했으나 호흡법을 꾸준히 연습하지는 않았다. 3단계로 나누어진 호흡법을 '나 지금 진통 몇단계지?' 하고 따져가며 지킬 경황이 없을 것임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기도 했고, 이번에는 진통 과정 중에 침대에만 누워있는 것이 아니고 여기저기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테니 내 본능에 맡기고 싶었다. 다만 '아!'라고 소리지르면 오히려 힘이 들어가 출산이 어려워지니까 '우~' 또는 '후~'라는 식으로 몸을 이완시키는 신음소리를 내자는 다짐만 했다.

 

나는 계속 무언가를 당기거나 몸을 웅크리고 싶었다. 그래서 진통이 올 때마다 남편 옷을 잡아당기고...;; 옛날 애 낳을 때 천장에 줄을 왜 매달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마저 힘들어졌을 때는 짐볼을 껴안고 있었다.

 

내가 진통하는 중 그린 윤우가 그린 "처녀 예쁜이"

아기도 아니고 게다가 아가씨도 아니고 '처녀'라는 말을 쓰니 좀 웃겼다. ㅋㅋ

 

내 신음소리에 윤우가 깨서 나왔다. 처음에는 무서운지 내 옆으로 오지 않았다. 가정출산이라는 경험이 혹시라도 아이에게 충격으로 다가올까봐 <우리 집에 아기가 태어나요> <아가야 안녕?>같은 가정출산 책을 읽어주며 윤우와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책을 읽으며 윤우가 나한테 너무 시끄러울 것 같으니 아기 낳을 때 아파도 크게 소리내지 말라는 당치도 않은(ㅋㅋ) 부탁을 했었는데...나중에 물어보니 무섭지 않았고 엄마가 내는 소리도 그리 시끄럽지 않았단다. 고맙다..ㅋㅋ 인정받은건가?

 

3시 반쯤 되자 진통의 강도가 세지기 시작했다. 조산사 선생님들은 3시쯤 출발을 하셨는데 신촌에서 오시는 거라 한시간은 걸릴꺼라고 하셨다. 4시쯤 되자 거의 짐승소리가 나면서(우워워워~~~) 아래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의 출산기를 보면 '짐승소리' 얘기가 많이 나온다. 나는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있음에도 짐승소리가 뭘까? 궁금했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 아래에 힘이 들어가도 힘주지 말라는데 이건 도저히 힘이 안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그냥 힘주며 버텼다. 4시경 조산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이 때 남편이 전화를 한 번에 안 받았는데 내가 "전화 오잖아!"라며 버럭 소리를...^^;; 이제 거의 다 와 간단다. 내 괴성을 전화기 너머로 들으시고는 출산이 임박했다고 느끼셨는지 끊지말고 그대로 있으란다. 그렇게 조산사님과 남편은 전화로 계속 연결되어 있었다. 혹시라도 남편이 아이를 받게 되면 코치해주기 위해서였다. 이 때 남편이 많이 두려웠을 것 같은데 나중에 물어보니 안 그랬다고.

 

4시 10분 드디어 조산사 선생님들이 도착하셨다. 그런데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처음에 남편이 잘못 알려주고 두번째는 조산사님들이 잘못 알아듣고 이게 몇 번 반복...듣다보니 짜증이 났다. 진통 중에도 이래저래 이성이 발동되는 일이 많았다. 그저 뇌를 내려놓고 나의 상태에만 집중하지 못했다.

 

* 아기와의 만남

 

 

조산사님이 보시더니 거의 다 되었단다. 아기 머리를 만져보시는게 느껴졌다. 나는 아기 머리 만져볼 여력도 없었다. 그저 죽어라 짐볼만 껴안고 있었다. 이 자세로 아기 낳을 꺼냐고 물으시기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자세를 바꾸는 건 임파서블.... 진통의 파도가 한 번 더 몰아치는데 힘빼고 "하, 하, 하" 호흡을 하란다. 아! 나오려나 보다. 그런데 아기가 머리만 나오고 중간에 멈추었다. 이제 힘을 더 주라는데 진통이 없으니 억지로 힘을 주었다. 그러자 쑤욱~ 물커덩! 하고 예쁜이가 나왔다.

 

나는 아래로 예쁜이를 받아 품에 안고 조산사분들의 도움을 받아 자리에 누웠다. 예쁜이는 나오자마자 우렁차게 울어댔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예쁜아~"라고 부르자 울음을 그쳤다. 둘째인데도 아기가 눈에 보이자 너무 신기했다. '내 뱃 속에 있었던 게..너였구나..'

 

예쁜이가 태어나면 읽어주려고 했던 편지를 남편이 읽어주었다. '나의 딸 예쁜이에게..'로 시작하는 편지. 아기들은 배에 올려놓으면 젖을 찾아 간다는데 예쁜이는 계속 위로위로만...ㅋㅋ 결국 젖을 찾아 물려주었다. 젖을 물리자 힘차게 빨기 시작한다. 아직 젖이 나오지는 않을텐데 본능이란건 참 신비롭다.

 

예쁜이가 추운지 몸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숨쉬기가 아직 버거운 모양이다. 그런데 응급상황은 아니고 급박하게 출산이 진행되어 나온 아기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2시간만에 그 큰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했으니....산소통에 연결된 호흡기 마스크를 아기 입에 씌웠는데 예쁜이 얼굴이 너무 작아 마스크가 온 얼굴을 거의 덮다시피 했다. 그렇게 몇 십분 지나자 예쁜이는 예쁜 분홍색이 되었다.

 

그 와중에 사진기 의식하는 나.;;;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며 나는 추억을 환기시키는 기록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런데 첫째 출산 때 남아 있는 사진이 거의 없어서 이번에는 사진을 많이 남기면 좋겠다 싶었는데, 미쉘 오당의 책을 읽고 포기했다. 미쉘 오당은 출산은 매우 은밀하고 사적인 이벤트이며 '본능'에 충실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출산은 대부분 밤에 이루어지고 동물들은 출산이 임박해오면 다른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진 곳을 찾는다고 한다.  그런데 사진기를 들이대면 출산의 은밀함은 사라진다. 게다가 산모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어 출산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한다. 미쉘 오당은 이 점 때문에 남편들의 출산 참여에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출산은 은밀하게, 여성들만의 연대감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좋으며 이 때문에 남성인 자신 또한 한계를 느낀다고....산모의 이성적인 뇌를 자극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제해야 한다는데, (그래서 산모에게 이성적인 판단을 요하는 질문을 해서는 안된다고) 진통 중에도 사소한 것에 이리저리 참견하고 짜증내는 지극히 '생각이 많은' 산모인 나에게 카메라는 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히 기록을 포기하고 기억에 남겨두기로 했다.

 

탯줄을 자르기 전 태맥을 느껴보았다. 톡톡 뛴다. 아기는 나와 연결이 되어 있었다. 조금 지나자 태맥이 멎고 남편과 첫째가 탯줄을 잘랐다. 태반은 약으로 만들기 위해 봉지에 넣어 바로 냉장고에 넣었다.

 

36주부터 회음부 마사지를 열심히 했지만 마지막 힘주기에서 진통없이 힘을 줘서 그런지 1센치정도 찢어졌다. 꼬메도 되고 놔둬도 된다고 하셨는데 꼬매기로 했다. 이번 출산 후에는 붓기가 거의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인위적인 회음부 절개'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찢어져야 할 순간에 찢어지는 것과 생살을 일부러 찢는 건 분명 몸이 받아들이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현재 회음부는 잘 아물었고 아무런 후유증이 없다.

 

네가 역아회전술할 떄 안 돌아갈려고 버둥대던 애구나? ㅎㅎㅎ

 

그렇게 한 생명이 이 땅에 더해지고, 새 날이 밝았다. 집에서 낳았으니 이리저리 옮겨다닐 일도 없어 좋았다. 남편이 미역국을 끓였고 오전에 부모님들이 다녀가셨다. 가정출산할거라는 말씀을 안드렸었기 때문에 조금 놀라시기는 했지만 뭐라 하지는 않으셨다.

 

제목 - 육아멘붕. ㅎㅎㅎ

 

첫째도 민감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첫째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둘째는 민감했다. 내려놓으면 반드시 깼고 꼭 품 안에서만 자려고 했다. 새벽에는 배앓이로 힘들어하기도 했다. 자연출산한 아기들은 순하다는 건 다만 아이에 따른 복불복일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심하게 좌절하진 않았다. ^^;; 어짜피 순한 아기 얻으려 자연출산 한 것은 아니므로. 그래도 '둘째들은 거저 키운다.'는 말은 믿고 싶었는데...ㅎㅎㅎ

근데 이상하게 첫째 때보다도 피곤함은 덜했다. 첫째 때는 정말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라는 말이 내 얼굴에 그대로 실현되었었는데 이번에는 자연출산의 힘인지, 태반약의 힘인지, 아니면 두 아이 엄마의 파워인지, ㅋㅋ 다행이도 많이 피곤하지는 않다.

 

오랜 바램 끝에 만나서 더 예쁜 우리 딸. 이제 윤서라는 이름으로 우리 가족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4식구! 같이 복닥거리며 재밌게 살아보자~~~ ^0^

 

* 가정출산 정보

 

- 가정출산은 조산원의 조산사 또는 조산사를 두고 있는 산부인과 병원과 함께 연계하여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산부인과 병원의 조산과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물론 오롯이 가족끼리만의 진정한 가정출산을 할 수도 있겠지요.

 

- 가정출산을 하면 건강보험공단에서 25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가정출산을 독려하는 차원이 아니라 병원에서 출산했다면 병원비로 지원받았을 금액이라고 하네요. 출산 후 각 지역 건강보험공단으로 직접 가서 신청하면 됩니다. 기간은 출생 후 1년 이내였던 것 같습니다.

 

- 가정출산을 하면 출생신고시 직계가족이 아닌 2인 이상의 증인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조산사분들이 출생신고서를 작성해주셨고 이것을 제출하였습니다. 아마도 조산원에서 오시더라도 동일한 서류를 제공해주시지 않을까 싶네요.

 

* 태반약 정보

 

태반약 문의가 있어서 여기에 정리합니다. 제가 먹은 약은 태반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서 캡슐에 넣은 형태였습니다. 메디플라워에 문의해서 정보를 얻은 거구요, 거기서 출산하는 외국인 산모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였어요. 만들어주시는 분은 외국인이시고 한국말은 못하셔서 커뮤니케이션은 영어로 하셔야 합니다. 계약서를 주고 받은 후 출산을 하고 연락하면 태반을 가지러 옵니다.

Casey Kim  http://bellyblis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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