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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유모차에서 떨어진 윤서

고래의노래 2013. 11. 18. 21:13

아이들의 사고는 역시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한약 택배가 경비실에 와 있다고 하여 잠시 가지러 간 사이였다.

윤서는 유모차에서 잠들어있었고, 윤우가 유모차를 슬슬 밀어주고 있었다.

 

윤우에게 택배를 찾아오겠다고 하고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뭔가 쿵하는 소리가 나는 듯도 해서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잠깐이니 괜찮으려니 했다.

택배를 찾아 계단을 올라오는데 희미하게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보니 유모차에 있었던 윤서가 바운서에 누워있고 윤우가 윤서에게 공갈 젖꼭지를 물리며 바운서를 흔들어주고 있었다. 윤우가 아직 윤서를 안아서 옮기기에는 힘이 약한데 어찌된 일인가 싶어 물으니, 유모차가 쓰러졌었다고 한다!!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얼른 윤서를 살펴보았는데 울지도 않고 태평해보였다.

 

윤우에게 자세한 상황을 물었다.

윤우가 유모차에 기대어 밀어주다가 유모차가 뒤로 넘어갔고, 윤서는 유모차가 넘어진 후 서서히 내려와 바닥에 머리를 콩하고 부딪혔다고 한다. 하지만 아주 약하게 부딪혔단다.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유모차를 들어올려 보려했는데 이 때 윤서가 유모차에서 온전히 밀려내려온 모양이었다. 그래서 윤서를 바운서로 옮겼는데, 유모차에서 밀려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눈을 감고 있던 윤서가 바운서에 옮기자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또 고민하다가 공갈을 찾아서 물렸다고.

 

내가 유모차를 뒤로 넘어뜨려보니 경사가 꽤 심했다. 윤서가 미끄려져 내려왔기에 망정이지 사실 그 경사는 뒤로 쓰러졌을 경우 아이가 한바퀴 올며 뒤집어서 넘어지기 쉬운 각도였다. 게다가 윤서가 바닥에 내려오고 유모차에 반쯤 결쳐있을 때 윤우가 억지로 유모차를 올렸다면 사실 고개가 꺾이며 윤서가 크게 다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물어보니 바운서에 옮기는 중에도 목은 받쳐주지 않은 것 같다. 이래저래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정말 다행히 잘 넘어갔다.

 

우선 놀랐을 윤우를 달래고 "너도 놀랐겠구나. 윤서를 잘 돌봐주려 노력했네. 하지만 다시는 유모차 가지고 장난치면 안 돼." 라고 말했다.

 

윤우가 아기였을 때도 바닥에 떨어진 적이 있다. 어른 침대에서 낮잠을 재웠는데 아기가 뒤척거리다(뒤집기할 시기는 아니었음) 움직여서 침대 가장자리까지 와서 떨어진 것이다. 그 때의 교훈으로 윤서를 임신했을 때 우선 침대부터 없앴다.

 

그런데 잠시 눈을 떼면 이렇게도 사고가 나는구나... 정말 윤서가 잘못되기라도 했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아기 안전을 항상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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