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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노래의 사는 이야기/하루歌

결혼했으면서 왜 그래!

고래의노래 2012. 8. 21. 10:31

윤우는 요즈음 결혼식 상황극을 많이 한다.

장난감 자동차들 중 두 개를 골라 다른 자동차 친구들을 모두 부른 다음 결혼식을 올리고 같이 케익을 나눠 먹는 거다.

친구들은 준비한 선물을 주고 결혼한 두 친구는 함께 여행을 간다.

 

결혼식에 여러 번 데리고 다니면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좋아하는 두 사람이 앞으로 영원히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겠다고 약속하는 거라고 말이다.

'남자와 여자'가 하는 거라고 말해주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했는데 윤우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알 수 없었다.

상황놀이를 하는 걸 보니 거의 '주인공이 둘인 생일파티'수준이기에 그 정도로만 이해했나보다 싶었다.

 

며칠 전 윤우는 거실에서 놀고 남편과 둘이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언가 생각이 서로 맞지 않아 목소리가 조금 크고 거칠어 지고 있을 때 윤우가 말했다.

 

"결혼했으면서 왜 그래!"

 

순간 푸하~!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아이고~ 정말이네. 엄마, 아빠가 잘못했다."하고 잘못을 순순히 인정했다. ㅋㅋ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기에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어쩌면 어른보다 아이들이 세상의 본질에 더 다가서 있는 것 같다.

 

"이제 둘은 친구야!"

자동차 결혼식을 끝내고 나서 윤우는 주황차와 초록차를 '친구'로 선포했다.

 

결혼은 그런거다. '친하게 지내는 것'

싸우지 말자. '친하게'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