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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한다> - '행동'하게 하는 흔치않은 육아서 본문

엄마로 사는 이야기/육아서, 유아용품 리뷰

<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한다> - '행동'하게 하는 흔치않은 육아서

고래의노래 2011. 12. 29. 14:19
어떤 소비든 마찬가지지만 나는 책 또한 신중하게 구매하는 편이다. 관심가는 책이 생기면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본 후 구매해서 두고두고 볼 책인지 한 번 읽고 넘어갈 책인지를 판단한다. 자주 가는 그림책 카페에서 어떤 분의 리뷰를 보고 이 책이 읽어 보고 싶어져서 도서관 사이트를 몇번이나 들락날락 했지만 최근 출판된 책인데다가 인기도 높아서 예약조차 불가능했다. 아쉬운 마음에 교보문고에 들를 때마다 뒤적거리며 책을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구매를 하게 되었다.

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 10점
서천석 지음/BBbooks(서울문화사)

이 책은 소아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트위터에 올린 육아에 대한 짧은 멘션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잠언집 형태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트위터라는 '가벼움'의 날개까지 달고 있으니 평소 같았으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이런 내 편견을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적절한 은유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짧은 글 안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글을 쓴 사람이 서천석 선생님이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유명한 트위터리안이라는데 트위터를 하지 않는 나는 그보다 <60분 부모>에서의 모습을 기억한다. 틱와 ADHD를 주제로 한 방송분에 패널로 나왔었는데, 정말 쉬운 말로 막힘없이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나는 가장  힘든 육아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아이의 뜻밖의 내면 고백에 놀라고 당황하면서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아직은 방법이 서툴고 익숙치 않아서 계속 후회하고 반성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 과정에서 지친 마음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나날들이었다. 잘 하고 있는건지, 잘 하고 싶은데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사랑은 존중이예요. 받는 사람이 원하는 사랑을 주어야 합니다.

이 한 구절을 보고 지금 상황에 대한 나의 판단과 그 해결방향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조금은 안도했다. 기본적인 틀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세부적인 행동사항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안정을 찾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함이 없는 해결책은 없다. 결함을 받아들이고 차선책을 선택해야 한다.
어느 길을 선택하든 그 길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결과를 결정한다.
선택 역시 더 집중할 수 있는 쪽을 택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이 말로 인해 위로 받았다. 나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윤우와 병원치료 사이에서 갈등하다 예민해졌었는데 결국 한 쪽을 선택하고 그 선택 안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었던 것이다. 그 선택이 병원치료였기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 선택이 가진 결함은 아이와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책을 험하게 보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을 보며 여러 구절에 밑줄을 북북 그었다. 그만큼 기억하고 싶은 글, 잊어버릴까 진하게 표시해두고 싶은 문구들이 가득하다. 몇 개의 문구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냉장고에 붙여 두었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달라지고 싶었다. 이렇듯 저자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행동하게 하는 말하기 방법을 알고 있다. 정신과 의사로써 가장 필요한 덕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첫 육아서로서보다, 여러 육아서를 보고 반복되는 문구들에 익숙해졌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울 때 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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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 원칙의 기본

육아 서적을 볼 때는 하루에 서너장만 읽으세요. 그리고 남은 시간만큼 조용히 생각을 하십시오.
만약 어떤 결심도 없다면 책을 읽어봐야 한 달 후 나도 아이도 비슷할 겁니다.
아이를 잘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10분, 아이를 주제로 묵상의 시간을 갖는 겁니다.

부모는 아이를 '당장' 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 변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포기하면 안 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받는 스트레스의 절반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는 데서 옵니다.

뜰채와 같은 부모가 좋습니다.
아이가 주는 스트레스는 담아두지 말고 그대로 통과시켜야 합니다. 채에 걸리는 큰 건더기만 다루세요.

아이를 키우는 데 최고의 방법은 없어요. 부모 스스로 떳떳한 안정적 스타일을 갖는 것. 그게 목표예요.
 
원칙과 일관성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자신에게 좌절감을 주고, 화까지 나게 한다면 내려놓을 때입니다.
나를 무너뜨리는 원칙은 잘못된 원칙입니다. 주인은 당신이지 원칙이 아닙니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작은 일에 감동하는 능력, 자기 불안을 다루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신기하지요. 심각한 문제를 보이던 부모와 아이가 놀랍게 변합니다.
비밀은 카메라에 있습니다.
아이 키우기의 원칙은 어렵지 않습니다. 실천이 어렵습니다. 나를 들여다보고 격려할 카메라가 우리에게 없으니까요.

유머를 잘 쓰는 부모가 갈등이 적습니다. 유머는 갈등을 웃으며 넘기도록 도와줍니다.
"엄마는 완전 바보!"  "바보? 엄마는 바보가 아니고 바보님이야."
유머감각은 타고날 수 있지만 연습하면 가능합니다.

자기 마음의 밝은 쪽에 빛을 비춰주는 사람을 곁에 두세요. 내 주변이 모두 합쳐져 나 자신입니다.


* 부모와 아이 사이

무엇이 되고 싶다는 꿈보다 어떻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하세요.
무엇이 되겠다는 꿈은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포기하기 쉽지요.
하지만 어떻게 살고 싶다는 꿈은 조금씩 가다듬으며 계속 노력할 수 있어요.

부모의 꿈을 아이에게 종종 말해주세요. 무엇을 꿈꾸는지, 어떻게 이루려고 하는지.

아이에게 부모의 고민을 말해보세요.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가능합니다.

아이가 듣는 곳에서 부모 스스로를 칭찬해 보세요. 아이는 스스로를 격려하는 법을 배웁니다.

"중요한 말이네.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마워. 잊어버리지 않게 적어둬야겠다."

아이의 마음이 궁금한가요? 아이의 입장에서 일기를 써보세요.

"너는 웃는 얼굴이 최고야!"

"사람은 다 다른거야. 그게 참 멋진 거란다."

한 학년이 끝날 무렵 아이에게 작은 책거리를 해주세요.
 
"이번 주에 제일 짜증났던 수업이 어떤 거였어?"
정말 아이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질문을 바꾸세요. 뻔한 질문은 뻔한 답을 낳습니다.

'아직은'이란 말을 붙여주세요.
"그건 못하겠는에요"하면 "아직은 못 한다는 말이지?"로 바꿔주세요.


* 짜증 극복하기

아이의 이유없는 짜증에 짜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대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이 된다면 아이에게 큰 선물을 주는 셈입니다.
아이에게 짜증이 자주 난다면 당신의 에너지를 아끼세요.

아이는 자기가 왜 짜증이 나는지 모릅니다.
부드럽게 넘기세요. '짜증날 일이 있나 보다'하고 가볍게 받아야 고수입니다.

"아이가 별 것 아닌 일에 자꾸 짜증을 내요."
별 것 아닌 일, 맞습니다. 그래서 진지해져야 합니다.

"너와 몇 번만 놀면 다 널 좋아할꺼야. 몇 번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 행동을 이끄는 훈육 방법

육아 조언의 대부분은 아이에게 '안 돼'라는 말을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거울을 보고 연습해 보세요. 화내지 않고 짜증내지 않으면서 단호하고 분명하게 "안 돼"라고 말하기.

잔소리에도 고수가 있습니다.
주제와 말하는 방법에 변화를 주어 아이가 귀기울이도록 만드는 부모예요.

"엄마가 야단칠 때도 사랑하고 있어. 사랑해서 멋진 딸이 되길 바란 건데, 안 믿어져?"

"마음을 가라앉히자. 넌 더 멋지게 행동할 수 있어."

한두번 야단쳐서 고칠 수 있는 일이라면 세게 야단쳐도 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은 다릅니다.
실천을 위한 동기는 사랑에서 옵니다.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주고 싶어서 사람은 움직입니다.

"아유, 아쉽다. 네가 좋아하는 프로잖아. 그렇다고 약속을 한거니 엄마가 어길 수도 없고, 내일은 꼭 성공해서 TV를 보도록 하자. 지금 얼마나 속상할까?"
같이 안타까워하되 들어주지 마세요. 부모는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예요. 어떻게든 성공시키려 애쓰는 사람이죠.

행동수정은 포상이 아닙니다. 행동수정은 성공의 사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행동수정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아이가 성공해 스티커를 받도록 이끌고, 못 받을 때는 같이 서운해하며 다음에는꼭 받자고 격려해야 합니다. 행동수정에서 부모는 평가자가 아닙니다. 아이와 한 팀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

"넌 원하지만 엄마는 들어줄 수 없어. 엄마가 네 고집을 다 받아주면 널 멋진 딸로 키울 수 없으니까.
속상한 건 이해하지만 엄만 참는 걸 가르쳐야 해."
"그런 행동은 안 할 수 있어. 엄마는 네가 다르게 할 힘이 있다고 믿어."

아이가 부모 말에 귀를 닫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죠. 결정적 순간입니다. 이 때는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정말 토론할 뜻이 아니라면 간결하게 지시하세요.

훈육은 누가 힘이 센지, 누가 결정권자인지 증명하는 게 아닙니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규칙을 정해 함께 지키자고 힘을 모으는 과정입니다.

싸움은 대등한 사이끼리 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싸우면 부모가 아이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가르침에는 권위가 필요한데 아이 수준으로 떨어진 부모는 아이를 가르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이와의 싸움은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부모가 정말 모르는 것.
아이의 잘못을 고쳐주고 싶다면 같은 이야기를 몇 달, 때로는 몇 년을 계속해야 한다.

빨리, 부모 뜻대로 해결하려는 욕심이 아이에게 주도권을 넘기는 원인입니다.
시간이 중요합니다. 시간을 자신의 편에 두고 천천히 가세요. 아이가 따라옵니다.

"벌써 몇 번이나 말했니?"
'말'이 양육에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고백입니다. 부드러움이 수다는 아닙니다.
"포켓몬 카드가 너무 재미있어 식사시간을 지키기 어렵게 하네.포켓몬 카드는 잠시 벌을 받아야겠다."
이러고 웃으며 단호하게 카드를 빼앗으세요. 이게 행동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타임아웃을 힘들어합니다.
그럴 때는 의자 두 개를 1미터 간격으로 떨어뜨려놓고 부모가 같이 하세요.

숙제하기 싫어하고 딴짓하며 시간만 끄는 아이들.
"넌 숙제를 20분만 해" 20분 이상 못하게 하세요. 숙제를 다 하든 못하든.

숙제를 안 했어도 밤 10시가 되면 아이를 재우세요.
"숙제는 너와 선생님의 약속이야.
아빠는 네 건강과 생활습관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해. 그게 아빠가 너에게 꼭 해줄 일이야."

대안을 내는 대화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아이의 마음을 정리해주고, 둘째는 엄마의 뜻을 정리하고, 셋째는 대안을 내서 합의를 이룹니다.

"기분 나쁠 때 욱하고 화내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좋은 방법 없을까? 우리 같이 생각해보자."
대안의 구체적 내용은 주용하지 않습니다. 대안을 생각하도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해요.

"네가 재미있으려고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해선 안 된다."


* 아이들은...

"아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아요." 부모들은 호소합니다.
사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부모도 많지 않습니다.
노력하는 듯 보이는 아이는 알고 보면 불안한 아이, 잘 보이려는 아이, 부모가 두려운 아이입니다.
아이들은 노력하지 않습니다. 그냥 사는 것일 뿐. 그게 아이입니다.

10세 이하의 아이와 게임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해요.
아이의 두뇌는 아직 지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성숙하지 않습니다.
여섯살 이하라면 그냥 져주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