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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너는 순수한 영혼인걸

고래의노래 2009. 1. 20. 23:43
바뀐 환경 때문일까.
오늘은 유난히 낮잠투정이 많았던 윤우.
유모차에서 잠자리로 또 다시 엄마품으로의 회전을 몇차례 거치고 나서야 너는 힘겹게 잠이 들었지.
많이 피곤했는지 설렁설렁 젖을 먹어놓고도 내리 2시간 낮잠을 자더구나.
덕분에 엄마도 잠깐 눈을 붙일 수 있었어.

윤우가 이렇게 가끔씩 엄마를 힘들게 할 때면
엄마도 사람인지라 짜증이 나고 윤우가 원망스러워지기도 해.

하지만 그럴 때마다 되내이곤 한단다.
너눈 순수한 영혼이란 걸.
누군가를 골탕먹이기 위해 행동할 줄도 모르고 일부러 남을 화나게 할 줄도 모르는 그야말로 자기 감정이 충실한 아가일 뿐이라는 걸 말이야.

지금은 마냥 엄마의 사랑만 먹고 자랄 나이.
짜증난다고 조금 힘들다고 너에게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가
혹시나 너의 그 깨끗한 영혼에 상처를 주지 않을까 염려된단다.

그렇게 윤우는 엄마를 또 성장시키고 있어.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
오늘 읽은 책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왔어.
사랑이라는 건 내 안에 다른 세계를 만들어가는 거라고 말이야.
그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진정 사랑한다고 할 수 없겠지.

그래 윤우가 엄마를 변화시키고 있어.
엄마는 이제 엄마가 되기 이전의 자유로운 윤주애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꺼야.
그 변화가 사실 처음에는 조금 당혹스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단다.
하지만 이제 이 모든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 안에서 평화와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야.

엄마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사랑하고 있어.

윤우가 커가는 것처럼. 엄마도 커간다.
고맙다. 윤우야. 엄마에게 와줘서.

오늘도 행복한 꿈만 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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