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아기에게 쓰는 편지 (44)
고래가 부르는 노래
버튼본능 윤우. 오늘 처음으로 동물소리 그림책의 버튼을 눌렀다. 윤우가 버튼에 관심을 보인게 아마 한달 전쯤? 리모콘, 핸드폰 좋아한거야 아주 오래전부터였지만, 그것들의 버튼에 집착하기 시작한건 최근이지. 동그랗고 볼록나온 건 일단 누르고 본다. 자신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어. 아기 리모콘도 잘 가지고 놀고 전등켜기도 좋아하고 자동차 작동 버튼 누르는 것도 잘 하는데 유독 그림책의 소리 버튼만은 오랫동안 누르지 않고 있었다. 매우매우 많이 보여주었는데도.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손으로 꾸욱~ 누른다. 하지만 동물과 소리의 매치는 아직 무리~ ^^;;; 오늘 유리드믹스 수업의 재료는 고무찰흙이었는데, 손으로 꾹꾹 눌러보는 것은 윤우가 최고였지. -ㅂ- 아마도 버튼에 ..
7월 말, 윤우 9개월 중반때쯤 젖이 모자라기 시작하는 듯 하여 처음으로 분유를 주었는데, 많이 먹으면 30정도였지. 그런데 요즈음은 180을주어도 원샷. -0-;;; 몇 주 전에는 그래도 한 3번쯤은 숨을 고르면서 먹었는데, 이제는 빨대에서 입 한 번 안뗀다. 이제 젖은 거의 먹지 않아. 돌때쯤이면 젖을 떼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고, 윤우가 원하고 젖양이 충분하다면 계속 먹일 작정이었다. 굳이 일부러 젖떼는 단계를 거칠 생각은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젖떼기가 되고 있네. 윤우가 빠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젖양도 줄은 것 같아. 처음 젖양이 부족하다고 느껴 분유를 주기 시작한게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는지... 엄마젖 먹겠다고 찡찡거리지는 않지만 아직도 젖빠는 건 좋아한다. 어제는 "윤우야~ 젖먹자~"..
윤우가 아침잠을 자고 일어나는 9시쯤, . (6시에 기상했다가 8시에 다시 잠이 든다.) "윤우야~우리 나무한테 아침 인사하러갈까?" 하면서 아파트 복도로 나간다. 실평수가 작아진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지만, 복도형 아파트의 좋은 점은 문만 열면 계절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지은지 꽤 오래된 우리 아파트는 키가 큰 나무들이 많아. 5층인 우리집 바로 앞에도 키 큰 소나무들이 있는데, 나뭇잎과 가지들이 손에 닿을 정도지. 복도에 나갈 때마다 그 나무의 잎을 윤우에게 만져보게 하면서, "윤우야, 나무한테 잘 잤니? 라고 인사해." "윤우야, 오늘은 나무가 살랑살랑 손을 흔드네~" "윤우야, 비가 와서 나무가 기분이 좋은가봐." 라고 주절주절 이야기를 해 주었었단다. 게다가 오늘 아침에는 이름모를 산새들까지 그..
어제부터 윤우와 저녁 산책을 나갔다. 처음에는 저녁때쯤 되어 징징대는 윤우를 달래려고 시작한 건데, 오히려 엄마가 더 즐기게 되는 것 같아. 가을인듯 여름인듯 부는 바람도 좋고, 청명한 하늘 너머로 오랫만에 노을을 바라보는 것도 너무 좋구나. 불과 한두달 전만 해도 외출을 나가면 유모차에 푹 파묻혀 마치 삐진 듯이 뾰로통한 표정을 짓곤 했는데 이제는 확실히 윤우가 외출을 좋아하는 것 같아. 집안에만 있기가 답답한지, 심지어 현관문 앞 복도에만 나가도 좋아한다. 바람결에 손흔드는 나무와 지나가는 자동차 보는 것도 즐기고, 이사용 사다리차가 덜컹거리면 눈을 못떼고 지켜보기도 한단다. 저녁에 탄천에 산책가니 물흘러가는 것, 잠자리, 날아가는 새들 보느라 바쁘더구나. 손을 연신 뻗으며 "어, 어" 거린다. ^^..
윤우는 엄마, 아빠의 말을 어디까지 알아듣고 있을까? 아빠가 가끔 윤우에게 본보기가 되지 않을 말이나 행동을 할 때면 엄마는 "윤우가 말할 때쯤에는 그런 행동하면 정말정말 안 돼!" 라고 얘기하곤 했어. 지금은 윤우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것도 이해못하는' 아기라고 생각한 거지. 하지만 엄마가 윤우를 정말 얕보고 있었나봐!! 오늘 윤우에게 어떤 장난감을 사주면 좋을까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어떤 분의 육아 블로그를 보게 되었어. 그 분의 아기는 11개월 때 "** 어디있어?" 라고 물어보면, 손으로 가리켰다고 하는거야. '끙~ 우리 윤우는 아직 그런 거는 못하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윤우야, 자동차 어디있어?" 하니까 자동차 장난감을 바로 쳐다보는 윤우!!!!! 놀란 엄마는 "..
윤우가 드디어 돌사진을 찍었다!!! 돌잔치를 하지 않고 가족끼리 식사로 대신할 예정이기 때문에 돌사진에 대해서 그리 급박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무리 가족끼리라도 돌사진 앨범 하나 없으면 너무 썰렁한 분위기일 것 같아서, -_-;;;(얘기 거리도 너무 없고) 우리도 미리 찍기로 결정. 엄마가 개인적으로 "아이들이기 때문에 알록달록 반짝반짝"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터라 수수한 컨셉으로 찍는 스튜디오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찾아낸 스튜디오가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였단다. ^^ 요즈음 윤우는 한창 "엄마한테 껌딱지!" 모드가 되어 버려서 엄마가 3발자국만 떨어져도 징징징. 게다가 낮잠 자는 걸 무척 힘들어 해서, 엄청 피곤해 하면서 울기만 할 때도 많아졌지. 혼자서 윤우를 감당하기가 조금 두려울 정도. 스튜..
요즈음 윤우의 엄마에 대한 열망은 활활 타오르고 있지. 윤우가 깨어 있는 시간에는 다른 집안일을 처리하기가 무척 힘들어졌단다. 우리 집 거실과 부엌은 서로의 모습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을만큼 아주 가까운데도, 엄마가 곁에 찰싹 달라 붙어 있지 않으면 윤우는 결코 만족하지 못하지. 금방 엄마 곁으로 와 다리를 잡고 늘어진다. 몇 번 말로 달래보다가 애처로운 그 눈빛에 항상 지고 마는 엄마. "당신을 이토록 바래요!"라는 그 눈빛 공격을 당해낼 수 있는 엄마는 이 세상에 없을거야. 언젠가 윤우가 엄마를 필요로 하지 않고 심지어 귀찮아 하는 때가 분명히 오겠지. 그런 때가 오더라도 윤우가 꼭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어. 윤우가 엄마를 이렇게 원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백만번의 뽀뽀와 천만번의 포옹도 전혀 귀찮아..
윤우가 며칠 전부터 계속 보채고 이유식도 잘 먹지 않았어. 아기들이 괜히 땡깡부리는 일은 없을텐데, 이거 저거 해줘봐도 윤우가 보채니까 엄마도 힘들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밥을 안 먹어?" "어떻게 해 달라는 거야?" 답답한 엄마는 윤우에게 찌릿 눈을 흘기기도 했어. 그런데 역시나 이유가 없지 않았지. 윤우가 아팠던 거였다. 열이 38도까지 올라가는 걸 보고 엄마는 놀라서 윤우와 함께 병원을 갔지. 목도 약간 부어있고, 콧물도 조금 있다고 한다. 목이 부어서 이유식 넘기기도 힘들었을테고 그래서 잘 못먹었던 거라고. 윤우에게 어찌나 미안한지... 물을 많이 먹이고 이유식도 고운 쌀죽으로 먹이란다. 해열제를 먹이고 온 몸으로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고 일본에서 사왔던 해열시트까지 붙여보았는데 윤우..
언젠가 이야기했었지. 엄마, 아빠는 별이 만나게 해주었다고. ^^ 윤우가 뱃 속에 있을 때 엄마, 아빠는 "우리 아기도 별을 좋아할까?" 하고 궁금해했었지. 윤우가 조금 더 크면 함께 별 관측을 나갈 생각을 하면서 행복하기도 했어. 그게 과연 언제가 될까. 우리를 이렇게 모이게 해 준 그 별 아래 우리 가족 모두가 모여 앉는 날이 언제일까 참 많이 궁금했었단다. 그런데 그 날이 생각지 않게 일찍 와버렸어! 어젯밤에 윤우와 엄마, 아빠는 처음으로 함께 밤하늘을 별 을 바라보았단다. 청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랑 함께 아산 KT 수련관으로 1박 여행을 떠났지. 윤우 때문에 여러 관광지를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근처의 절 한 군데를 들러보고 절 근처 맛집을 간 것 말고는 계속 수련원에서 머물러야 했지만 오랫만에 할..
윤우가 '엄마'를 말하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 청주로 내려와서 익힌 기술(!)이 많단다. ^^ '엄마' 말하기, 무릎으로 기기, 기다가 앉기. 맨 처음 '엄마'라고 말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 때는 윤우가 자신의 의지로 엄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버버 거리다가 나오는 '의도치 않은 소리'라고 밖에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큰 감동이 없었는데, 어제는 울면서 계속 '엄마'를 외치더구나. 물론 그게 진짜 엄마를 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엄마'라는 소리를 의도적으로 내고 있다는 것만은 명확해 보였어. 엄마는 작게 가슴이 찌릿거렸단다. 이제 내가 죽을 때까지 얼마나 많이 듣게 될 소리일까. 엄마..엄마... 엄마가 읽은 "베이비 위스퍼"라는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첫 출산을 했을 때의 경험을 쓴 ..
주말에 배밀이 연습을 열심히 한 덕인가. 등근육이 조금 생겼는지 오늘은 윤우가 제법 혼자 앉는다. ^^ 아직 기우뚱 거리긴 하지만, '아~ 윤우가 앉아서 혼자 놀 수 있으면 좋겠어~'라고 노래를 부르던 엄마였기에 '아! 이제 시작인가!'하는 마음에 조금 설레는구나. 앉아 있으면 훨씬 편안한지 많이 찡얼대지 않네. 하지만 여기저기 호기심이 많은 윤우는 곧 몸을 돌리고 손을 멀리 뻗는다. 하루종일 어떻게 하면 윤우랑 재밌게 놀줄 수 있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인 엄마.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나오는 까꿍놀이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면 누구나 빠짐없이 좋아한다고 하는데, 윤우는 영 반응이 없다. 윤우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려줘봐도 재미있어 하지 않고 엄마 얼굴을 가렸다가 나타나봐도 잠깐 뿐이었거든. 엎드려 있..
아기가 침대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엄마는 '아니, 아기엄마가 얼마나 부주의했으면?!'이라고 생각했었다. 우리 윤우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지. 엄마는 윤우를 정말 조심스럽게 잘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어. 오늘 평소처럼 엄마, 아빠 침대에 윤우를 누이고 낮잠을 재웠어. 엄마는 밖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고. 요즈음 윤우의 낮잠시간이 길어져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자유시간을 즐기고 있었지. 그런데 4시쯤 '쿵!'하는 소리가 나더니 이어지는 윤우의 울음!!! 엄마는 순간 머리 속이 하얘지는 것만 같았다. 안방으로 들어가보니 윤우는 침대 아래에서 대자로 누워 울고 있었어. 열린 안방 문에 살짝 몸이 밀리기까지 한 상황이었다. 엄마도 소리를 질렀어. 얼른 윤우를 안고 달래기 시작했다. ..
오늘은 윤우가 한단계 뛰어오른 날! 바로 이유식을 시작한 날이야. 원래 기억하기 쉽게 4월달부터 시작해야지~라고 엄마는 다짐하고 있었는데, 요즈음 윤우가 엄마 먹는 걸 뚫어지게 바라보고 식탁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기에 특별히(!) 하루 더 빨리 시작하게 되었어. 오늘 윤우가 일찍 깨어나서 아침시간이 여유로왔던 탓도 있었지. 라는 책을 토대로 쌀 미음 제작 돌입!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여야 하기에 윤우는 쏘서에 앉혀 두었었는데, 쌀을 갈기 위해서 믹서기를 돌리자 윤우가 울어버린다. 믹서기 소리가 너무 컸나봐. 내일부터는 작은 방에 들어가서 문 닫고 갈아야겠다. 혹시나 윤우가 놀랄까봐, 일단 모유를 10분쯤 먹이고 배가 그득해진 기분좋은 상태에서 한숟갈 입 앞에서 흔들어 보았다. 처음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윤우는 이 세상에 오직 단 한 명. 그 누구와도 같지 않아. 하지만 이 세상에는 사람들을 서로 비교하기 위한 잣대가 너무 많지. 그건 심지어 태어난 순간부터 존재한단다.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랑 멀리 외식을하러 갔었어. 경기도 외곽의 저수지 큰처에 있는 꽤 유명한 한정식 집이었어. 윤우에게 젖먹일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방의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윤우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데, 윤우만한 아기를 안은 일행이 바로 옆 테이블에 앉게 되었어. 윤우를 낳은 이후로는 다른 집 아기들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단다. ^^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그 집의 아기를 유심히 보게 되었지. 아직 윤우보다는 한참 어린 나이의 여자아기였는데, 방석 위에 뉘여 놓으니 찡찡 거리지도 않고 혼자 고물고물 손을 ..
어제는 잠투정이 아주 심했어. 낮잠도 30분밖에 자지 않고 밤잠도 칭얼거리기에 30분동안이나 울려버리고 말았다. 물론 토닥이고 안아주면서. 그게 오늘 이렇게 뒤집으려고 그랬던 거였나? ^^ 찡얼대는 윤우를 재우려고 안방에 들어갔다가 잠을 자지 않기에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공갈을 물고 왼쪽으로 왼쪽으로 자꾸 고래를 돌리더니!! 어라어라!!!! 뒤집어진 윤우! 엄마는 '혹시 어쩌다 한 번 이러는 것?'이라는 신중한 마음으로 조금 더 지켜보았어. 공갈 젖꼭지로 약간 유도를 하니 3번쯤 더 뒤집는다. 야호~~~~윤우 한 걸음 더 컸구나! 잠실과 청주의 할머니, 할아버지들께도 연락을 드렸다. 쏟아지는 축하말~ 몇 개월간 허리를 계속 들썩이기만 하고 뒤집지를 않아서 모두가 고대해 왔기에 그 기쁨이 더 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