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본문
윤우는 엄마, 아빠의 말을 어디까지 알아듣고 있을까?
아빠가 가끔 윤우에게 본보기가 되지 않을 말이나 행동을 할 때면 엄마는 "윤우가 말할 때쯤에는 그런 행동하면 정말정말 안 돼!" 라고 얘기하곤 했어. 지금은 윤우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것도 이해못하는' 아기라고 생각한 거지. 하지만 엄마가 윤우를 정말 얕보고 있었나봐!!
오늘 윤우에게 어떤 장난감을 사주면 좋을까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어떤 분의 육아 블로그를 보게 되었어. 그 분의 아기는 11개월 때 "** 어디있어?" 라고 물어보면, 손으로 가리켰다고 하는거야. '끙~ 우리 윤우는 아직 그런 거는 못하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윤우야, 자동차 어디있어?" 하니까 자동차 장난감을 바로 쳐다보는 윤우!!!!! 놀란 엄마는 "곰돌이는 어디있어?" "아빠는 어디있어?"라고 물어보았는데, 정확히 곰돌이를 모고 액자 사진 속 아빠를 가리킨다. 우연인가 싶어서 몇번이나 반복해 보았는데도 같은 결과!!! 이야~~~ 윤우도 이런 거 할 줄 아는구나!!! 흥분한 엄마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랑을 했단다.
엄마가 계속 이야기해 주던 것을 윤우를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었던 거야. 윤우와 이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생각을 하니 엄마는 정말 짜릿했단다. 한 달 전부터 '짝짝짝', '잼잼', '만세'는 해왔고, 2주일 전부터 '도리도리'를 습득한 윤우지만, 시킬 때마다 하지 않고 어쩌다 한 번씩만 보여주어서 "정말 알고 있는 게 맞을까?" 잔뜩 궁금하기만 했었어. 아기인데 벌써부터 자기 고집이 있어서 하고 싶을 때만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윤우가 원할 때만 보여주니까 엄마와 대화가 되는 단계라고까지 여겨지지가 않았단다. 2차 영유아검진의 설문평가 중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윤우였잖니~ T-T
그런데 이건 정말 짝짝짝, 잼잼 단계를 넘어서는 일이었지. 하나의 대상을 동일한 단어로 표현한다는 건 정말 대화의 기본 아니겠니~ ^0^ 엄마는 윤우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이제 엄마한테 달라붙어 있다가도 엄마가 "잠깐 자동차 가지고 놀고 있어." 하면 자동차 쪽으로 기어간다. 얼마나 신기하고 기특한지!
이렇게 윤우의 새로운 능력을 알아 낸 지금 엄마, 아빠는 더 큰 책임감이 느껴진다. 윤우가 알아듣고 못 알아듣고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어. 윤우는 지금 모든 것을 흡수하고 있지. 엄마, 아빠를 보면서 말이야. 마치 우리가 세상의 진리를 알려주는 것처럼 모든 행동, 모든 말, 얼굴 표정, 손짓 하나까지 배우고 있는거야. 엄마, 아빠는 다시 한 번 윤우에게 모범이 될만한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단다.
엄마, 아빠를 더 좋은 사람이게 만드는 윤우. 너와 함께 하면서 엄마, 아빠도 함께 성장하고 있단다.
고마워, 윤우야.
오늘 밤은 엄마와 꿈에서 만나서 맘껏 이야기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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