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왜 공동육아인가요? (공동육아를 고민하는 분들께) 본문
이 곳에서 종종 공동육아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 제가 몇 번 답변을 해드렸었어요. 그리고 제가 드나드는 카페에서도 공동육아에 대한 질문에 조언을 해 드린 적이 있고요. 아무래도 어린이집 관련하여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는데다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키우고자 하는 자연육아의 불씨가 커지면서 공동육아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듯 합니다. 관심은 있는데 공동육아 선택이 고민되는 분도 계시고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분도 많으신 듯 해요.
제가 파워 블로거는 아니지만 공동육아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조금은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카페에 적었던 글을 토대로 공동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풀어놓고자 합니다.
* 공동육아가 궁금하다면?
공동육아는 부모들이 출자한 자본을 바탕으로 직접 어린이집 운영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보육을 의미합니다. 여기까지는 공동육아의 행정형태로 보았을 때의 간략한 설명이고요, 공동육아는 가난한 지역 아이들의 교육과 보호를 위한 '해송 어린이 걱정모임'이 모태로 어린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공동육아는 단순한 보육을 넘어선 '문화운동', '교육운동' 입니다.
공동육아 관련서적이 많은데 한번 읽어보시면 감이 오실꺼예요. 인터넷 서점에서 '공동육아'를 키워드로 책검색하면 몇 권이 나올겁니다. 대부분 비슷한 내용이긴 한데 공동육아의 역사와 교육철학을 알고 싶으시면 '함께 키우는 삶의 시작, 공동육아'를 권하고요, 공동육아를 함께하며 갈등하고 부딪히면서 성장하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공동육아, 이웃이 있는 가족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그리고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http://www.gongdong.or.kr) 이라는 기관의 사이트를 들어가 살펴보세요.
* 내가 겪은 공동육아
공동육아의 장단점이야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게 다를겁니다. 근데 전 일단 여길 보내고 나니 이 정도로 아이들 교육과 운영이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는 곳이면 못보내겠다는 생각들어요.
개인적으로 공동육아를 선택한 이유는 우선 이윤을 추구하는 곳에 아이를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있었구요, (각종 비리와 부도덕함이 돈으로부터 출발하니까요) 제가 워낙 공동체 문화 속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생각이 비슷한 이웃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예요.
지금 보낸지 일년 반이 넘어가는데 아주 만족합니다. 아이때문이라기 보다(ㅋㅋ) 일단 제가 사람들 속에서 많이 성장한다는게 느껴지네요. 항상 웃으며 좋았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들과 투닥거리고 그러다가 같이 웃고 서로 일있으면 챙겨주고 하는 그 살부댐이 좋아요.
그리고 교사와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진정 내가 이 곳에서 교사랑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공동육아 선생님들은 공동육아 교사 교육을 별도로 받으시는데 대부분 엄청 헌신적이세요. 교사 대 아이 비율은 터전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적습니다. 1대 7~10정도.
공동육아를 처음 보내고 아이를 적응시키며 썼던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 공동육아 등원 첫날 http://whalesong.tistory.com/463
- 어린이집 적응기 http://whalesong.tistory.com/464
- 윤우의 생일잔치 http://whalesong.tistory.com/479
* 왜 공동육아인가요?
공동육아를 선택할 때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안전한 먹거리 때문에, 자연 속 나들이가 마음에 들어서, 맘껏 놀게 해주고 싶어서...
학기 중반쯤이 되면 일반 유치원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적응하지 못하거나 상처를 받아서 공동육아의 문을 두드리는 가족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가족들의 경우 초반에는 들어오고자 하는 열망이 무지 큰 반면 중간에 탈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에게 온전히 이상적인 교육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 그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가 잘 적응하고 상처가 나을 거라는 '기대'가 우선하기 때문이지요. 이 곳은 아이들 생활이 진짜 투명하게 이야기되요. 모르고 넘어가도 될법한 일까지 알게되기 때문에 알아서 병나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 공동육아 아이들 또한 다른 곳의 아이들과 같이 철없는 꼬마들일 뿐입니다. 자연 속에서 놀았다고 통합반에서 지냈다고 모두 천사가 되거나 배려짱 어린이로 탈바꿈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유치원의 아이들 속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여기라고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지요. 하지만 일반 유치원과 달리 소소한 사건 하나하나도 여기에서는 다 공개되고, 이 때문에 부모들의 고민과 걱정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저 또한 공동육아 안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고민했던 적이 있고요, 이를 블로그에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 어린이집(유치원) 적응이 힘든 '엄마와 아빠' http://whalesong.tistory.com/468
여행작가 오소희님도 중빈이를 공동육아에 보내면서 비슷한 걱정을 거치셨더군요.
- 전쟁과 평화 http://blog.naver.com/endofpacific/60004791407
아이를 위해서'만' 공동육아 선택하신 분들은 오히려 못견디시더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공동육아를 고려할 때 '왜 공동육아를 선택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공동육아는 '생활'입니다.
무엇보다도 공동육아는 일종의 공동체입니다. 단순히 내 아이에게 좋은 환경일꺼라는 기대로 보내기에는 맞지않고요, 이웃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셔야 한답니다. 함께 여러사람이 힘을 합치는 만큼 일도 많고 소란도 많습니다. 그만큼 보람도 크구요.
공동육아를 선택한다는 것은 아이를 위해 '자연주의 유치원'을 선택한다는 개념과는 다릅니다. 공동육아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되었고, 이 의미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공동육아는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뜻, 육아를 통한 어른들의 생활변화 그리고 크게는 사회문화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남의 아이를 품기 위해' 공동육아 안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해도 될 법합니다.
집근처에 공동육아가 없어서 차로 이십분 이상 걸린다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셔틀이 없기 때문에(어린이집 대문에서 부모가 아이를 교사에게 직접 인계하는 과정을 중요시함) 등하원이 길어지면 부모가 지칠꺼에요. 또 서로의 집에 놀러가는 마실이 매우 중요시되는데 이 과정에 잘 참여할 수 없다면 공동육아 문화 속에 온전히 들어가는 것이 힘들 겁니다. 아이의 어린이집 시간동안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거의 생활이 공동육아 안으로 들어가야하거든요.
이 때문에 어린이집 근처로 아예 이사오시는 분도 있긴 한데 이것은 개인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결정이 될 것 입니다.
주변에 마음맞는 부모들과 새로운 공동육아 터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모든 공동육아 터전들이 이렇게 시작했지요.)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에서 이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전 공동육아 만이 답이라고는 생각치 않아요. 사람에 따라 가치관과 상황이 다르잖아요. 다만 일반 어린이집에 보내더라도 아이를 원에 '맡긴다'는 생각보다도 아이를 '함께 키울 곳을 찾는다'라는 생각이면 좋을 것 같아요. 툭 터놓고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대해 같이 고민해줄 선생님이 계신 곳이요. 아이들이 공동육아 안에서 배우는 것은 자연도, 배려도 아닐지 모릅니다. 다만 부모가 아닌 여러 어른이 자신을 보듬었던 그 따뜻함만은 가슴에 남겠지요. 전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집 선택에 대해서 오소희님이 정리해놓으신 조언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어린이집 선택에 관하여 http://blog.naver.com/endofpacific/70117545787
여러 곳에서 정보 모아보시고 본인에 맞는 결정을 내리시연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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