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100% 엔젤> - 이런 엄마가 우리 엄마였으면... 본문

엄마로 사는 이야기/육아서, 유아용품 리뷰

<100% 엔젤> - 이런 엄마가 우리 엄마였으면...

고래의노래 2010. 7. 30. 21:37
100% 엔젤 - 8점
조문채 글, 이혜수 글.그림/씨앗을뿌리는사람


책을 다 읽고 나서 도대체 이 사람들이 어디에 있다가 갑자기 이렇게 뚝 떨어졌나?(특히나 엄마인 조문채씨) 싶어서 여러 번 검색해 볼 정도였다. 멋진 글과 멋진 그림의 조합이다. 아이의 일기를 읽고 엄마가 답글을 달아주는 형식으로 모녀가 오랫동안 소통하는데 이것은 그 기록이다.
나는 이미 엄마가 되어 버린 입장임에도 '이런 엄마가 우리 엄마였으면...'하는 마음이 들만큼 이 책의 '엄마'는 참으로 멋지다. 에너지가 넘치고 지혜로우면서 인생을 자신의 방식으로 즐길 줄 안다. 엄마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멋지다.
나도 이렇게 자식과 제대로 소통하면서 인생의 선배 역할을 하고 싶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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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자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 꼭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하면 부담이 되지. 놀이하는 걸로 생각하면 조금 달라져. 설거지할 때는 밥그릇하고 노올고, 빨래할 때는 세탁기랑 노올고! 노는 거 싫어하는 사람 없고, 노는 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빨랑 다림질하고, 빨랑 빨래하고, 빨랑 청소하고, 빨랑 밥해서, 그래서 그렇게 정신없이 빨랑빨랑 해치워서 그다음엔 뭘 하니? 낮잠 자? 수다 떨어? 또 뭐 할 일 없을까 고민해?

얼른얼른 치우고 난 뒤에 낮잠자고 수다떠는 것도 좋지만 난 설거지하다가 천장에서 줄타고 내려오는 거미를 보는 것도 재밌더라. 다림질하다가 스프레이로 무지개 만드는 일도 재밌고, 빨래하면서 세탁기 탕탕, 두드리며 "네가 우리 집에서 제일 말 잘 듣는구나!"하고 세탁기랑 얘기하는 것도 재밌어.


무재칠시(無財七施) - 가진 것이 없어도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일곱가지 공덕
1. 마음을 주는 것
2.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몸으로 돕는 것
3. 밝은 얼굴을 하는 것
4. 자비로운 눈으로 보는 것
5. 좋은 말을 쓰는 것
6. 양보하는 것
7. 협조하는 것

할머니가 어떻게 살았는지 잘 이해하고 기억하자.

가족이란 그런 거란다. 똥하고 같은 거예요.
서로가 결점도 있고 잘못도 저지르고 생각하는 것이 달라서 미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너는 내 핏줄이거니, 생각하면 뱃속에 똥을 담고 다니듯이 미운 것도 마음에 품을 수 있는 거란다. 그러니 이제부터 할머니가 미운 생각이 들면 그래, 할머니는 내 똥이야! 해보렴. 그러면 할머니의 남녀차별도 미워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