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누가 누굴 때리나. 문제는 나다. 본문

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누가 누굴 때리나. 문제는 나다.

고래의노래 2011. 5. 4. 14:25

스스로 약속을 했었다. 때리지만 말자. 큰 소리로 훈계라는 것까지는 천천히 고치더라도, 적어도 때리지는 말자고.

그런데 오늘도 양치를 시키다가 엉덩이를 팡팡 때려버렸다. 예전에는 아무 소리 안하더니 오늘은 "아프다..."라고 한마디한다. 이미 흥분할대로 흥분한 나는 "그럼! 당연히 아프지!!!"라고 하며 윤우 입을 억지로 벌리고 양치질을 했다. 물론 볼과 턱이 잡힌 윤우는 큰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분노를 양치를 끝내고는 우는 윤우의 눈물을 닦고 안아 주었다.
정말 너무 속상하고 미안했다. 화를 참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미웠다.

낮잠을 재우기 위해 침대에 같이 누웠는데 누운 윤우의 옆얼굴을 보니 너무나 미안해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지 윤우가 돌아서 나를 한참 보더니 눈물을 만진다.
"뭐가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있어..."
(끄덕끄덕)
"엄마 울어서..."

그러더니 자세를 잡고 바로 누워서 코메디처럼 바로 골아떨어졌다. -_-;;;
이 매정한 녀석 같으니...(너무 어이가 없어서 바로 눈물이 쏙 들어갔다.) 우는 엄마를 옆에 두고!!! 눈물을 닦아준다던가, "엄마 울지마."라고 위로는 못해줘도 같이 슬픔을 느껴줄 수는 있잖아! 쳇!

아이를 재워두고 이제까지 써 두었던 육아서 리뷰를 다시 살펴보았다.
아이의 반항은 지금 시기에 당연한 일... 마음으로 인정하자. 양치와 같이 꼭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윤우가 흥미있어할 만한 아이디어를 짜 보자.

그리고 이제부터 진짜....제발 때리지 말자.
때리고 싶으면 몰래 내 허벅지를 꼬집자. 문제는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어른스럽지 못한 나에게 있으니.
꽃으로도 때리지 말랬거늘. 하물며 내 속으로 낳은 아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