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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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이 자란다

24~25개월 윤우 발달 상황

고래의노래 2010. 10. 9. 22:44

* 노래가 좋아!

매번 컴퓨터로 CD를 틀어주다가 노트북 화면에 너무 관심을 쏟기에, 구석에 박혀있던 CD 플레이어를 찾아 스피커에 연결해서 틀어주고 있다. CD를 꺼내고 버튼을 눌러 음악을 트는 방법을 익히게 되자, 재미가 들렸는지 온 CD를 다 꺼내 늘여놓고서는 나에게 이리저리 바꿔틀라고 난리이다. 심하게는 CD를 바꿔 넣자마자 다른 CD를 듣겠다고 코 앞에 들이댄다. -_- 부글부글....

부를 줄 아는 노래 리스트가 점점 늘어난다. 작은 별, 사과같은 내 얼굴, 아빠!("아빠~ 힘내세요~" 하는 노래), 떴다 떴다 비행기와 노부영 몇 곡 등을 할 수 있는데, 리듬없이 랩처럼 박자만 존재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익숙해지지 않고서는 노래를 부르는 거라고 눈치채기 어렵다. ^^; 이제 슬슬 리듬도 생겨나는 추세. '사과같은 내 얼굴'은 간혹 율동도 덧붙이는데 정말 너무 귀엽다. T0T 할아버지, 할머니를 녹일 개인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구나.

자작곡을 하나 만들기도 했다. 현수의 '즉흥 언어유희 노래'에 훈련되어서인지 그런 식의 간단 리듬으로 하나 만들었는데, 노래 가사는 "집에 가서, 집에 가서 빵! 빵! 빵!". 산책 나왔는데 빵집 앞에서 빵 사달라기에 집에가서 빵 준다니까 만든 노래다.

* 책읽기!

책을 소리내어 읽는 흉내를 낸다. 혼자 책읽는 건 22개월쯤 시작된 것 같은데, 소리내어 읽는 건 처음. <넉점반>이라는 책이 시작이었다. 물론 글을 읽는 건 아니고 그림을 보고 내용을 기억했다 말하는 수준.

* 내꺼야! 안 할꺼야!

드디어 시작되었다. '내꺼야!'는 시작되었지만 강하지는 않은데, '안 할꺼야!'는 꽤 강하다. 청유형으로 시작되는 모든 말에 '안 할꺼야'로 일단 대응하고 본다. 열불난다. TㅁT

특히 외투는 안 입겠다 난리여서 익숙해지게 하는데 2주일쯤 걸렸다. "옷 안 입으면 에치에치 감기 걸려!"라고 얘기했더니 조금만 옷이 두꺼워도 "에치에치 안 입어!"라고 하며 거부한다. 내복도 조금만 두껍게 입히면 벗겠다고 하고...몸에 열이 너무 많은걸까? 

* 상황극(상상놀이) 시작

블럭으로 집도 만들고 주차장도 만든다. 차들이 바닷물에 빠지는 시늉을 하며 "아~ 차가워~"라고 한다. 특히나 주차장 사랑은 각별해서 "어디가니?" 물어보면 거의 90% 주차장이란다.

호비와 호비 가족에게 질문도 하는데 이상하게 거의 질문이 "왜 슬퍼?"이다. 내가 윤우에게 "왜 짜증내?"라고 묻기는 해도 저리 물은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어디서 들은걸까? 아니면 자기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걸까? 내가 요즈음 버릇 들인다며 강압적으로 대할 때가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은건지...별 생각이 다 든다.

* 산책에 대한 집착이 없어짐

상상놀이가 가능해지면서 실내 놀이만으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복도 구경에 대한 욕구는 여전하지만, 외출 자체에 대한 요구는 없어지다시피 했다. 사실 이것은 외투에 대한거부감도 단단히 한 몫을 한 것이, 나가자고 했다가도 "그럼 옷 입자~"라고 하면 고개를 도리질치며 도망가고 만다.

하지만 한 번 나갔다하면 집에 다시 들어오게 하는 건 더 힘들어졌다. 구슬리기의 단계를 넘어선 저항을 하기 때문에 협박을 몇 번 하고서야 들어올 수 있다.

* 무서워~

두려울 것 없이 무턱대고 아무거나 만지고 주무르던 '무적윤우'는 사라졌다. 이제 툭하면 무섭다고 도망간다.

주차장 부저는 끔찍히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하는데, 산책 나갈 때마다 주차장 앞에 자리 깔고 앉아 부저가 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갑자기 울리면 "무서워~~"를 연발한다. 쫄밋거리는 마음을 자기도 좀 즐기는 것 같다. -ㅂ-

* 언어 폭풍

24개월이 지나고 딱 한달 동안 정말 무섭도록 언어가 늘었다. 아기들은 다 언어 천재라더니 정말 맞는 것 같다. 한국어 문법을 이제 거의 다 익힌 것 같다. 가르쳐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활용도 제법 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밥을 먹다가 윤우가 사래가 들려서 등을 쳐 주었는데, 좀 나아진 것 같아서 멈추니까 다시 쳐달라고 하더니 "이제 괜찮아."라고 한다. 쪼그만 아기가 저러니까 정말 웃겼다.

아기에게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하게 되는데 이런 태도때문에 경이로운 순간들을 맞이할 때가 많다. 청소기를 돌리니까 귀를 막으며 "시끄러워~"이러는데, 어떻게 귀로 소리를 듣는 걸 알았을까 너무 신기했다.

지식은 한정되어 있는데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니까 재미있는 말들도 많이 하기 시작했다. 신이 의자에 앉아있는 서낭당의 그림을 보고 "응가하고 있네"라고 하기도 하고, 아빠의 다리털이며 겨드랑이털을 보고는 "수염이 났어~"라고 한다. 고양이 인형 꼬리가 다리 사이로 보이는 걸 보더니 "고양이 고추 있어~ 고추 크다!" 라고 했다. ^^;;아무튼 가지가지 민망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일일이 찍어두지 못하는게 한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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