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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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나눔은 행복

고래의노래 2009. 10. 29. 15:42
드디어 윤우가 걸었다!
모두가 모두가 기다리던 그 한 걸음!
며칠 전부터 걸음마 연습을 시키면 웃으면서 재밌어하더니, 오늘은 용감하게 발을 혼자 떼었다. 블럭 하나를 손에 쥐고 일어서서는 엄마에게 주려고 하는데 내가 멀리 있자, 조심조심 5걸음 정도 걸어서 와 안기는 윤우. 엄마는 너무 신기하고 기뻐서 윤우 등을 힘차게 토닥이며 칭찬을 퍼부어 주었단다. 이제 한 두달 안에 아장아장 윤우가 될 것 같다.

윤우는 이제 먹는 것도 나눌 줄 안다. 지난 일요일에 상윤이네 놀러 갔을 때, 둘이 튀밥을 함께 먹었는데, 윤우가 손에 한움쿰 튀밥을 쥐더니 상윤이에게 내밀었어. 냉큼 받아먹는 상윤이. 눈에 꼭 담아두고 내내 꺼내 보고 싶을 만큼 예쁜 모습이었어. 상윤이는 그 나이 또래 아이답지 않게 윤우가 자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뺏지도 않고, 윤우 옆에서 다른 장난감을 집어서 노는 착한 아이지. 명랑, 활발하면서 배려까지 할 줄 아는 상윤이처럼 우리 윤우도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소아과에서 윤우가 찌모리를 해서 과자를 쥐어주었어. 그런데 대여섯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먹고 싶은 듯 윤우를 쳐다보며 "엄마, 이거 뭐야?"라고 묻는 사이, 윤우, 자기가 먹던 과자를 남자아이에게 내민다. 남자아이도 그 아이 엄마도 보지 못해서 아무도 과자를 받지 않자 다시 입으로 가져가 오물오물. 어찌나 웃기던지. 윤우가 소유의 의미보다 나눔의 의미를 먼저 알아간다는 게 너무 신기하구나. 기분 나쁘면 울고, 기분 좋으면 웃는 단순한 아기들이라고 말들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인생의 답이 있는 걸지도. 아기들은 무엇이 더 '행복'에 가까운 것인지 본능으로 느끼는 건 아닐까.

앞으로도 우리 윤우가 나눌수록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따뜻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따뜻하고 포근한 꿈 꾸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