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그 심정이..그 심장이... 본문

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그 심정이..그 심장이...

고래의노래 2009. 12. 18. 15:34
윤우가 아프다. 한달 넘게 기침, 콧물을 질질 끌어서 결국 대학병원에 데리고 갔는데도 신통치가 않네. 지난 주 주말에는 열이 갑자기 올라서 한밤중에 아빠와 함께 응급실로 출동하기도 했었지.
항생제 먹고 나서 잠시 좋아지는 것 같더니 어제부터 다시 열나고 노란 콧물을 질질 흘린다. 2주 사이에 신종플루 검사만 2번 하고, 타미플루까지 먹이고 법석을 피웠는데, 결국 2번 다 음성이고 윤우는 여전히 아프다.

돌까지는 감기도 잘 걸리지 않아서 소아과에서 애기 잘 키웠다고 엄마가 칭찬까지 들었었는데, 모유를 끊어서 윤우 면역력이 약해진 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구나. 한 달 내내 약을 밥처럼 먹는 윤우가 안쓰럽구나. 어서 나았으면...

잠들고 나서도 자꾸 깨서 운다. 옆에 누군가가 없는게 싫은 모양이야.

앞으로 윤우를 키우면서 엄마와 아빠는 몇번이나 한밤중에 응급실로 달려가게 될까. 유난히 약했던 엄마는 어렸을 때, 응급실에 그야말로 '밥먹듯이' 드나들었었어. 그럴 때마다 새벽에 엄마를 안고 많이도 뛰셨던 청주 외할머니. 그 때 할머니 품에서 들었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엄마는 아직 기억해. 그 심정이, 그 심장이, 이제 이해가 되는구나.

아픈 와중에도 윤우는 걷기 연습도 많이 하고 어리버리 예쁜 짓도 늘었단다. 아프다고 축 늘어져 있지는 않으니 그마나 안심이야. 오히려 축 늘어지기는 커녕 병원에 가면 어찌나 활발해지는지! ^^; 엄마한테 안겨서 이리저리 가리키며 아는 것에는 안다고 "어어" 모르는 것에는 신기하다고 "어어" 병원에서 가장 시끄러운 아기가 되어버린단다.

아픈 것도 잊을 만큼 세상은 참 재미있지? 어서 나아서 더 건강하게 뛰어놀자꾸나.
편안하고 건강한 잠자렴.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