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윤우가 아팠다. 본문

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윤우가 아팠다.

고래의노래 2009. 7. 5. 09:59
윤우가 며칠 전부터 계속 보채고 이유식도 잘 먹지 않았어.
아기들이 괜히 땡깡부리는 일은 없을텐데, 이거 저거 해줘봐도 윤우가 보채니까 엄마도 힘들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밥을 안 먹어?" "어떻게 해 달라는 거야?" 답답한 엄마는 윤우에게 찌릿 눈을 흘기기도 했어.

그런데 역시나 이유가 없지 않았지. 윤우가 아팠던 거였다. 열이 38도까지 올라가는 걸 보고 엄마는 놀라서 윤우와 함께 병원을 갔지. 목도 약간 부어있고, 콧물도 조금 있다고 한다. 목이 부어서 이유식 넘기기도 힘들었을테고 그래서 잘 못먹었던 거라고. 윤우에게 어찌나 미안한지... 물을 많이 먹이고 이유식도 고운 쌀죽으로 먹이란다.

해열제를 먹이고 온 몸으로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고 일본에서 사왔던 해열시트까지 붙여보았는데 윤우의 열은 떨어질 기미가 안보인다. 새벽에도 몸은 펄펄 끓고. 소아과 의사들도 아기들이 열나는 게 제일 무섭다고 하던데...

며칠 뒤 간신히 열이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온 몸이 빨개지기 시작했어. 마치 두드러기 처럼 배와 얼굴에 잔뜩!
그제서야 예전에 상윤이가 윤우만할 때 온 몸에 빨간 두드러기가 돋았는데, 병원에 갔더니 하루 있으면 없어질 꺼라고 걱정말라고 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바로 "돌발진"이라고 하는 바이러스 질환이었던 거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딱 윤우 증상! 약간 쳐져있는 것 같긴 하지만, 적어도 별다른 약을 쓸 필요도 없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고 하니 두고 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틀 뒤 정말 거짓말처럼 피부가 깨끗해지더구나.

어디가 아프다고 스스로 이야기하지 못하니까 아기들이 아프면 정말 안타까워.
그래도 이제까지 큰 병치레없이 잘 자라고 있는 윤우가 너무 대견하다.

이제 엄마가 민감하게 반응해야지. 아직 말못하는 우리 아기. 아프면 얼마나 답답할까.

오랫만에 편안하게 잠이 든 윤우.
잘 자렴. 온 몸으로 잘 싸워준 우리 아기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