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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노래의 사는 이야기/하루歌

사랑

고래의노래 2015. 12. 11. 20:30

한 때 사랑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자신을 뛰어넘어 희생하는 것이, 그럴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사랑을 한다고 느꼈다.
그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버린다고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가슴을 짖누르고는 했다.
같이 있으면 넘쳐 흐르는 행복에 온 몸이 부푸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사랑을 한 적도 없고 영원히 하지도 못할 것이다.
존재 자체를 온전히 긍정하며 끌어안는 그런 사랑, 난 해 본 적이 없다.
내 사랑의 대상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했었다.

지켜주지도 못할 거면서 사랑을 운운할 자격이 없었다.
그래서..화장가마로 들어가기 전, 그 순간에야 나는 유골함을 붙잡고 "사랑해.."라고 말을 했다.
뻔뻔스럽고 어이없지만 끝내 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한으로 남을 것만 같아서.

사랑이 빠진 사랑고백이 내 입에서 공허하게 울렸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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