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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노래의 사는 이야기/하루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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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노래 2015. 12. 14. 11:28

막둥이가 하늘로 가고 그 소식을 주변에 알리자 위로의 메세지들이 쏟아졌다.

누구도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남편이 주변의 방문이나 연락을 차단해 놓은지 며칠이 흐르고,
난 가만히 있다가도 밥먹다가도 울면서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소식을 듣고 지인 한 분이 집에 있는 반찬을 한보따리 들고
지나가는 길에 들르겠다고 했다. 나를 못보면 남편에게라도 전달하고 가겠다고.
마침 남편이 집에 없어서 내가 문을 열고 만났다.
막둥이를 보내고 처음 만나는 가족 아닌 다른 사람.

반찬을 받아들고 그 엄마를 안고 엉엉 울었다.

그 후 나는 알았다.
진정한 위로는 와서 손잡아주고 안아주는 거라는 걸.
내가 혼자 있겠다고 했지만 '기도하겠다..힘내라..빨리 몸 추스르기 바란다..'
핸드폰으로 쏟아지는 문자들은 그야말로 글자일 뿐.
마음만은 함께 하겠다는 말처럼 공허한 위로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먼저 친구에게 전화했는데 모든 것을 다 아는 친구가
"...별 일 없지?"
라고 얘기했을 때 난 터져버리고 말았다.

막둥이는 아기집이나 수정란, 배아같은게 아니라 그냥 사람이었다고...
사람이 죽었는데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조용할 수 있냐고.
전화기를 붙잡고 오열했다.
한 생명이 죽었는데 사람들이 이리 평화롭다는 게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조심스러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렇게 심각한 상황인 줄 몰랐어서...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라도 그랬을 것이기에
돌아보게 되었다. 난..주변 사람들이 힘든 일을 겪을 때 어떻게 했었나..
전화를 하면 그나마 성의를 보인거고 문자만 한 경우가 많았지.
이 정도만 해도 지금 내 상황에서는 최선이었다고..
그렇게 쉽게 그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로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누군가가 슬퍼한다면, 힘들어한다면

같이 울어주고 손잡아주고 안아주기...
막둥이가 나에게 알려준 깊은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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