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밥.먹.자> - 쑥개떡 : 이제 나도 떡 만드는 여자. 본문

고래노래의 사는 이야기/밥은 먹고 살자

<밥.먹.자> - 쑥개떡 : 이제 나도 떡 만드는 여자.

고래의노래 2011. 5. 7. 14:58

이건 정말 만든지 오래됐다. 한 달 쯤 된 듯 하다. 이렇게 포스팅 미루다가 쑥들이 다 쑥 들어가 버릴것 같아서 (루시드 폴버전 개그 -ㅂ-v) 정신 차리고 자판 두들긴다.

나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쑥만큼은 좋다. 그 향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 특히나 쑥 아이스크림은 최고~~~
이번에 만든 건 쑥으로 만든 떡! 쑥개떡이다.


재료 (4인 기준)
* 필수재료 : 쑥(4줌=200g), 멥쌀가루(4컵), 소금 약간, 참기름(1)
* 양념재료 : 설탕(1), 소금(0.3)

요리법
1. 쑥은 손질해서 데친 후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가볍게 짠다.
2. 데친 쑥을 푸드프로세서에 넣어 곱게 간다. (절구로 찧어도 OK)
3. 멥쌀가루에 쑥과 양념을 넣어 섞은 후 치댄다.
4. 둥글 납작하게 모양을 빚는다.
5. 김오른 찜통에 젖은 변보를 깔고 쑥개떡을 넣어 15분 정도 찐다.
6. 찬물에 소금과 참기름을 섞은 후 찐 쑥개떡을 담갔다가 건져서 마무리.

푸드푸로세서가 없어서 쑥을 대충 자른 다음 절구에 찧었다. 아무리 찧어도 곱게 갈은 분위기가 나지 않고 쑥 줄기들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이걸로 떡반죽이 될까 싶었는데, 멥쌀가루 섞고 조금 치대자 놀랍게도 요리책 사진과 비슷한 반죽 모양이 나왔다.
바삭한 동래파전 만든다고(결국 만들지도 않았음) 사두었던 멥쌀가루가 집에 있었다. 부침개를 만들 때 멥쌀가루를 섞어서 부치면 바삭함이 더해져서 더 맛있다고 한다. 주재료만 있으면 이렇게 간단하게 떡도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멥쌀가루 하나 집에 두는 것도 유용한 것 같다.  

요리책에 4인 기준이라고 나왔는데, 4명이서 떡 배불리 먹을 정도인지 4명이서 간식으로 요기할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나는 혹시나 맛없는 떡들이 너무 많이 나올까 하여 요리책보다 조금 양을 적게 했는데, 손바닥 안에 들어가는 크기의 떡들이 11개 나왔었다. 5개만 우선 찌고 남은 떡반죽들은 냉동실로 직행. 
나중에 윤우 아빠가 저 떡 3개 먹고 저녁밥 못겠다고 한 걸 보니, 요리책에서 말한 4인분은 '4명이서 배부른 4인분'이었나 보다. -0- 떡이 찰져서 작아도 배가 엄청 부르고 소화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떡 만들고 스스로 감동했다.T-Tb 찜통은 후라이팬이나 전자렌지보다 왠지 더 거창해보여서 자주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게다가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해서 엄두도 못냈던 떡을 하다니!!!! 그만큼 간단한 떡인 것이다.  
저 뒷장에 나온 쑥버무리는 더 간단하다. 쑥을 씻은 후 멥쌀가루와 소금, 설탕 약간을 섞어서 그냥 찌면 마무리. 너무 쑥모양이 살아있어서 윤우가 거부하면 어쩌나 하고 쑥개떡 먼저 도전한 것이었는데, 지난 주에 연수네 집 놀러가서 쑥개떡을 청소기처럼 흡수해버렸다. 나중에는 쑥버무리도 해주어야 겠다.

오늘은 특별히 떡먹는 윤우 인증샷도 추가. 조청 올리고당과 함께 주었다. 달달한 올리고당만 먹으려고 하길래 떡이랑 같이 먹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더니 올리고당 먹으려고 떡을 흡수했다.

집 앞 탄천을 걷다보면 길가에 지천으로 쑥이 자라있는 걸 보게 된다. 어렸을 때엔 동네 아주머니들이 아파트 주변에 난 쑥을 캐는 모습을 매 봄마다 보곤 했는데, 요즈음에는 왠 일인지 그런 아주머니들이 없다. 길가에 자란 쑥이나 나물캐면 시청에 잡혀가는 것도 아닐 거 같은데...왜 그런 장면이 사라진 걸까. 집 앞 경비실 앞에 돌나물 '군락'도 있는데 보면서 침만 삼키고 있다.
용감한 아줌마가 되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 나. T-T 내 언젠가 돌아오는 봄에는 길가에 널린 쑥과 돌나물을 뜯으리!!!

** <밥은 먹고 살자>, 일명 <밥.먹.자>는 아기를 위해 요리혐오증을 벗어나고자 하는 초보주부의 눈물겨운(!) 투쟁기입니다.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 - 월간지>를 1년 목표로 따라합니다. 친절한 과정컷과 예쁜 결과컷 없고 오로지 처절한 인증샷만 존재합니다. -_-;; 자세한 설명은
http://whalesong.tistory.com/362 이 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