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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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편견없는 마음

고래의노래 2010. 10. 21. 22:30
버스 타기에 재미들린 윤우는 요즈음 산책만 나가면 "버스타고 파!" 그런다. 버스 색깔도 정확히 지적하는데, 몇 주 전에는 계속 빨간 버스를 타겠다고 해서 혜림이네 사무실에 다녀왔다. -_-
 
사무실에 도착해서 처음에는 낯설어서인지 다시 나가겠다고 울음보를 터트리더니 달달한 도너츠가 연신 제공되자 자리 잡고 앉아 안정을 취했다.
 
한 시간 정도 있다가 다시 나와 명동성당을 잠깐 들렀다. 쭉 이어진 계단에서 폴짝거리는 재미에 빠져 한동안 안가겠다고 하는 걸 겨우겨우 구슬려서 내려가고 있는데 계단 한가운데에 노숙인이 한 분 있었다. 구걸통 하나를 앞에 두고 옆으로 쪼그려 누우셨는데, 윤우가 보더니 "아저씨 코~자네?" 라고 크.게. -0- 말했다.
 
나는 행여나 저 사람이 벌떡 일어나 우리를 노려보면 어쩌나 싶어 자꾸만 뒤돌아 보는 아이의 손을 잡아 끌고 있었는데, 아기가 계속 따라오지 않아 뒤를 돌아보니..
 
그 아저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윤우에게 작게 손을 흔들면서 웃어주고 있었다.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