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부르는 노래

윤우만의 시간표 본문

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윤우만의 시간표

고래의노래 2009. 3. 28. 09:45
윤우는 이 세상에 오직 단 한 명. 그 누구와도 같지 않아.
하지만 이 세상에는 사람들을 서로 비교하기 위한 잣대가 너무 많지. 그건 심지어 태어난 순간부터 존재한단다.

오늘은 할아버지, 할머니랑 멀리 외식을하러 갔었어. 경기도 외곽의 저수지 큰처에 있는 꽤 유명한 한정식 집이었어. 윤우에게 젖먹일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방의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윤우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데, 윤우만한 아기를 안은 일행이 바로 옆 테이블에 앉게 되었어.

윤우를 낳은 이후로는 다른 집 아기들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단다. ^^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그 집의 아기를 유심히 보게 되었지. 아직 윤우보다는 한참 어린 나이의 여자아기였는데, 방석 위에 뉘여 놓으니 찡찡 거리지도 않고 혼자 고물고물 손을 가지고 놀더라구.

이 때부터 윤우와 그 여자아기와의 비교가 살짝 시작되었다. ^^;;; 윤우는 항상 찡찡거리는데 저 아기는 혼자 너무 잘 논다는 거였지. 그런데 그 순간 뒤집는 여자아기! 아직 3개월 반밖에 되지 않았다는데 뒤집기를 할 수 있을 뿐더러 순하고, 게다가 약간 배밀이 시늉까지!!!!

5개월이 넘어서야 뒤집기를 하고 뒤집은 뒤에는 여지 없이 낑낑거리고 아직 배밀이는 생각도 하지 않는 윤우. ^^;;;;모두들 윤우가 동생한테 한 수 배워야 겠다고 난리였다.

백일에 뒤집고 몇백일에는 혼자 일어서고 또 언제쯤에는 엄마, 아빠를 하고... 이 시기의 엄마, 아빠들에게 아기들을 같은 잣대로 파악할 수 있는 건 이런 발달속도뿐이란다. 또한 이러한 지표는 나중에 아기들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 그래서 조금만 발달이 늦어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거란다. (윤우가 이해하렴~~^0^)

하지만 엄마도 아빠도 알고 있어. 윤우에게는 윤우만의 시간표가 있다는 걸. 그런 차근차근 지켜가고 있다는 걸 말이야.
이때까지 윤우는 잔병치레없이 너무나 건강하게 지내왔잖니. 그게 다른 아기들과 비교했을 때 더할 나위없는 자랑거리인걸!!!

오늘 엄마는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윤우를 섣불리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겠다고. 윤우가 앞으로 보여줄 윤우만의 '특별함'을 마음껏 즐기겠다고 말이야. 엄마 친구들이 이제 한명 두명 아기를 낳기 시작해서 이제 진짜 엄마는 시험에 들 일이 많을 거 같다. ^^ 그 때마다 지금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을께.

그러니까 윤우도 스스로의 존재를 온 몸으로 긍정하기를! 세상에는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스스로를 인정하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많단다. 윤우는 마음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주길 바란다.

달콤한 꿈꾸렴. 세상에서 하나뿐인 우리 아가야.

'엄마로 사는 이야기 > 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꽈당윤우. 놀랐지?  (0) 2009.04.05
이유식 시작!!!  (0) 2009.03.31
윤우가 뒤집었어요!  (0) 2009.03.16
애착형성 예행연습?!  (0) 2009.03.08
낯가림  (0) 2009.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