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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사는 이야기/아이들에게 쓰는 편지

책을 읽으며

고래의노래 2009. 1. 22. 23:49
오늘은 윤우가 EASY 패턴을 거의 정확하게 지킨 날이었어.
그래서 낮잠을 4번이나 잤단다. 물론 45분 칼잠인 게 조금 문제이긴 하지만. ^^;

윤우가 낮잠을 자기 시작하면 엄마는 책을 보기 시작해.
청주에 내려와서 시간날 때마다 읽으려고 지난 주에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책을 미리 구매해 놓았었단다.

공지영이라는 인기 작가가 쓴 산문인데, 자신의 딸에게 인생의 조언들을 편지형식으로 풀어놓은 책이지. 이 사람의 작품은 소설인 "즐거운 나의 집"과 시를 모티브로 엮은 에세이집인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라는 두 책밖에 읽은 적이 없지만, 읽은 후에 다시 한번 손이 가는 흔치 않은 책들이라 이 작가에게는 호감을 갖고 있어.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라는 이번 신간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더구나. 사실 제목이 잘 달달해.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많은 요즈음 출판사가 참 팔리는 제목으로 잘 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엄마도 이 책을 보자마자 혹했던 게 사실이지만, 왠지 마케팅에 넘어가는 것만 같아서 책 주위를 이리저리 돌며 뒤적거렸던 게 몇 달은 되었을 꺼야.

그러다가 이번에 '에잇! 상술이면 좀 어때! 이렇게 맘에 걸리는 걸!'이라는 마음에 구매해 버린거야. 인터넷 서점의 후기에 "나도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었어. "좋은 엄마 되기!" 요즈음 엄마의 관심사잖아.

책은 재미있게 읽고 있어.
그런데 오늘 할 이야기는 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책"이라는 것 그 자체에 대한 것이야.

엄마는 윤우가 책을 즐길 수 있는 아이가 되었으면 해.
그래서 윤우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일찍 깨우쳐줄 수 있는 방법들도 많이 찾아보고 있단다. 누워만 있는 너에게 그림책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데 윤우는 기억할까? ^^

엄마가 책읽는 것을 즐기게 된 건 대학교 4학년 때쯤일꺼야. 참 늦지? ^^;;; 엄마는 지식에 대한 욕구가 많고 그 때문에 괜히 책욕심도 있고 그래. 하지만 읽는 만큼 실천하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야.

그래도 고요함 속에서 책과 마주앉아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머리 속에 물감풀듯 풀리는 기분을 느끼는 건 정말 감미롭단다.
책이 좋은 건 우리의 좋은 인생선배가 되어주기 때문이지. 우리 전에 이미 깨달음을 얻은 자들의 값진 조언들이 책 속에는 가득하단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거나 뜻하지 않은 괴로움에 휘청거릴 때, 책은 정직한 조언으로 위로해준단다. 친구들과 가족은 가슴으로 같이 울어줄 수 있지만,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기는 어렵지.

윤우의 인생에도 즐거운 일, 기쁜 일, 슬픈 일, 괴로운 일이 모두 일어날 꺼야. 책이 그걸 막을 수는 없지. 하지만 책 속에서 이미 많은 경험을 해 놓았다면, 그 어떤 시련이 오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을꺼야.

엄마는 윤우가 그렇게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구나.
어떠한 아픔도 우리를 쓰러뜨릴 순 없단다. 우리를 쓰러지게 하는 건 우리가 그 아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어.

반짝반짝한 일들이 가득할 우리 윤우의 일생.
엄마는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나. 그 일생의 한 자락에 엄마도 있겠지?

방금 잠에서 깨서 젖을 물리고 왔단다. 밤이라는 걸 아는지 젖을 먹고는 바로 잠이 드는구나.

오늘도 즐거운 꿈 꾸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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