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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심장과 두뇌발달 - 조셉 칠턴 피어스 대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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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심장과 두뇌발달 - 조셉 칠턴 피어스 대담

고래의노래 2016. 6. 11. 00:09

얼마전 책을 읽다가 매우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조셉 칠턴 피어스라는 사람이 50여년 생리학 시간에 쥐의 심장세포를 연구하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목격했다.
심장세포 한 개를 떼어놓으면 규칙적으로 박동하다가 서서히 약해지면서 죽어갔는데, 죽어가는 세포 옆에 다른 심장 세포를 가까이 가져다놓으면 둘은 다시 규칙적으로 박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 세포가 조응할 수 있는 것은 심장세포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전자기장 때문으로, 심장박동은 작은 전구를 밝힐 수 있을 만큼의 전자기장을 인간 몸 밖으로 3.5~4미터까지 방사하며 이 때의 파장은 두뇌가 가진 전기 파동의 40~60배에 이른다고 한다.

내가 읽은 책에서는 이 내용을 '타인의 공감이 주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에너지'를 설명하는 근거로 사용했다.
심장은 단지 생명유지의 기관일 뿐이며 뇌가 운동과 판단은 물론이고 사람의 정서까지 모두 관장한다는 이론에 반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심장의 역할이 인정받는 추세인 것 같다. '가슴이 아프다'라는 표현처럼 실제적으로 우리가 격렬한 감정을 느끼면 심장부분에서 어떠한 느낌을 받는 것은 그저 생리적인 반응이 아니라 실제적인 정서작용이었을 수도.

그래서 조셉 칠턴 피어스라는 이 학자에 호기심이 생겨서 이리저리 찾아보았는데,
자신의 연구영역과 관련하여 아이들 교육에 관해 좋은 내용의 인터뷰를 한 것이 있어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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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반세기 동안 조셉 칠턴 피어스(Joseph Chilton Pearce)는 인간 마음의 신비를 탐구해왔다.《우주 달걀 속의 균열》《마법의 아이》《진화의 끝》등 여러권의 책의 저자로서, 그가 늘 정열을 기울여온 핵심적인 관심사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지성이 어떻게 발달되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 자신의 말로 그는 우상 파괴자이며, 오늘의 미국식 문화가 아이들의 지적, 정서적, 영성적 욕구를 기르지 못하는 데 대해서 두려움 없이 말하여왔다. 학자이자 과학자로서, 또 신비체험가이자 떠돌이 교사로서, 그는 자신의 관심사에 유관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그들의 업적을 독특하게 종합하고 그 연구결과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공통의 언어로 옮겨놓고 있다. 이것은 과학이 갈수록 전문화되어 가는 오늘날 굉장히 귀중한 공헌이다. 뿐만 아니라, 조셉 칠턴 피어스는 그가 힘들게 수집한 그의 지혜를 나누기 위해서 세계 전역을 여행한다. 우리는 중부 버지니아주에 있는 그의 집에 돌아와 있던 그를 전화로 접촉하는 데 성공했다. (크리스 머코글리아노)
 
  현대 신경과학은 인간의 심장에 관해서 놀랄 만한 발견을 해내었습니다. 거기에 관해 비전문가의 용어로 조금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우리의 가슴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더이상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이제는 사실상 매우 실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두세 분야의 결합된 연구의 결과, 심장이 인간의 지성(intelligence)을 관장하는 주된 센터라는 게 증명되고 있습니다. 분자생물학자들은 심장이 신체의 가장 중요한 내분비선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에 반응하여, 심장은 ANF라고 하는 주요 호르몬을 생산 . 방출합니다. ANF(Atriol Neuriatic Factor) 호르몬은 우리가 '감정 두뇌'라고 부르는 변연계 구조의 모든 움직임에 깊이 영향을 주는 호르몬입니다. 변연계에는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상(海馬狀) 융기가 포함되어 있고, 신체내 전체 호르몬 체계를 조절하는 통제센터가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신경심장 과학자들은 심장세포 가운데 60% 내지 65%가 종전에 생각되어 왔듯이 근육세포가 아니라 실제로 신경세포들임을 발견하였습니다.
  그것들은 두뇌에 있는 신경세포들과 동일한 것들로서, '강글리아'라고 불리는 똑같은 연결고리를 통해서, 또 두뇌 속에서 발견되는 것과 똑같은 신경전달 물질들을 통해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우리의 가슴에 '두뇌'가 있는 셈입니다. 심장의 강글리아(신경절)는 신체내의 모든 주요 장기와 전체 근육 방추체계에 연결되어 있고, 그로 인해 인간은 독특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심장의 신경세포 중 약 절반은 신체 전반으로부터 전달되어 온 정보를 해석하여 신체가 하나의 조화로운 전체로서 기능하도록 하는 데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우리 머릿속의 감정두뇌와 크고 직접적인 신경상의 연결을 형성하여,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심장과 두뇌 간의 24시간 내내 계속되는 대화를 수행합니다.



  그건 어떻게 작용합니까?

  심장은 감정두뇌로부터 전해져오는 메시지에 반응합니다. 감정두뇌는 우리의 감정과 자가면역체계와 같은 역동적 상태들의 내부 환경을 감시하고, 우리의 행동을 지도하며, 우리가 개인적 정체성(正體性)을 느끼도록 하는 데 이바지합니다. 감정두뇌는 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질적으로 평가하고, 그 정보를 순간순간 심장으로 내려 보내줍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심장은 두뇌로 하여금 적절한 반응을 하도록 촉구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비언어적 수준에서 이루어집니다.
  달리 말하여, 심장이 보여주는 반응이 인체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런 한편으로, 생물물리학자들은 심장이 매우 강력한 전자기 발생기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심장은 하나의 전자기장(電滋氣場)을 만들어내고, 이것은 몸을 감싸며, 몸에서 8 내지 12피트 떨어져 있는 거리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그것은 무척 강력한 것이어서 우리는 몸에서 3피트나 떨어진 곳에서도 심전도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심장이 만들어내는 이러한 전자기장은 홀로그래피적인데, 그렇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몸의 어떤 부분에서든지, 그리고 전자기장 속의 어떤 지점에서든 읽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샘플이 아무리 미세한 것일지라도 그것에는 전체 전자기장의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전자기장이 엄청나게 두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지표로 미루어 보건대, 이 전자기장이 제공하는 전파를 통해서 두뇌가 세계에 대한 우리의 내적 체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심장의 전파 스펙트럼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감정적 반응에 의해 깊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정서적 반응이 우리의 두뇌활동을 좌우하는 심장의 전자기적 스펙트럼에 변화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볼 때,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사건들에 대하여 감정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지식이 아이들과 건강한 아동발달에 어떠한 의미를 갖습니까?

  아이들의 정서적 경험은, 아이들이 자기자신과 주위 세계에 대해 어떻게 느끼건 간에, 그들의 성장발달에 심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그것은 모든 학습, 기억, 건강, 복지가 기초해 있는 토대입니다. 그러한 정서적 구조가 안정되어 있지 못할 때, 아이들의 발달은 어떤 것이라도 충분히 기능하지 못할 것입니다. 나중의 발달은 오직 결핍된 것들에 대한 보상일 뿐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총명하고 성공적이고 건강한 아이들을 원한다면, 우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들이 긍정적인 정서적 경험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40년 내지 50년에 걸쳐서 이루어진 연구들이 이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안정된 정서는 아이들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것이 관건입니다. 다른 모든 것이 다 주어졌다고 합시다. 높은 생활수준, 최고로 비싼 학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선생님들이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만약 아이들에게 적어도 한 사람으로부터 자기가 무조건 사랑받고 있다는 최초의 경험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래서 학습환경에서 아이들이 안전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식에 관련해서 많은 함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문제의 핵심은 배움에는 두가지 유형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는 진정한 배움이고, 다른 하나는 조건반사입니다. 조건반사는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좀더 오래된 이른바 '배후' 두뇌, 또는 '파충류' 두뇌에 의한 두려움에 찬 반응입니다. 이것은 위험에 처해서 살아남기 위한 반사적인 두뇌의 반응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어떤 형태의 학습이 발생합니다만, 그러나 이러한 조건반사적 학습은 적대감, 분노, 불안과 같은 정서적 상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배움을 원한다면, 즉 우리의 좀더 높은 전두엽 ― 지적, 창조적 두뇌 ― 이 관여하는 학습을 원한다면, 정서적 환경이 긍정적이고 지지적(支持的)인 것이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불안의 신호를 알아채자마자 두뇌는 그 기능을 전두엽으로부터 파충류 두뇌의 방어기능으로 재빨리 전환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말은 인간 발달과정은 아마도 선천적인 요인보다는 양육과정에 더 많이 토대를 두고 있다는 논리처럼 들립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새로운 연구는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영국의 연구자들은 환경이 우리의 유전자 구조를 깊이 변화시킨다는 가설을 들고 나왔습니다. 즉, 환경이야말로 우리의 DNA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의 유전자들은 종래 생각해왔던 것처럼 불변의 프로그램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실은 우리의 환경, 특히 우리의 정서적 환경에 의해 깊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있습니다.《사이언스》5월호에는 임신 동안의 어머니의 정서상태가 태아 속에서 일어날 진화의 방향을 어떻게 결정하는가를 논하는 논문이 실렸습니다. 어머니가 행복감을 느끼고 있느냐 아니냐로 인해 태아의 두뇌발달이 전두엽에 집중되거나 아니면 살아남기에 관계하는 오래된 파충류 두뇌에 집중되느냐 하는 게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상당기간 동안 가장 폭발적인 정보로 남아있을 겁니다. 심장은 수태 후 열흘 안에 태아에게서 가장 처음으로 형성되는 기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 정보는 매우 일리 있는 얘기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DNA 자신이 자기의 명령전달을 위해 의존하는 토대인 전자기적 스펙트럼이 바로 심장에 의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수태 이후에도 우리의 유전자 형성이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출생 이후에도 그렇습니다. 출생 이후에도 우리는 파충류 두뇌와 감정 및 인지 두뇌 사이에 역점이 변화하는 것을 계속해서 볼 수 있습니다. 출생후 11년 동안 이러한 변화가 계속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두뇌 속에는 쓸데없는 것들이 엄청나게 많이 쌓여있습니다. 11살이나 12살 무렵에 두뇌는 조정과정에 들어가서, 제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기 시작합니다. 두뇌는 오래된 파충류 뇌 또는 새로운 인지 두뇌에서 과잉의 신경결합 조직들을 떨어버리기 시작합니다. 제거되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그때의 아이들이 처한 삶의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안전감을 느끼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느냐, 또는 아이들이 적대적인 세계에 맞서서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느끼느냐에 따라 아이의 지성은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면, 부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들, 무조건적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은 어떻게 됩니까? 우리가 이런 과정을 역전시켜서 그런 아이들도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돕자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네, 내게는 모든 게 심장의 문제로 집약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그러한 아이들은 심장-두뇌에 관계하여 적절하게 양육되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 아이들이 안전감을 느끼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는 양육환경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나는 내 말이 굉장히 단순화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게 사실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귀와 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보살핌, 놀이, 몸운동, 눈과 눈의 접촉, 감미로운 소리, 그리고 신체적으로 열이 날 만큼 긴밀한 접촉입니다. 최근에 마리아나 카플린이 내놓은 새로운 책《접촉 결핍자들》을 보십시오. 이 책은 거의 믿을 수 없을 만큼 관련문헌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뛰어난 책으로, 30년 전에 씌어진 애쉴리 몬티크의 이 방면의 고전적 저서와 동열에 서있습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접촉에 굶주려 있는 미국의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충분한 양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여기서 정서적인 것과 신체적인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너무도 많은 미국 아이들은 생의 출발부터 접촉과 사랑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그 결핍을 온갖 종류의 문화적 대체물로 벌충하려고 하지만, 그들의 근원적 욕구를 채우지는 못합니다. 지난 15년간 뉴욕주의 앤 모리슨은 가장 경비가 삼엄한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완고한 십대 범죄자들과 함께 일해왔습니다. 그들은 사회에서는 구제불능이라고 간주되고 있는 15살에서 20살 사이의 젊은이들입니다. 그러나, 앤 모리슨은 이들이 얼마나 쉽게 구제될 수 있는 존재들인지를 일반 시민들이 너무도 모르고 있다고 탄식합니다.
  그녀는 이야기하기, 연극, 그리고 그밖의 그와 비슷한 활동을 통해서 이들 교육받지 못한 문맹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느 순간부터 돌연히 책을 읽고, 시를 쓰고, 그밖의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앤 모리슨은 자신의 심장의 본능이 시키는 대로 나갔습니다. 커다란 사랑의 마음으로, 그녀는 그 십대들 속으로 들어갔고 조용히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것입니다.
  그녀가 그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 ― 어머니 상(像), 인자한 어머니-친구의 모습을 그녀가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마가렛 미드가 말했듯이, "예술의 언어는 심장의 언어이며, 그것은 정서적 구조의 언어이다."

----다음 블로그 글에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