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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량 유모차 선택하기 - 아발론의 장단점

고래의노래 2011. 11. 17. 23:39
초경량 유모차인 아발론을 사서 쓴지 1년쯤 되어간다. 이거 살 때 얼마나 많은 블로그와 카페를 뒤졌던가...
유아용품 리뷰를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생각해 보니 리뷰할 만한 번듯한 교구와 용품을 산 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초경량 유모차 선택을 두고 갈등하는 친구를 보니 나의 리뷰가 도움이 될 사람들도 있겠구나 싶었다.

내가 최종적으로 고민한 초경량 유모차 후보는 3가지이다. 코스트코 / 아발론 / 마루스
무조건 무게 4kg 이하 짜리만 골랐다. 처음에는 아이가 잠들면 너무 안쓰럽다는 이야기에 뒤로 젖혀지는 것을 고려했으나 그건 유모차를 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엄마들을 위한 것. 나와 같은 뚜벅이 족에겐 무조건 가벼워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세 유모차를 표까지 그려서 특징과 무게를 보기좋게 비교해 놓은 블로그는 많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고 -ㅂ-;;
(간단히 쓰면 가격은 코스트코 > 아발론 > 마루스, 무게는 코스트코 < 아발론 < 마루스 이다.)
아발론을 쓰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을 적어보기로 했다. 초경량 유모차를 선택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장점 1. 안전용 어깨끈이 있다.

코스트코, 마루스와 달리 어깨 부분에도 안전 어깨끈이 있다.
따라서 유모차 선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이의 안전이라면 다른 생각할 것 없이 아발론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몸의 균형을 잡는 게 아직 미숙한 24개월 미만의 아이를 태우고자 할 경우에도 안전용 어깨끈이 필수일 듯.
사실 나는 이 부분의 중요성은 생각치 않고 있었는데, 아발론을 구매하고 나서 다른 아이들의 초경량 유모차를 살펴본 후 차이를 알게 되었다.

어깨끈을 사용하고 싶지 않으면 옆에 있는 고리에 연결해 둘 수 있다. 너덜너덜한 채로 방치되지 않는다.
아이가 36개월이 넘은 지금은 우리도 어깨끈은 사용하지 않고 허리끈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의 나이에 초경량 유모차를 태울 경우 안전용 어깨끈은 무척 중요하다.

장점 2. 정리 주머니와 이동용 어깨끈이 있다.
코스트코와 마루스는 정리 주머니가 달려 있지 않다.
별로 큰 크기는 아닌데, 이 주머니가 굉장히 유용하다. 아이를 데리고 다니다 보면 뒤치다거리를 위해서 몇 번씩이나 가방을 열었다 닫았다하게 되는데, 이 주머니 안에 다 넣어놓으면 '주문'이 있을 때마다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다. 아이가 건네는 온갖 쓰레기들을 넣는 곳으로도 만점. -_-b 하지만 조그만 정리 가방을 따로 뒤에 매는 것만으로도 대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

코스트코는 이동용 어깨끈이 없고 아발론과 마루스는 어깨끈이 있다.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내릴 때 굉장히 유용하다. 코스트코를 선택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이 어깨끈이었는데, 사용하다 보니 없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모든 점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데, 딱 이 하나만 차이가 있다면 모를까, 나처럼 어깨끈에 혹해서 선택을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아무리 4kg 미만의 초경량이라지만 오래 매고 있으면 어깨가 아픈 건 당연지사. 아이들과 오랜 나들이를 할 경우 유모차는 접어서 뒤로 끌고 다니게 되지, 매고 있게 되지는 않는다. 단, 아이 아빠(남자)들은 매는 걸 선호하기도 하니 누가 많이 사용할 것인가 생각해 본 후 이동용 어깨끈의 점수를 매기면 좋겠다.

장점 3. 손잡이가 밀도 높은 스폰지 질감.
이것 또한 안전용 어깨끈처럼 구매시에는 미처 생각치 못했었는데 나중에야 발견한 아발론의 장점.
코스트코와 마루스는 모두 손잡이가 매끈매끈한 손잡이로 되어 있다. 스폰지 질감 손잡이의 좋은 점은 우선 열전도가 낮다는 것이다. 추운 날 잡아도 손이 많이 시렵지 않다. 물론 장갑을 끼면 해결이 될 문제이나(ㅎㅎㅎ) 장갑낀 손은 감촉이 둔해져서 돌발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이들 유모차를 끌 때는 맨 손을 고수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그럴 때는 이 작은 차이가 매우 고마울 것이다.

내 경우에는 장볼 때 이 손잡이가 참 유용했다. 빵빵해진 장바구니를 유모차에 매달아보니 바닥에 장바구니가 끌리는 것이었다. 어쩌나 싶다가 손잡이의 경사진 부분에 장바구니 손잡이를 걸쳐 보았더니 흘러내리지 않고 고정이 되었다! 손잡이가 매끈거리지 않아서 경사져 있는데도 미끄러지지 않았던 것이다.

단 하나, 그러나 대박 단점!
유모차가 견고하게 접히지 않는다!!!!!! 사실 이건 모든 장점들을 날려버리는 KO펀치이다.
초경량 유모차는 작게 접어서 이리저리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생명이다. 그 이외에 이 물건의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그런데...

두둥!!!! 이것이 다 접은 모습이다. 분명히 사이가 들떠 있다. 어쩌자고 저렇게 만든건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고정장치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사이가 뜨더라도 사실 확실하게 고정이 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플라스틱 걸림쇠 구멍에 동그란 쇠를 끼우는 단추형식의 잠금은 시도때도 없이 풀린다. 어깨에 매고 버스를 타다가 잠금장치가 풀려서 등 뒤에서 흉측하게 펼쳐진 유모차 수습하느라, 아이 챙기느라, 버스비 내느라, 그리고 사람들 눈치 보느라!!!! 진땀 흘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ㅠ.ㅜ

코스트코와 마루스 모두 잠금쇠는 딸깍이 형식이다. C 형태로 벌려져 있는 플라스틱에 철골 자체를 끼우는 방식인 것이다. 그 잠금 방식이 무슨 두 회사 만의 특허도 아닐테고, 아발론이 저런 형식의 잠금쇠를 선택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아직까지 저 부분이 해결이 안되었다면 큰 문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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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초경량 유모차없이 나들이하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본전 뽑을 만큼 잘 써왔다.
그 덕분에 지금 우리 집 유모차는 만신창이이다. ^^;;;

이동용 어깨끈의 연결고리가 부서져서 열쇠묶음 만들 때 쓰는 철제링으로 대체해 놓았다.

바닥의 발받침이 끊어져서 아예 떼어내고 저렇게 허술하게 끈으로 대체해 놓았는데 나름 만족하고 있다. ㅋㅋ
아이 발 대는 데 문제가 없을 뿐더러 부피도 줄었고, 무게도 그만큼 더 줄었을 테니.

마지막으로, 팁 하나!
초경량 유모차를 선택할 때 주요하게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뒤로 졎혀지는 것을 살까 그냥 조금 더 가벼운 걸 살까 하는 것이다. 맨 처음에 썼듯이 나의 경우 무조건 무게에 중점을 두고 젖혀지는 등받침을 포기했기 때문에 아이가 유모차에서 잠이 들면 안습상황이 되 버렸다. 그래서 고민 끝에 찾아낸 방법 하나.

남방 또는 가디건을 아이 목 뒤로 돌려서 유모차의 손잡이 철제 부분에 매는 것이다. 위의 그림은 둘러 맨 옷의 한 쪽이 풀어져 있는 상황인데, 몇 번 해보니 아이가 안 깨고 한 시간을 잘만큼 괜찮은 방법이다. 아이 목졸리는 것 아니냐는 남편의 걱정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아이가 켁켁거리며 깨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다시 무게가 관건이다 한 표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