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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통화 총회와 지원이 결혼식

고래의노래 2008. 7. 18. 13:14

성남지역의 대안통화 시스템인 문화통화 "넘실"에 대한 모니터링팀에 참가하고 있는데 오늘은 그 통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 모이는 총회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대안통화인 대전지역의 "두루"에 대해 책에서 읽고 대안통화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참이었는데, 좋은 기회에 참여까지 하게 된 것이다.

받은 통장을 들고 3시에 아트센터의 컨퍼런스홀에 도착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총회에 참석한 사람 수는 저조했다.
자발적으로 총회까지 나오는 적극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게 어찌보면 자연스럽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난관은 오늘의 날씨가 아니었을까 싶다.

정말 더.웠.다. T0T

어쨋든 예정된 시간을 10분쯤 넘긴 후 총회 시작.
이제까지의 문화통화 사업의 현황을 문화재단 쪽에서 발표한 후
문화통화 운영위원회 발족을 위한 잠깐의 토론회가 열렸다.
하지만 역시 의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아직 문화통화의 사용범위도 매우 한정적인데다가

문화통화 사용자들이 함께 모여 활동하고 교류할 수 있는 구심점이 없는 마당에, 적극적이고 싶어도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 실정인 듯 했다. "수단"은 있는데 그 수단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제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생협과의 연계이든, 정기적인 장터이든, 또는 자체적인 생산조직을 만들든 무언가 정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지지부진 회의가 끝나고 마지막에 문화통화를 사용하는 장터가 열렸다. 나는 책과 비누 등을 팔 물건으로 가지고 나갔다.
어느 정도 가격을 책정해야 할지몰라 꽤 싼 가격에 내 놓았는데,
홍보 차례가 되어 앞으로 나가서 꽤 열정적으로(-ㅂ-;;) 제품들을 홍보했다. 그 덕인지 경매를 하면서 가격이 점점 올라가 나는 너무 좋아 발까지 동동 구르며 완전 흥분상태가 되었다.

넘실을 버는 쏠쏠한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25,000 넘실 정도를 벌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찜해 놓았던 예쁜 손가방은 다른 분에게 넘어가버렸다.
사실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가방을 얻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자신의 딸에게 선물할 꺼라는 아주머니 말씀에 다들 "저 분이 필요하데요. 가지라고 합시다!" 라는 분위기...
나는 많이 실망했지만 분위기에 눌려 승복하고 말았다. 칫..

가방 이후로 경매가 넘어가자 바로 결혼식 참석을 위해서 떠날 시간이 되었다. 부랴부랴 벌은 넘실들을 당사자들과 정리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베일리 하우스의 지원이 결혼식 참석!

그런데 날씨가 많이 더워서인지 지원이가 하우스 웨딩 방식을 선택하지 않아 결혼식은 꽤 평범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그 시간에 단 한 쌍을 위한 결혼만을 준비한다는 특별함이 여전히 좋아보였다.
결혼식 진행중에는 결혼식장의 문을 닫아두어 훨씬 정숙한 분위기가 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피로연도 남녀친구들의 아나운서급 진행으로 이뤄졌다.

아! 그리고 신부의 웨딩드레스가 세인트 마리에였다!
내 결혼식 웨딩드레스에 나는 내내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터라
남의 결혼식가면 드레스 평가하기 바쁘다..-ㅂ-
(물론 평가내용은 현수에게만 들려준다. 현수는 별 관심없어하지만..^^;;) 세인트 마리에 실장은 왜 지원이 결혼식에 참석한 걸까..궁금궁금~~~

그리고 2차로 이어진 98들과의 즐거운 수다~~~
오랫만에 많은 친구들이 모여서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이 날 저녁 돌아와서 배가 너무 안꺼져 계속 고생..ㅜ.ㅠ